스내커

필(feel)을 꽂아라

이야기 1. 나노초 이야기

하버드 대학교에서 Mark I 컴퓨터로 프로그램을 개발했던 최초의 프로그래머인 그레이스 호퍼(Grace Hopper)는 비전문적인 컴퓨터 사용자들에게 `나노초(nano second: 나노초는 10억분의 1초이며 수퍼 컴퓨터 내부 시계의 기본이 되는 시간 단위이다.)`의 의미에 대해 설명해야 했다.

그녀는 을 고민했다.

그녀는 시간을 시각화 한다면 받아들이는 사람이 훨씬 더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노초에 관한 문제를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공간의 문제로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라고 생각한 그녀는 30센티미터짜리 끈 하나를 뽑아 들고 말했다.

“이게 1나노초입니다.”

사람의 혈관 길이는 10만 킬로미터나 된다. 혈관 속을 흐르는 혈액은 산소와 영양분을 우리 몸에 공급하고 몸 안에 생긴 노폐물을 운반하여 밖으로 내버린다. 혈관을 통해 혈액이 원활하게 흘러야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다. 그 긴 혈관 중 한 곳이라도 막히면 심각한 질병이 생기게 된다. 그런데, 우리는 10만 킬로미터라는 길이가 어느 정도나 긴지 실감하지 못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간의 혈관 길이는 고 표현한다.

효과적이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려면,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와 표현이 필요하다. 내가 편한 언어보다는 상대가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언어로 말해야 더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상대에게 필(feel)을 꽂아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직접적으로 하기보다는, 아이디어를 만들고 상대가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언어를 찾아야 한다.

지난 주 전국은 로또(Lotto) 열풍 이었다. 로또의 당첨 확률은 1/814만 이라고 한다. 대략 800만 분의 1이라는 확률이 얼만큼의 확률인지 당신은 느껴지나?

기자들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언어로 그 확률을 전달하려 했다. 일반적으로 골프 경기에서 홀인원을 할 확률은 2만분의 1이라고 알려져 있다며, 로또가 홀인원보다 400배 정도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또, 벼락을 맞아 사망할 확률을 50만분의 1로 추정한다는 근거로, 로또 1등에 당첨되는 일은 벼락에 맞아 죽는 일보다 16배 정도 어렵다고 말했다. 막연한 숫자보다는 더 구체적이고 이해하기 쉬우며, 느낌을 줄 수 있는 말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도 로또의 확률을 이해하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생각해봤다.

800만 분의 1이라는 확률은 동전은 23번 연속으로 던졌을 때, 같은 면이 나오는 것과 같은 확률이다. 따라서, 로또에 당첨될 확률은 동전을 23번 던져서 연속으로 같은 면이 나오는 것과 같은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

– 2를 10번 곱하면, 1024다. 그러니까, 2를 10번 곱하면, 1000과 비슷한 숫자가 나온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그러면, 2를 연속으로 23번 곱하면, 800만과 비슷한 숫자가 나온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 8 * 1000 * 1000 = 800만 –

우리는 같은 언어를 쓰지만, 서로 다른 말을 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서로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서 우리가 겪는 많은 문제들이 출발한다. 반면, 많은 문제의 해결책은 서로 공감하며 서로 이해하는 데에서부터 시작된다. 상대에게 필을 꽂는 말 한마디는 그렇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당신의 사랑하는 아이가 공부는 안 하고, 라고 말할 때, 사랑하는 아이에게 주먹을 먼저 쓰지 말라. 대신 그 아이가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말들로 그 아이를 설득하라. 설득하기 어려울수록 더 많은 아이디어와 더 많은 인내가 필요한 법이다.

당신이 회사의 대표로 느끼는 생존의 위기감을 직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싶다면, 당신은 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언어를 선택하여 전달하라. 직원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대표가 느끼는 위기감과 다를 수 밖에 없다. 말로만 고 큰소리쳐도, 직원들이 그 위기감을 공감하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인가?

사회의 느낌을 파악하고, 공감하는 능력은 성공하는 비즈니스맨이 되는 첫번째 단추를 끼우는 일이다. 오늘도 아이디어를 만들고, 상대가 공감하는 언어로 이야기해보자. 상대의 생각을 이해하고 공감하여, 그에게 필이 꽂히는 말을 해보라.

창의력 연구소 대표.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PSI 컨설팅, 이언그룹(eongroup), 클릭컨설팅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창의성과 관련된 글을 쓰며,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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