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함.

버티면서 멀리 가려면 여유가 필요하다. 여유는 시간에 쫓기지 않고 서두르지 않는 느긋함, 정신적으로 온유하고 가득 찬 넉넉함, 예민하지 않고 무딘 둔감함이다. 과거 역사의 오류와 몰락은 예민함과 성급함에서 생겼다. 여유(餘裕)는 시간에 쫓기지 않는 느긋함이며 서두르지 않는 배짱이다. 느긋함은 누가 태클을 걸고 사실과 다른 말을 하며 부당한 요구를 해도 당황하지 않는 태도이고, 배짱은 능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며 결과가 미흡해도 참고 기다리면 기회가 온다는 신념이다. 몸이 불편하거나 성가신 일이 생기면 한 박자 쉬어 가라는 뜻으로 해석하고 느긋하게 쉬고, 고난이 생기면 가까운 사람을 돌아보라는 뜻으로 받아들이자. 시간은 주어지는 것도 만드는 것도 아니다. 자기 의지로 운영하는 것이다. 해야 할 일만 하여 느긋함을 챙기고, 모든 일이 잘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여유를 만들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품위와 여유를 찾자.

넉넉함.

여유는 정신적 넉넉함이다. 여유는 부족함과 결핍이 없는 상태다. 개는 두려워서 짖고 사람은 고난을 헤쳐 나갈 여유와 자신감이 없을 때 불평한다. 몸의 근력은 부드러운 근육에서 나오고, 강한 마음은 넉넉하고 온유한 여유에서 나온다. 비교에 시달리면 천만금을 쥐고도 넉넉한 여유가 없고, 손해를 두려워하면 황제 자리에서도 베풀지 못한다. 구렁이가 사슴을 삼키면 소화를 못시켜서 죽는다. 넉넉함은 자기 능력을 무리하게 사용하지 않을 때 생기고, 온유함은 서로를 애틋하게 생각하는 따뜻함과 부드러운 태도에서 생긴다. 넉넉한 마음은 가득 찬 호수 같아서 높낮이와 이익을 다투지 않고, 온유한 마음은 땅 속에서 뿌리 뻗는 죽순 같아서 무르익기 전에는 노출시키지 않는다. 넉넉한 마음은 천년 바위 같아서 어떤 압력에도 흐트러지지 않고, 온유한 마음은 무심한 강물 같아서 험한 꼴을 당해도 화를 내지 않는다. 산다는 자체를 행복으로 알고 천하를 이미 얻은 듯이 넉넉한 품위를 찾자.
둔감함.

생명체는 외부의 자극에 본능적으로 반응하고, 인간은 타인의 공격과 손실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다수의 생존과 관련된 안보문제와 양심과 도덕성 문제와 미래 생존 문제는 예민해야 하지만, 이미 끝난 일과 마음에 안 드는 일에 대해서는 둔감해야 한다. 여유는 변함없는 한마음이며 무디고 둔감(鈍感)한 감각이다. 한 마음은 오로지 한 길 마음으로 살기에 흔들림이 없고 여유가 있다. 둔감한 마음은 상황이 변해도 지조의 색을 바꾸지 않기에 당당하고 굳세다. 한결같은 한마음은 하나로 마음이기에 작은 이익 때문에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둔감한 마음은 이미 정한 마음을 바꾸지 않기에 항상 지조를 지킨다. 자기 마음에 안 든다고 일희일비 하지 말고 느긋함을 지키자. 조금 부족해도 쫓기지 말고 넉넉한 자존감을 갖자. 리더는 함께 사는 한마음을 발굴하고, 통찰과 평온한 선정(善政)으로 부하의 희망이 되어주며, 조직이 원하는 소청(所請)이라면 기꺼이 들어주소서!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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