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비단 옷 입고 산을 누빈다?

기운 안 통하고 물이 고이면 결과는 뻔해
발복 여부 따져 운명적 아픔 가려내야

사는 집이나 사무실이나 보는 법이 크게 다르지 않다. 근본은 기운과 인연이니 주인이 언제 태어났느냐? 좌향은 어떠한가? 를 따져 잘 맞는지의 여부를 가늠하는 것이다.

낮은 곳에 자리를 잡아 기운이 잘 안통하고 물이 고이면 결과는 뻔하다. 겨울 생이 북향에 북문이면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봐도 좋다. 동남향인데도 큰 건물이 가로 막았거나 산에 가려 답답하면 좋지 못하다. 발복(發福)여부를 따져보고 운명적 아픔을 가려내는 수준이 되려면 명리와 지리와 풍수, 기운, 작명법 등을 종합해 쓸 줄 알아야 한다.

나산 그룹이 도곡동에 사옥 지을 때 그 앞을 지나가면서 한 얘기다.
‘어디서 짓는 겐가? <나산> 무슨 용도로? <사옥용>

‘북문이 너무 크군. 비단 라(羅), 뫼 산(山)은 서로 잘 맞지 않는 것 같네. 비단 옷 입고 산을 누비면 <미친놈> 소리 듣기 십상 아닌가. 죽어서 관을 덮었거나 상여 앞의 명정이 비단임을 안다면, 그 비단이 산에서 나부끼는 것은 죽음과 통함을 알 수 있을 법 하건만..’

나산은 얼마 뒤 주인이 바뀌고 말았다. 사옥은 그 자리 그대로 있는 듯하나 임자를 자꾸 갈아치우면서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맞은편에 자리 잡은 롯데 백화점의 기운을 이길 수 없는 자리여서 앞으로도 그러하리라 본다. 센 놈과 힘겨루기 해봤자 얻어터지기 밖에 더하겠는가?

비슷한 사례 하나 더.

이태원의 한 호텔을 사옥으로 쓰겠다며 봐 달라고 해서 가본 적이 있다. 한 때 잘나갔던 호텔이 싼 매물로 나왔으니, 누구나 탐낼 만 했다. 그것도 급하게. 앞의 큰 건물의 옆면에 의해 가슴이 난자 당하 듯한 형국이니 살아도 못 살아다. 심장에 비수가 꽂혀 있는 것처럼 돼 있어서 들어가면 망하기 전에 다치기부터 할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대개의 건물은 도로사정에 맞춰짓는다. 동서로 나있는 도로면 한쪽은 남향, 다른 한쪽은 북향이다. 가능하면 남향, 그것도 높은 곳, 반듯한 곳이 좋은 것은 당연하다. 아무래도 북향은 수명이 길지 못할 것이다. 정문의 크기와 화장실이 잘못 앉혀져 있으면 혹시 돈은 벌지 몰라도 사람이 다치기 쉽다. 오너의 기운이 아주 나쁘면 남향에다 자리를 잘 잡은 건물이어도 발복하기 어려움은 물론이다. 오너가 나이가 많을 경우 집이나 사무실에 잘못 들어가면 북망산천행이 될 수도 있다.

창업의 경우, 좋은 사옥 또는 사무실 마련과 함께 직원들의 자리배치, 업종선택, 네이밍 등이 중요하다. 네이밍은 물성을 아는 것이 급선무요, 그릇의 크기 등을 고려해야 한다. 소금과 설탕을 같은 크기의 알갱이로 부숴 놓으면 얼핏 비슷해 보인다. 그런데 단팥죽에 소금을 넣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소금도 녹아 없어지지만 단팥죽도 못쓰게 될 것 아닌가?

다 쓰러져가는 오두막에 ‘○○호텔’이라고 하거나 잘 지은 30층 빌딩에 ‘○○여인숙’ 이라고 간판을 붙여 놓았다면 격에 맞지 않음을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꽃병에다 물성이나 크기를 몰라 항아리라고 네이밍 했다면 그 항아리를 쓰는데 애를 먹게 될 것이다.

상감청자와 같이 귀중하고 값나가는 것을 몰라서 뚝배기라고 이름 붙여 된장찌개나 담든지, 꽃병이라고 하여 꽃이나 꽂아두든지 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고 안타까운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러한 우를 범하고 살면서 잘 모르고 깨우치지 못하면서 남 탓만 한다.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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