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 - 감각, 감정, 감성.

입력 2017-08-10 09:14 수정 2017-08-10 09:14
감각(感覺).

오늘은 열세 번째 절기인 입추(立秋)다. 계절은 24절기로 자기표현을 하고, 우리는 감각과 감정과 감성의 조합으로 표현한다. 감각은 사물에 대해 순간적으로 포착한 느낌이고, 감정(感情)은 내면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심리상태, 감성(感性)은 감정이 정제된 감수성과 표상(表象)이다. 마음은 말을 뿜는 근원지다. 감각은 인식 그대로의 말, 감정은 계산이 섞인 말, 감성은 고도로 정비된 말이다. 마음이 따뜻하면 말도 따뜻하고, 마음이 맑으면 말도 맑다. 영어는 주어와 동사를 정하고 상황별로 밀고 나가듯, 감각은 심각한 고민 없이 상황에 맞게 자기 느낌을 표현한다. 감각은 마음보다 말이 앞서기도 하고, 말이 마음을 담지 못하기도 한다. 풍향계처럼 순간 분위기를 감지하고, 스케치 연필처럼 계산의식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기 감각을 표현하자. 감각은 단순하다. 자극적인 감각은 의미를 두지 말고 넘기고, 짜증스런 감각은 마음을 먼저 설정하고 받아들이자.

감정(感情).

표현의 대부분은 감정이다. 감각에 자기 주관이 개입하면 감정이 된다. 감정 표현은 그 사람의 인격이다. 스피노자는 인간에게는 48가지 감정이 있다고 했다. 48가지는 개념적 분류이지 인간의 감정을 다 표현할 수는 없다. 내성적인 사람은 방어적 감정이 강하고, 다혈질인 사람은 공격적 감정을 보이며, 심사가 복잡하면 내면의 느낌과 표현이 다른 이중적 감정을 표출하기도 한다. 진심을 담은 감정은 평온하고 당당하며, 신중한 감정은 미흡하고 미진해도 실망하지 않으며, 따뜻한 감정은 상대의 실수도 너그럽게 받아준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기에 매 순간 감정을 노출한다. 리더는 공평하고 객관적 처신으로 가급적 자기감정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 리더는 감정의 무풍지대에 놓여 있어야 카리스마가 생긴다.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겸손하게 보여주고, 의도를 갖고 접근하는 감정 질문에는 즉답을 피하며, 감정싸움은 먼저 피하여 자기를 보존하자.

감성(感性).

감성은 감정이 곱게 걸러진 상태다. 감성은 내면을 움직이는 고운 정서, 대상을 통해 느끼는 감수성, 자기와 대상을 하나로 보는 선천적 기운이다. 진정성과 애틋함이 담긴 감성은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사랑을 느낄 수 있고, 공감하고 아파하며 축원하는 감성은 말을 하지 않아도 하나임을 느끼게 한다. 빛살이 생명체를 찾아 직진하듯 내면의 감성은 그 표현을 감추지 못하고 직진한다. 감성은 사람을 움직이고 공감시키는 울림판이 있어 감동을 주고, 공감대를 접수하고 반응하는 안테나가 있어 그 진위를 바로 식별한다. 감성은 계산을 초월한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고,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하며, 행동할 수 없는 것도 행동으로 옮긴다. 감성은 진실을 전할 때는 부드러운 빵과 같고 단호할 때는 강철과 같다. 감성은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노래한다. 분위기에 맞는 감각표현으로 웃음을 주고, 신중한 감정 표현으로 스트레스를 쌓지 말며, 따스한 감성표현으로 공덕을 펴소서!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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