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포의 추억과 회환

입력 2017-08-09 20:17 수정 2017-08-09 20:39


 

동해안에는 명당이 많았지만, 약점이 있었다.

<바로 수기(水氣) 부족 입니다. 진수(眞水)의 부족은 생명력과 관계됩니다. 후손의 기운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칩니다.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가 천년의 위엄을 누렸지만, 물줄기를 잘 다스리지 못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주 최부자는 수신적덕에 힘썼기 때문에 300년을 내려왔지만 군사 정권에 의해 마지막을 맞은 것도 수기를 잘 다스리지 못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지기(地氣)도 생명력이 있습니다. 한 지역에서 흥하면 그곳에만 눌러앉아 있는 것은 위험합니다. 끊임없이 숨 쉴 곳을 찾아 옮겨가야 합니다>

호텔에 자리 잡은 다음 청사포로 향했다. 횟집이 즐비한 청사포의 풍경은 큰 발전 없이 그럭저럭 이었다. 청사포엔 중요한 인연들과의 많은 추억이 묻혀 있는 곳이었으므로 감회가 새로웠다.

<앞으로 부자 되겠습니다. 잘 살 거니까 걱정 마십시오>

대부분 그렇게만 얘기했던 것으로 기억됐다.
그땐 실력도 형편없었고 싫은 소리 할 자신도, 그러고 싶은 마음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명리를 제대로 깨우치지도 못하고 함부로 떠들 순 없었다.
명을 봐 달라고 부탁을 해 오면 겁부터 났던 시기였고 대충 좋은 말로 어물쩍 넘어가며 술이나 마시자고 했던 것으로 기억되는 지난날들이 새롭게 떠올랐다.
청사포엔 내가 애용했던 삼청각이 있었는데 찾아보니 없어졌다.
나만의 삼청각은 부산의 검찰청, 경찰청, 국세청 3청의 인사들을 주로 만났으므로 붙여진 이름이었던 것이었다.
삼청각에서는 대통령만큼이나 위세 좋게 행세했던 것도 떠올라 얼굴이 붉어졌다.

부자들도 참 많이 만났었고 <더 크게 되려면 부산을 떠나고 품목도 다양화하라>고 떠들었던 기억도 떠올랐다.
시장, 국회의원들을 만나 앞으로의 전략에 대해서도 떠들었었고 특히 대우나 국제그룹의 사장들과는 그룹의 미래 전략을 혀 꼬부라진 소리로 떠들었던 것도 낯 뜨거웠던 추억이었다.
<내 말 들어라, 내 말 안 들으면 다친다>는 경고를 수없이 날렸지만, 그들은 지엄한 권위로 무시했다.
그리곤 망하고 말았다.

실력이 늘어가면서 하늘에 <제 잘못을 용서해 주십시오>하고 비는 시간이 늘었다.
함부로, 아무에게나 천기누설을 남발했던 것은 수명 단축 행위였고 벌을 받아 마땅한 소치였다.
그래서 매일 아침 잘못을 하늘에 빌며 뜻하신 대로 쓰시라고 향 피워가며 기도하는 인생이 되고 있는 것이었다.
누구보다 공 총장은 잘 알았다.

아침마다 하늘 기도에 동참하면서 잘 되면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내놓겠다고 맹세하는 공 총장.
그래서 좋은 후손들이 태어나고 발복함의 정도는 엄청나서 폭발하듯 했던 것이다.
부산의 산과 바다와 지세를 살피는 중에 서울에서 박소선이 산기가 있으니 올라왔으면 좋겠다는 연락이 왔다.

 

 

한정희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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