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가스에 사는 린다는 물건수집에 한 달에 200불을 지출한다. 그녀가 수집하는 것은 바로 바구니다. 여행을 갈 때는 피크닉 바구니를 가져가고, 장 보러 갈 때는 시장바구니를 가지고 간다. 이외에도 그녀의 집에는 여기저기 바구니가 가득하다. 비디오도, CD도, 꽃나무도 바구니에 담겨 있고, 사탕, 커피, 목욕용품도 모두 바구니에 담겨 있다. 그리고 이 바구니들은 모두 롱거버거사의 제품들이다.




도대체 평범한 바구니를 왜 그렇게 매달 비싼 돈을 들여가며 사들일까? 그러나 롱거버거의 바구니를 한번이라도 구경해 본 사람이라면 곧 그 이유를 알게 된다. 이 회사의 바구니는 일단 한번 보면 사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다. 촘촘하고 섬세하게 짜여진 조직에, 고급스런 가죽으로 테를 두르고 아름다운 천으로 내부 장식을 한 이 바구니들은 한 마디로 예술작품이다. 바구니에는 제작한 기술자의 이니셜이 새겨져 있는데 이런 바구니는 소장품 시장에서 싸인이 없는 것보다 훨씬 비싸게 팔린다.




1972년에 파트타임 직원 몇 명으로 시작한 롱거버거는 현재 연간 매출 10억 달러, 1만여 명의 직원과 미국 전역에 그물망처럼 흩어져 있는 7만여 명의 판매원들을 거느린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사세가 확장되어도 처음의 시골마을을 떠나지 않고, 오히려 이곳에 바구니와 똑같은 모양의 본사 건물과 바구니 짜는 것을 견학할 수 있는 기술자들의 작업장, 골프장, 레스토랑, 각종 편의 오락 시설들을 많은 돈을 들여 조성함으로써 이름 없는 조용한 시골 마을이었던 이곳을 일약 유명 관광 명소로 탈바꿈시켰다.

 


롱거버거의 창업주인 데이브 롱거버거는 미국 오하이오 시골 마을에서 가난한 집안의 12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간질과 학습 장애에 말까지 더듬어서 고등학교도 7년 만에 겨우 졸업했고, 동창생들은 그를 ‘가장 성공할 가능성이 적은 인물’로 꼽았다. 그러나 한번도 자신의 처지에 절망하지 않았으며, 성실과 신뢰를 밑거름 삼아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개척했다.




그의 리더십과 동기 부여 능력은 천재적이라고 할 만하다. 저술가인 로버트 L. 슈크는 데이브에 대해서 이렇게 언급한다. “나는 지금까지 직원들이 고용주를 그토록 칭찬하는 예를 본 적이 없으며, 회사에 대해 그토록 충성심을 보이는 직원들을 만나본 적이 없다. 더욱 감탄스러운 일은 데이브는 대학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을 뿐 아니라 경영에 관련된 어떤 교육도 접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나는 그의 기적 같은 성공은 그가 사람들을 대하는 품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거의 빈손으로 시작했기에 처음에는 직원들 월급 주기도 어려웠다. 첫 월급은 10개월 만에 지급되었다. 공장에는 화장실조차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직원들은 절대적으로 데이브를 신뢰했다. 왜냐 하면 그가 솔직하고 소탈했기 때문이다. 그는 회사의 미래와 현실을 모두 터놓았고, 직원 한명 한명에게 관심을 갖고 배려했다.




직원들에 대한 그의 신뢰와 경영철학에 대해서 들어보자. “사업이 침체기에 들면 대기업들은 엄청난 돈을 들여 외부 컨설턴트들을 고용한다. 그러나 컨설턴트들은 그 기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오죽하면 이런 말이 있겠는가? '컨설턴트란 당신의 시계를 보고 시간을 알려 달라고 돈 주고 고용한 사람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그가 시계를 차지해 버린다' 외부컨설턴트를 고용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해 주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당장 내 쫓아라. 그리고는 당신에 직원들에게 가서 문제를 이야기 하고 그들의 도움을 구하라. 다만 이 때 진심으로 말하라. 그러면 그들이 마음을 열고 대답을 해 줄 것이라는 것을 내가 보장한다.  더구나 그것은 돈 한 푼 안 드는 일이다.”




데이브가 바구니 사업을 시작할 당시에 수제 바구니는 유망한 아이템이 아니었다. 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내는 플라스틱 용기가 전통적인 바구니를 급격히 대체하고 있었다. 오죽하면 그가 사업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형제들까지도 반대했을까. 그는 미국의 옛 정취가 남아있는 수제품을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트렌드를 포착했던 것이다.




바구니가 처음부터 잘 팔린 것은 아니었다. 다른 사람의 상점 한 곳에 바구니를 전시해 두고 손님을 기다리기에는 수제 바구니 가격이 비쌌다. 그러나 스토리텔링 마케팅과 직접판매방식을 결합한 바스킷 쇼를 도입하면서 판매량이 늘기 시작했다. 이후 전국적인 판매조직을 구축되었고, 콜렉터 클럽(Collectors Club)이라는 수집가까지 생겨났다.

 


롱거버거의 하이라이트는 바구니 모양의 본사 건물이다. 모든 사람들이 무모하다 했지만 결국 데이브는 바구니 모양의 건물을 지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건물 구경을 와서 바구니를 사가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한다는 측면에서 훌륭한 투자인 셈이다. 롱거버거는 바구니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문화를 파는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미국 시골마을의 정취가 담겨있는 테마리조트인 롱거버거 홈스테드와 골프장은 이들이 지향하는 바를 뚜렷이 보여준다. 잠깐이나마 바쁜 도시를 떠나 심신의 피로를 풀고 복고풍에 빠져보고 떠날 때는 바구니 하나쯤 사서 집에 두면서 이곳을 회상하라고 말이다.




롱거버거는 이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의미에서 드레스덴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였다. 예전처럼 번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애팔래치아 산맥 기슭의 이 작은 마을은 이제 다시 옛날 같은 순수함과 매력이 살아 숨 쉬는 한 폭의 그림 같은 마을로 되살아났다.



데이브는 1999년 3월 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그는 우리에게 이런 말을 전한다. “목표를 공유하여 나아갈 방향을 알게 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했다. 목표는 지도와 같은 것이다. 지도가 없어도 제대로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같이 타고 가는 일행은 불안감을 느낄 것이다. 당신 자신은 지도가 없어도 목적지를 알고 간다고 편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동승한 사람은 불안해 한다. 나는 내가 회사를 어디로 끌고 가는지 모두가 알기를 원했으며 그렇게 가는 여정을 편안한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랬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들이 교대로 운전해 주기를 바랬다.”
한국적인 그리고 한국의 CEO 문화와 트렌드를 연구하는 한국CEO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영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대한민국 최고의 CEO 커뮤니티인 다음카페 IamCEO의 대표시삽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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