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달동네와 꿈

 

<총장님은 언제가 가장 힘들었습니까?>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아무래도 집사람이 먼저 갔을 때였던 것 같습니다.”

<자살을 생각하신 적은?>

“그렇게까지는……”

<사람들은 희망 때문에, 그 희망이 꺾이고 힘들어지면 살만한 세상이 아니라고 여기게 되면서 자살을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가도 좋아지면 살 맛 나는 세상이 되면 내가 언제 그랬냐는 듯 달라지지요. 화려한 삶, 성공한 인생의 주인공으로 여겨지는 피카소가 21세 때 파리에서 자살할 뻔했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운명연구에 더욱 빠져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살맛 나는 세상을 위한 인생에 매달리게 됐습니다>

“사실 저는 지금 참 행복합니다. 우연한 기회에 원장님을 만나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의대생을 지망했다가 약대를 갔고 제약회사에서 영업하면서 의사들에게 굽신거렸었는데 병원을 지을 만큼 되니까 의대나 약대나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의사가 되면 좋은 직장에서 편한 삶을 누리고 살 것이라는 오산에서 젊은 시절을 출발했던 것 같습니다.”

<의사, 변호사, 공무원, 국가고시 출신의 성공한 것으로 보이는 모든 사람의 생각은 대체로 안정적이고 편한 삶과 연결돼 있을 갭니다. 한 꺼풀만 벗겨놓고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텐데……>

“그들이 돈 버는 생각하는 데만 집착하면 장사꾼이나 다를 바 없을 갭니다. 장사꾼에게는 오로지 이익의 개념밖에 없어서…… 어찌 보면 참 불쌍한 인생입니다. 원장님께서 사업은 장사꾼으로서가 아니라 경영인으로서 해야 한다고 하셨을 때 처음엔 이해 못 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어느 순간 터득이 됐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능력으로는 쓸만한 사람들이 많지만, 품격이 있는, 사람다운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아졌습니다. 오래전에 많았던 달동네가 거의 없어져 좋은 세상이 됐나보다 했더니 아닌 것 같습니다. 작았던 회사가 규모가 커지면서 직원들이 사는 달동네를 자주 갔었습니다. 그 달동네엔 지금 고급 아파트들이 들어섰습니다. 직원들의 살림은 많이 불어났는데도 여전히 다툼은 많습니다. 끝이 없는 욕심 탓이라 여깁니다. 담을 수 없는 그릇에 가득 담고서도 모자란다고 아우성입니다. 그 아우성의 우두머리가 바로 저인 것 같아 부끄러울 때가 많습니다. 원장님의 가르침대로 그들이 폭넓게 깨우치게 하여 밝은 세상이 되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들의 자녀들이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보람을 찾고 싶습니다. 그래서 우선 직원들의 아들 중 3명을 뽑아 왔는데 그들이 성공하면 기하급수적으로 늘려 보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기강원에 출입하는 인원이 대폭 늘어날 것 같아 준비를 잘해야 될 것 같았다.

그러려면 강 박사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했다. 옵션은 방 여사, 기공과 호흡은 공 총장, 명리는 강 박사에게 분담시켜야 기강원이 제대로 굴러가리라 여겼다.

강 박사를 초빙하는 일은 김 사장의 형편이 어떠하냐에 달려 있을 터이고 아들 내외가 어떻게 사느냐와 맞물려 있을 것이었다.

강 박사 생각을 하자 『쇠뿔은 단김에 빼라』는 격언이 떠올랐다.

 

 

한정희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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