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담배와 화가의 수명

입력 2017-08-03 16:13 수정 2017-08-03 16:39


 

"원장님, 제가 얼마나 살 수 있을까요?"

<갑자기 왜?>

"좋은 손자들이 생겨나니 좀 오래 살았으면 하는 욕심이 생겨서......"

<총장님은 오래 사실 수 있을 겁니다.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사셨으니까요. 그렇지만 인명재천이니 오늘 저녁이나 내일 아침에라도 갈 수 있는 일입니다. 비우고 정리하며 하루라도 건강하게 살면 좋을 것입니다>

가을을 재촉하는 매미 소리가 악을 쓰듯 요란했다.

겨우 1주일 사는 목숨으로 저렇게 울 필요가 있을까 싶은 매미가 아직은 그래도 여름 속에 있었다.
공 총장은 오래 살 것 같았다.
큰 스님보다 절제하며 곱게 살았으니 그러했다.
종족보존을 이유로 어린 나이에 결혼하고 많은 궁녀 거느리며 산 임금들의 수명이 길지 못했던 것은 「보약과 섹스」 때문 이었을 것으로 생각해 왔으므로, 공 총장의 생활이 그런 임금과는 반대편에 있었고 호흡, 기공 등으로 기를 상생 순환시켜 혈색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총장님은 술, 담배, 섹스 등과는 거리가 멀었고 기를 맑게 하는 섭생을 잘해 왔기 때문에 수명은 장수 할 것입니다. 더욱이 이제 막 재벌로 일어서고 있고 많이 벌게 되면 유익하게 쓸 준비도 돼 있습니다. 하늘에서 복을 나눠 주라고 총장님께 시킨 사명이 있다고 여깁니다>

"원장님, 참 고맙습니다."

나는 공 총장 앞에 그림 한 장을 꺼내 놓으며 설명했다. 그림 속에는 담배를 입에 문 두 사람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환경이 중요합니다. 담배를 열심히 피우면 건강상 아무래도 좋지 못할 것 아니겠습니까? 담배를 피우더라도 즐겁고 살 맛 나는 세상에서 사느냐? 절망적인 여건 속에서 사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것을 그렸습니다>

나는 담배를 입에 문 두 화가의 삶에 대해 설명했다.
한쪽은 이중섭, 다른 한쪽은 피카소를 그렸던 것이다.
두 화가의 삶이 대조적이었던 것은 아무래도 환경 탓이었다고 여겼다.
이중섭은 6.25의 소용돌이 속에서 30대를 보냈다.
마흔을 갓 넘기고 떠날 때도 가족도 없었다. 쓸쓸하게 병원에서 돈 한 푼 남김없이 은박지와 소의 전설들을 남기고 갔다.
반면 피카소는 93세에 갈 때까지 한때의 방황 이후 성공궤도를 달리며 화려하게 살았다.
공 총장 앞에 두 사람의 망사주를 내놓았다.

병신(丙申)년, 병신(丙申)월, 병자(丙子)일은 이중섭, 계축(癸丑)년, 병진(丙辰)월, 갑술(甲戌)일은 피카소가 간 날들의 기운이었다.

"다시 태어났다고 하면 화가들이 되었을까요?"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기상은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이중섭의 망사주는 무목유흠(無木有欠)의 대표적 명입니다. 피카소의 망사주는 진, 술, 축, 미(辰戌丑未) 4고격(四庫格)입니다>

"망사주도 중요할까요?"

<아마도......>

이때 나는 한국 최고의 재벌과 망사주와 후손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한정희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보험설계사·택배기사 등 노동3권 보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 특수형태 근로자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교섭을 통해 권익을 보호받을 것 259명 36%
  • 4대 보험 적용 등 고용주의 부담이 늘어나면 일자리가 되레 줄 수도 우려 455명 64%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