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2005년 ‘미국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5위권, 지난 18년간 고객 불만이 가장 적은 회사(미 교통부 여객항공 조사보고서), 31년 연속 흑자달성, 이직률이 10%도 안 되는 회사, 1972년 1만 달러의 투자가치가 지금은 1천만 달러 되는 곳.

 

“수상자는 허브 켈러허!” 사회자가 큰 소리로 그를 호명하자 청중들은 일제히 환호하며 일어섰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CEO인 허브 켈러허가 휴스턴 상공회의소가 수여하는 올해의 항공인상으로 지명된 것이다. 켈러허는 청중들의 열렬한 환영과 지지를 받으며 연단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여러분 잠시 박수를 멈춰주시겠습니까?” 장내는 조용해 졌다. “혹시 이 중에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에서 오신 분이 계시면 잠시 일어나 주시겠습니까?” 그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어리둥절했지만,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사람들은 그의 수상소감에 유쾌한 웃음을 지으며 박수를 보냈다.




몇몇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서자 청중들은 비로소 켈러허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눈치 챌 수 있었다. “여러분, 여기서 계신 이 분들을 위해서 박수쳐주십시오. 이분들이야말로 저 대신 상을 받을 사람들입니다. 저는 그저 대표로 상을 받으러 나온 것뿐입니다.”

 


1971년 설립된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미국 30개주 59개 공항에 취항하는 기업이다. 지난 2002년 미국 경제 전문지인 포춘은 이 회사를 ‘일하기 좋은 미국의 100대 기업’으로 선정했는데, 그 이유는 직원들이 회사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CEO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직접 자주 들어주고 이해해주기 때문에 회사에 대한 신뢰가 쌓였다고 한다.




켈러허 회장은 출근할 때 회사 정문에서부터 집무실에 들어가기까지 직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유명하다. 개인 신상에 관한 이야기나 업무 관련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보면 점심이 되서야 사무실에 도착한다고 한다. 또한 직장이란 즐거운 곳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직원을 뽑을 때도 유머감각이 있는 응시자에게 후한 점수를 준다. 그는 "업무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은 교육을 통해서 익힐 수 있지만 몸에 배어있는 태도는 쉽게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유머감각이 있는 사람을 찾는다"고 말한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인재상은 유쾌함을 사랑하고 열심히 일하며 서로 배려하고 베풀 줄 아는 사람이다. 또한 다른 사람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동시에 자신도 가치 있는 사람으로 대접받기를 원한다. 미국 상위 500여개의 회사가 대학 졸업장 이상의 학위, 엄격한 복장, 전문적인 업무태도를 요구하지만,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전문가는 도전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라고 광고한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신입사원들은 입사 후에, 오리엔테이션에서 사전에 제작된 비디오를 보며 회사가 그들에게 기대하는 바를 깨닫는다. 그들은 영상을 보면서 최고경영자가 '대장'이라고 불리는 것과, 최고경영자가 "내 이름은 허브, 대장 아저씨. 모두들 알겠지만 나는 이 쇼의 대장! 그렇지만 여러분이 도와주지 않으면 지상에서도, 하늘에서도 우리의 사랑은 없죠!”라고 랩송을 부르는 모습을 보며 문화적 충격에 휩싸인다. 신입사원들은 이곳의 분위기에 매료되며 직원들이 흥미와 즐거움을 느끼며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이곳의 기업철학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 항공사의 스튜어디스들이나 남자 승무원들은 유니폼을 착용하지 않는데, 승객들이 탈 때마다 아주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준다. 승객들이 비행기에 다 탈 때까지 승무원들이 아무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가 갑자기 천장에 붙어 있는 짐칸에서 나타나 사람들을 놀라게 하곤 한다. 이 같은 생각은 일상생활에서도 잘 나타난다. 직원들 생일 등 모든 기념일에 축하파티를 열도록 하고 그 자신도 직원들과 어울려 자주 술을 마신다. 직원들 사이에 신바람 나게 일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승무원들이 바쁘면 기장이 나와 게이트에서 승객을 맞이하고 발권업무를 하는 사람이 수하물을 나르는 것을 돕기도 한다. 직원들은 회사를 위해서라면 정해진 근무거리 외에 3km에서 15km 정도까지 더 근무한다. 절대 강제적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다. 회사 역시 사원들을 위해서 애쓴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흔쾌히 요청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에는 진지하게 일하는 사원보다 재미있게 일하려는 사원만 있다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미국 교통부에서 실시한 고객서비스 평가에서 지난 5년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고객 불만이 가장 적고, 수화물 배송실수가 거의 없으며, 정시운행이 가장 잘 지켜지는 회사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마음의 즐거움은 양약이라도, 심령의 근심은 뼈를 마르게 하느니라.’ 이 말은 성서의 잠언 17장 22절의 말씀이며, 궁극적으로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주문이기도 하다. 유쾌한 마음을 지닌 사람은 자신을 기분 좋게 만들고 타인의 장점만을 본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은 공격적이며 내면에 불만만 가득 차 있다.




9.11 사태가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모든 항공기의 비행이 임시 중단되었을 때, 근처 공항에 비상으로 착륙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었다. 승객 중 몇몇은 호텔에 투숙할 만큼의 돈도 갖고 있지 않았다. 이 때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승무원들은 이들을 위해 직접 호텔을 물색하고, 자신의 신용카드를 이용해서 승객의 객실비용을 대신 치러 주기도 했다. 심지어는 고객이 집으로 돌아 갈 수 있도록 열차 티켓을 사주기도 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회사 설립 이후 지난 25년 동안 단 한 번의 파업을 제외하고는 노사분규가 없었다. 회사 측의 정리해고도 없었다. 직원들은 누구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회사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것은 최고경영자의 유연한 경영철학과 직원들의 애사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번은 누군가 켈러허 회장에게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가장 큰 성공 중에 가장 자랑스럽게 느끼는 성과가 있다면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이렇게 답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CEO로 20년을 보내면서 추구한 단 하나의 목표는 모든 사원들에게 안정된 일터를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제가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성과 중 하나입니다. 제가 말하는 ‘직장의 안정’이라는 것은 사원들과 그의 가족들에게 기본적으로 필요한 생활기반, 그리고 자녀교육을 책임지는 것까지를 말하는 것이지요.”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사명 선언문 맨 마지막 구절은 허브 켈러허 회장의 ‘직원’과 ‘고객’에 대한 철학이 잘 나타나 있다. ‘무엇보다도 사우스웨스트 항공사가 직원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처럼, 직원들도 관심과 존경, 보살핌의 정신을 고객과 함께 할 것입니다.’
한국적인 그리고 한국의 CEO 문화와 트렌드를 연구하는 한국CEO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영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대한민국 최고의 CEO 커뮤니티인 다음카페 IamCEO의 대표시삽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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