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에 세계적인 바이올린 제작자인 진창현 선생(79)의 강연회를 주관해서 진행했었다. 행사가 끝나고 식사도 함께 하면서 그의 지난 세월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진창현 선생은 1929년 경북 김천의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으로 건너가 독학으로 바이올린 제작 기술을 습득했다. 현재 전 세계 다섯 명밖에 없는 ‘무감사 마스터메이커 제작자’ 중 한 명으로 동양의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제작하는 바이올린 제작의 1인자로 우뚝 섰다. 1976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개최된 ‘국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제작자 콩쿠르’에서는 6개 부문 중 바이올린 세공, 비올라 세공과 음향, 첼로 세공과 음향 부문 5개 부문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세계적인 명장이다.




그는 중학교에 진학하기는 했지만 학업을 지속할 경제적 여유가 없어 형이 있는 일본으로 떠나기로 결심했다. 중학교를 마치고 도쿄에 있는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 졸업을 1년 앞둔 대학 3학년 그는 자신에게 적합한 일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 밤새 고민을 거듭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오전수업을 마치고 우연히 ‘바이올린의 신비‘라는 강연을 듣게 되었다. 스트라디바리우스가 재현 불가능하다는 교수님의 주장을 듣고 교사가 되겠다는 길을 단념하고 바이올린 제작자로서 인생을 걷고자 굳게 마음먹었다.




본격적으로 바이올린의 제작기술을 습득하고자 수소문하여 장인들을 찾아갔지만 결국 조선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모두 거절당하고 말았다. 그래서 귀 동냥으로 기술자들의 경험담을 듣다가 바이올린 제작을 직접 해보지 않고서는 그 비결을 알 수 없다는 얘기에 제1호 바이올린 제작을 결심하게 되었다.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적 상황에 조선인이라는 신분과 고도의 장인기술이 필요한 바이올린 제작기술을 서적과 귀동냥으로 현재의 세계적인 명제작자의 반열에 올랐다는 것이 기적처럼 느껴졌다. 그는 우리에게 이런 말을 전한다. “누구나 다 시행착오를 거친다고 해서 좋은 결과에 도달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장인이 되느냐, 못 되느냐의 가장 큰 관건은, 끝까지 해보겠다는 집념입니다. 아무리 손재주가 좋은 사람이라도, 집념이 없이는 고비를 넘길 수 없기 때문에 결국은 장인이 되지 못하고 손재주에 그치고 마는 것입니다.”




CEO들이 전하는 꾸준함




월마트의 창업자인 샘 월튼은 “종업원의 어깨가 보일 정도로 몸을 낮추니 돈 대신 사람이 보이고 그렇게 사람을 모으니 돈이 저절로 들어왔다. 욕심을 버리고 가격을 내리고 꾸준함을 보여주니 지방의 두터운 텃세 벽이 하나씩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창업당시의 구호인 "We Sell For Less, Always(매일 매일 낮은 가격으로 팝니다)”를 아직까지 회사의 모토로 삼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티브 발머 CEO는 ‘혁신과 그것을 실행하는 실행력, 그리고 꾸준함’이 그의 경영철학이라고 주장한다.




재보험회사인 코리안리의 박종원 사장은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꾸준함’을 꼽는다. 그는 “사람마다 장점이 있고 배울 점이 많지만 처음에는 그런 것을 모른다”며 “사람을 오래 사귀어야 진면목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38년을 금속장이의 한길을 걸었다. 그는 외길 인생을 이렇게 말한다. "흔히들 '직장이 적성에 안 맞는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특수한 한두 사람 말고 적성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마음가짐인데, 스스로 재미있다고 생각해야 하고 재미를 느껴야 합니다."




미국의 경량 철강빔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는 파코스틸의 창업자인 백영중 회장은 "시작은 시작일 뿐, 몰두와 꾸준함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꾸준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람들은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만, 백 회장은 시작은 시작일 뿐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몰두와 꾸준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취란 애당초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성공과정은 모죽과 같은 것



내가 생각하는 실패하는 CEO의 공통점은 ‘과욕’과 ‘조급’이다. 원래 무슨 일이든 처음에는 잘 안 되는 것이며 그것은 상식과 같은 이야기다. 그 과정을 인내하며 뛰어 넘어야 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견디지 못한다. 주변의 지인들을 보면 초기의 시행착오를 너무 큰 벽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 ‘사양산업은 없고 오직 사양기업만이 있다’라는 말 같이 어느 업종이든 어떤 일이든 한 분야를 꾸준히 개척해 나가면 반드시 큰 성과와 결실이 기다린다고 생각한다.




성공이란 모죽의 성장과정과 흡사하다. 모죽이란 대나무는 심은 지 5년 동안은 눈에 띄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그렇게 몇 년간의 준비기간이 지나면 갑자기 하루에 70cm씩 쑥쑥 자라기 시작하는데, 6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성장해서 나중에는 30m까지 자란다. 모죽은 5년 내내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큰 성장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었던 것이다. 삶에 크게 낙담하고 의욕이 없을 때 이 모죽의 준비기간을 떠올려 보시라. 열심히 준비하고 꾸준히 실천하면 여러분들도 모죽 같은 절호의 기회가 올 것이다.

(출처) 머니투데이
한국적인 그리고 한국의 CEO 문화와 트렌드를 연구하는 한국CEO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영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대한민국 최고의 CEO 커뮤니티인 다음카페 IamCEO의 대표시삽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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