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이혼이 준비된 결혼

一陰始生太陽出(일음시생태양출).

양의 기운이 가장 충만할 때 음의 기운이 싹 튼다는 뜻이다. 하지가 연중 태양의 기운이 가장많음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가 지나면서 밤은 차츰 길어지고 음의 기운도 점점 많아진다. 하지가 지나면 가을은 시작되고 겨울은 아주 멀리서 잉태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해마다 오는 하지와 오,미(午,未) 월(月)이지만 올해와 같이 힘들고 고약한 기운은 드물다.
60년에 한 번씩 오는 기축(己丑)년의 기운은 많은 사람들을 아프게 한다. 사막, 그리고 태양. 모래, 바람을 연상케하는 기운이니 신생아의 명(命)도 마찬가지다.

올해 상반기 중에는 뿌리있는 금.수(金.水)의 일주(日主)라야 고통이 적은 법이다. 기운이 좋지 못한 명(命)은 네이밍도 상담도 어렵다. 되도록이면 사양하고 마는 연유다.

기대에 부푼 부모나 당사자에게 “좋다”는 얘기를 하고 “크게 잘 살 것”이란, 희망적 설명을 해줘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면 난감할 수 밖에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그렇다고 거짓말로 “잘 될 것이다”라고 할 수도 없다. 더러는 얼토당토 않은 황당한 거짓말로 희망을 심는 경우를 본다. 아무리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만 명(命)의 설명은 될 수 있는대로 정확하게 하고 본인 스스로 아픔이 없는 삶, 허무맹랑한, 허황된 꿈을 꾸지 않는 삶을 살도록 도와야 하는 것이다.

환자에게 의사가 “몸이 참 좋군요. S자인데요. 헤라클레스 같습니다.”라고 한다면 또 그런 칭찬을 듣고 환자가 좋아한다면 아마도 어리석음과 사기극의 주인공들이 맞장구치는 우스꽝스런 현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한, 그동안 알콩달콩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아 온 부부가 5년만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아이도 안 생기고, 살림도 쪼그라들고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상담을 요청해왔다.

男은 무오(戊午)년, 을묘(乙卯)월, 경인(庚寅)일, 무인(戊寅)시.
女는 무오년, 기미(己未)월, 신미(辛未)일, 경인(庚寅)시.

갑신(甲申)년, 신미(辛未)월에 결혼한 이들 부부는 내년이면 이혼이 필수라고 할만하다. 이혼 전에 기가 막히게 좋은 기운의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다면 더 이상의 인연은 무리일 것 같다.

가슴아픈 얘기, 낙담할 수 밖에 없는 얘기를 할 수가 없어서 양해를 구하고 사양하고 말았다.부부는 결혼해서는 안될 시기에 결혼했다. 마치 겨울에 꽃 피우고 열매맺으려고 나무심고 씨앗을 뿌린 것처럼.

갑신년은 경인이라는 男의 일주와 女의 시와 천극지충이 된다. 신미월은 女의 일주 신미와 같은 기운이니, 사기나 누명쓰는 꼴에 해당한다. 갑신은 또 男의 시 무인과도 천극지충이 된다. 내년은 경인년이니 男의 일주나 女의 시와 같은 기운으로 같이 살면 변을 당할 수도 있다.  또 있다. 두 사람의 기운을 합쳐보면 수기(水氣)가 부족하다. 조열(燥熱)함이 심하다. 대운의 흐름도 더운 기운이 男은 42세까지, 女는 50세까지 지속된다. 같이 살기를 고집한다면 아마도 죽는 것 이상의 고통을 겪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불길한 얘기를 듣고 누가 좋아할 것인가? “재수없다”는 답을 듣기 꼭 알맞은 상담을 하지 않으려 애쓰지만…. 그렇다.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고 몸과 마음을 아름답게, 자신은 되도록이면 낮게, 이타행(利他行) 위주의 삶을 산다면 무슨 상담이 더 필요할 것인가?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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