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가지 경사가 있었다. 부친이 학도병 출신의 한국전쟁 참전용사인데 법이 개정돼 국가유공자가 된 사연이 하나고, 둘째는 필자가 운영하는 연구소의 창업 3주년을 맞이하게 된 것이 둘째다.

창업 3주년의 의미는 여러 가지로 남다르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처음 만들어지면 생존과 더불어 안정적인 성장을 지향하게 되는데 필자는 좀 다른 길을 택했다.
 
첫째, 대중을 위한 다양한 경험의 취득이다. 비즈니스를 하면서 예수처럼 십자가를 지는 고난의 삶을 언급하면 미친 사람 취급받기 쉽다. 도움을 주고자 하는 대상이 직장인이므로, 커리어, 창업 상담을 비롯해 그들이 언급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영역의 경험을 창업의 여정에서 맛보고 싶었다.

때론 일부러 스스로를 사지의 영역으로 내 몰기도 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누구와 만나든 어떤 문제든 내 힘으로 해결해 주고 싶었기 때문에 세상의 많은 경험을 습득하고 싶었다. 가는 길이 더디겠지만 그만큼 내성도 탄탄해 지리라 생각한다.
 
최근 실제로 즐거운 경험이 꽤 있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50대 선배가 한 달 사이 수차례 찾아 온 적이 있다. 처음에는 무슨 일인가 했는데 인생 2막, 3막에 대한 상담이었다. 참고로 필자는 커리어 또는 상담 전문가가 아니다.

그런데 그가 자신의 얘기를 늘어놓는 그 사이 이미 답이 머리속에서 질서정연하게 대기하고 있었다. 한 번이 아닌 수차례가 된 것은, 처음에는 고민을 털어 놓을 대상이 없어 찾아왔다가 자신의 핵심가치를 찾았고, 현실에서 실현가능한 대안을 발견하여 그 것을 확정짓기 위해서였다.
 
둘째, 이름을 날리지 않는 것을 지향한다. 세상에 이름을 날리면 사람이 변하게 된다. 우선 자부심이 강해지고, 어깨에 힘도 들어가고, 만나는 사람도 가리게 된다. 필자도 신이 아닌지라 순차적으로 단계를 밟아가 자연스럽게 노력하는 만큼의 사회적 위치 정도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창업 3년이 지난 지금 이름이 크게 알려지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가 될 정도다.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지인을 살펴보니 초심이 워낙 강한 인물도 일단 유명세를 타면 스스로 아무리 다져도 다시 예전 마음을 회복하기 어려운 것을 보았다.
 
필자의 장기과제는 한국사회에서 경영과 CEO 연구 분야의 독특한 영역을 구축하는 것이지만, 현재는 직장인들의 자기계발을 돕는 일을 추구하고 있다. 이름을 날리는 것이 스스로도 좋고 가문의 영광일 수도 있지만, 일단 올라가면 원상복귀가 어려운 것을 목격한 이상 유명은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주변의 치켜 올림으로 인해 사람들과의 괴리감을 상실하고 싶지 않다. 이름이 나면 스스로 운전하면서 사는 것이 아닌 타인과 세상이 만들어준 틀, 모습에 맞춰서 살아야 하는 부분도 싫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필자의 세상사는 낙(樂)인 막걸리 마시는 지인들에게서 멀어질까 두려워서다. 역량이 부족하니 늘 공부 해야 하고, 공부하는 학생이 세상에 한 눈 파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천천히 사람의 향기로 말이다.
 
셋째, 처음부터 세상 사람들과 나누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보통 창업하면 3년의 고비를 넘어 5년, 10년 정도 되어야 어느 정도 안정적인 실적도 생기고 주위에 시선을 돌리는 여유도 가질 수 있다. 사회에 물질적인 도움, 나눔을 주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필자 주변의 유명한 분들을 보면 지식 나눔도 훌륭한 사회적 공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는 일 년에 한 번 정도 자신을 좋아하는 대중들에게 무료 강연을 실천하는 일도 현실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이런 지식 공헌이 쉽지 않은 것은 명사들의 태도가 한 몫 거든다. 지인에게 전해들은 한 여성CEO가 겪은 얘기다. 그녀는 연초 명사 모임에 다녀왔는데, 이름깨나 있는 유명인들과 인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몹시 기분이 상했다고 한다.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는 사람들의 행동이 너무도 실망스러웠기 때문이다.

사람을 대하는 무례한 태도와 퉁명스러운 말투, 지나친 자만심에서 비롯한 뻣뻣한 자세 등 세상에 알려진 것과 판이하게 다른 행동이 눈에 크게 거슬렸다. 모든 유명인사가 위와 같은 경우는 아니지만, 일단 명사 반열에 오르면 동급의 명사를 유심히 살펴보게 되고, 격을 함께 하려면 이들을 따라하게 마련이라 태도가 변할 수밖에 없다.
 
필자는 창업 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큰 역량이 없어도 대상에 대한 애정과 노력만 한다면 타인을 도울 수 있다는 선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창업 초기부터 직장인들을 돕고자 했다.

누군가를 돕는 것은 큰 기쁨과 보람도 있지만, 자신이 많이 알고 더 노력해야 하므로 궁극적으로 자신의 내공을 높이는 좋은 결과도 있다. 타인보다 자신을 더 챙기는 것이 사람의 인지상정인데 그것을 거스르면서 거꾸로 경영을 하는 것은 마치 졸음이 올 때 자신의 허벅지를 바늘로 찌르는 자기 성찰과 경계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누군가에게 더 줄 수 있다는 설레임과 기쁨이 오늘과 내일을 사는 최고 동력이 된다.
한국적인 그리고 한국의 CEO 문화와 트렌드를 연구하는 한국CEO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영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대한민국 최고의 CEO 커뮤니티인 다음카페 IamCEO의 대표시삽을 맡고 있습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