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입력 2012-12-07 10:11 수정 2012-12-07 10:11


CEO 연구가로서 가장 큰 보물은 글로벌 기업의 창업자 저서이다. 가끔 다양한 직종의 창업자들을 모아 놓고 대화를 나누는 상상도 한다. 책장을 넘길 때면 그들의 속내를 엿보는 희열을 느낀다. 글로벌 창업자들을 한 자리에 모아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를 주제로 직장인을 위한 가상 대담자리를 마련해 보았다. 발언 내용은 창업자들의 저서들을 참고했다. 

먼저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창업자께 만남의 첫 시작을 부탁드렸다. ‘최근 글로벌 경제 불황으로 한국 직장인들도 힘들어 하는 데, 회장님의 일에 대한 철학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왜 일하세요? 이렇게 물으면 대부분 당연한 것 아니냐는 표정으로 답합니다. ‘먹고 살기 위해서죠’ 물론 일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먹고살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나는 내면을 키우기 위해 일한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열심히 일하는 것은 내면을 단련하고 인격을 수양하는 놀라운 작용을 합니다.” 

‘이나모리 회장님께서는 직장 생활 초반 암담한 현실에 크게 힘들어 하고 원망도 많았다는데 어떻게 극복하셨는지요?’ 20대 초반, 이나모리는 당장 먹고사는 게 중요했고, 모든 일에 흥미가 없어 금세 지쳐버리기 일쑤였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 깨달음은 바로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즐겨라’입니다. 그런 청년이 어떻게 50년 동안 한 가지 일에 매달리며, 그 긴 세월을 꾸준하게 일해 올 수 있었겠습니까? 그것은 내가 하는 일이 좋아지도록 스스로 다스렸기 때문입니다. 마음가짐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상이 극적으로 변합니다.” 

이번에는 마쓰시타 고노스케 파나소닉 창업자 순서로 ‘직장’에 대한 화두를 드렸다. 보통 대학교를 졸업하면 약 20~30년을 직장에 몸담게 되는데 그의 고언이 궁금했다. “직장은 인생의 도장(道場)입니다. 한 인간으로서 직장에서 자신의 개성과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인간적으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신의 인생을 회사에서 일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능력으로 가꾸어 나가야 합니다.” 

최근 몇 년 전부터 국내에서 청춘 키워드가 창궐하고 있는데 화제를 돌려 마쓰시타 회장께 ‘청춘’에 대한 소회를 청했다. 그는 70세에 ‘청춘’이라는 좌우명을 만들어 자신이 읽기도 했지만 액자에 담아 주위에도 나눠주었다. “얼마 전에 우연히 힌트를 얻어 다음과 같은 말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말의 내용 자체가 모든 사람, 특히 중년 이상의 사람들에게 상당한 참고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매일 생활 전선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분들에게 소개하려고 합니다. ‘청춘이란 마음의 젊음입니다. 신념과 희망을 가지고 용기가 넘치는 모습으로 매일 새롭게 활동을 계속하는 한 청춘은 그 사람의 소유물입니다.”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창업자에게 ‘회사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했다. “업무는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부문을 넘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하고 조정하면서 진행하는 것입니다. 자기 일이 여유가 있으면 바쁜 타인을 도와야 하는데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만의 성을 쌓고는 수성에 들어갑니다. 이런 조직은 회사가 아닙니다. 회사는 그곳에서 일하는 보통 사람들의 힘으로 함께 일함으로써 몇 배 커지고, 개인은 할 수 없는 위대한 일을 하는 장소입니다.” 

마쓰시타 회장은 ‘사람의 팀워크는 적절히 이루어지면 1 더하기 1이 3도 될 수 있고 5도 될 수 있다. 반면에 팀워크가 맞지 않으면 1 더하기 1은 제로가 될 수 있고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야나이 회장도 ‘진정 기업을 변혁하고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전 사원이 경영자가 되어야 한다’고 직원의 경영자 마인드 고취를 강조한다. 이어 다이슨 창업자 제임스 다이슨 회장도 ‘한 회사의 경쟁력은 그 회사 임원이나 경영진의 질이 아니라 직원 전체의 질, 노력, 지혜 그리고 무엇보다도 열정에 의해 결정된다고 믿는다’며 전사적 화합과 정진을 언급한다. 

마지막 질문으로 다이슨 회장에게 ‘무슨 얘기를 전하고 싶냐’ 물으니 ‘현장경영’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한다. 최근 혁신 아이콘이 된 다이슨 회장이 현장경영의 중요성에 대해 한 마디 거든다. 다이슨은 먼지봉투 없는 진공청소기를 개발할 때 5126번의 실패를 경험했다. 그러나 오히려 두려움이 아닌 5126번의 가능성을 찾았다. “나는 프랜시스 베이컨의 거미와 꿀벌의 비유를 좋아합니다. 거미는 자기 힘에 의지해 홀로 일하기 때문에 독밖에 만들어 내지 못합니다. 반면 꿀벌은 자연으로부터 가져온 원재료를 가지고 일을 하며 꿀을 만들어 냅니다. 자리에 앉아 일만 한다고 해서 새로운 생각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니 밖으로 나가서 많은 것을 보기를 권합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놓치지 말고 기록하고 이해할 때까지 그 아이디어와 함께 놀았으면 합니다.” 

다이슨 회장의 말을 받아 유니클로의 야나이 회장도 현장경영에 대해 설파한다. “내가 존경하는 경영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 회장은 평소에 ‘중지(衆智)를 모은다’는 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현장을 잘 아는 사원들에게서 가장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는 법이며, 그들의 지혜를 한데 모으면 어떠한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제 대담을 파하려는 데 고노스케 회장께서 말미를 장식하신다고 한다. 그의 바람은 직장인들이 이 대담이 가볍게 흘려보내지 말고 진중하게 받아드리라는 충언이다. “똑같은 이야기를 들어도 좋은 이야기였다고 감동하는 사람과 시시한 이야기였다고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의미를 생각해 보면. 이야기가 좋고 나쁜 것은 이야기의 내용보다 오히려 듣는 쪽의 태도에 따라 결정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즉, 듣는 쪽에 대부분의 책임이 있다는 것입니다. 바람소리에도 깨달음을 얻는 사람이 있는데, 우리 모두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한국적인 그리고 한국의 CEO 문화와 트렌드를 연구하는 한국CEO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영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대한민국 최고의 CEO 커뮤니티인 다음카페 IamCEO의 대표시삽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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