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自尊心).

자기 품격을 지키려면 자존심과 자존감과 지존감이라는 줏대가 필요하다. 자존심은 내공도 없이 발끈하는 줏대이고, 자존감은 내공이 가득 찬 상태에서 자기 혼을 지키는 줏대이며, 지존감은 최고 경지를 향한 줏대다. 인간 세상은 힘이 없으면 당할 수밖에 없는 투쟁의 정글이다. 무시당하고 마음에 안 든다고 힘도 없이 오기의 자존심으로 대응하면 상처를 입기 쉽고, 조직에서 자기를 굽히지 않고 자기를 높이려는 예민하고 지나친 자존심은 생존을 어렵게 한다. 자존심은 자기를 세상의 모든 것으로 착각하는 신경 과민증으로 실리와 효율과 평온을 무너뜨린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발끈할 수 있는 자존심으로 자기를 방어할 수는 있지만 자기를 빛내지 못한다. 자기 의지대로 몸을 끌고 가는 것은 자기 통수권의 일부지만 옹졸한 자존심 때문에 자신을 초라하게 하지는 마라. 신중하게 생각하고 생각하라. 예민한 자존심을 내려놓고 힘과 내공을 키우자.

자존(自尊)감.

자존감은 자기를 지키려는 강한 줏대다. 자존심이 실력과 절제력도 없이 자기를 받들고 지키려는 사이비 종교라면, 자존감은 실력과 평온과 자기사랑을 갖춘 자기 종교다. 자존감은 큰 것을 위해 자기를 버리고, 진리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무릎도 꿇는다. 자존감은 자긍심과 자부심의 뿌리이기에 어떤 지적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기사랑과 자신감이 샘솟는 용천(龍泉)이기에 모난 탁류에도 분별력을 잃지 않으며, 자아를 단련하는 용광로이기에 불만과 허상을 녹여버린다. 자존감은 패배보다도 참지 못하고 싸운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승리보다 악조건에서 자기를 이기는 것을 자랑스러워한다. 누가 시비를 걸고 기분을 상하게 한다고 발끈하거나 자존심의 창칼을 마구 휘두르지 마라. 자존심은 3초의 시원함을 위해 5년을 후회하게 만든다. 반듯한 자존감으로 자기를 귀하게 예우하고, 따뜻한 자존감으로 상대의 부족을 감싸주며, 강인한 자존감으로 불의에 굽히지 말자.
지존(至尊)감.

지존은 최고를 향하는 줏대다. 힘과 세력도 없이 자존심을 부리면 고립되고, 자존감은 완성하기 어렵다. 자기응원과 위로로 버티는 자존감이 상하면 심한 자괴감에 빠질 수 있고, 홀로 자존감을 지키려면 가슴과 심장이 아플 수도 있다.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지존감과 자존감은 쌍방향으로 교감한다. 인공지능이 자체 학습 프로그램으로 무한대로 진화하듯, 자기 학습과 수련으로 자존감을 단련하면 누구도 도전할 수 없는 지존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 동양의 지존은 우주를 지배하는 황극(皇極)과 무극(無極)과 태극(太極)이며, 서양의 지존은 세상에 하나뿐이 유일 존재, 누구도 다가갈 수 없는 신성이다. 지존은 자존감의 뿌리에서 꽃피고 열매를 맺는다. 지존은 상대적이다. 아이는 어른의 스승이다. 자기 분야의 지존을 향해서 큰 꿈을 세우고, 과학적인 학습으로 인성을 수련하며, 다수의 빛이 되기 위해 목숨을 건 노력을 하자. 리더는 지극한 도량과 양보와 낮춤으로 구성원과 다투지 않는 조직의 지존이다. 따뜻함과 지략으로 조직을 평온하게 하는 지존이 되소서!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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