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 - 칼, 망치, 향기.

입력 2017-07-05 10:00 수정 2017-07-05 10:00
칼의 치유.

고통 치유에는 칼과 망치와 향기가 필요하다. 용단의 칼로 고통을 끊고, 각성의 망치로 고통의 정수리를 깨며, 마음의 향기로 미움을 중화시켜야 한다. 자아의식이 있는 한 고통은 샘물처럼 끊이지 않고, 욕망이 작동하는 한 고통은 장마철 잡초처럼 돋는다. 경전(經典)의 7할은 고통치유 법이다. 잡다한 고통은 갈수록 증가하는데 고통치유법은 참고 수양하라는 과거 버전이다. 잠재의식이 만드는 대물림 고통은 머리로 이해할 수 없고, 깊은 상처에서 오는 고통은 잊는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고통에 매달리면 고통은 더 깊어지고, 고통을 술로 다스리면 몸까지 상한다. 명의(名醫)가 환부를 도려내듯 마음을 아프게 하는 고통은 도려내고, 도려냈으면 아물 시간을 주며, 덧나지 않도록 사랑으로 소독해야 한다. 상사화가 잎을 다 버리고 다시 꽃을 피우듯 고통은 끊고 버려야 한다. 즐겁지 않으면 버리고, 행운 속에 숨어서 접근하는 고통을 경계하며, 아집을 끊고 놓고 버리자.

망치의 치유.

유익하지 못한 고통은 깨트려야 한다. 잘못 시공된 건물은 새로 지어야 하고, 구조적인 모순은 제거해야 하며, 부정적 생각과 아픈 기억과 악연은 독하게 깨트려야 한다. 몸에 각인된 아픈 기억은 수시로 솟아오르고, 마음에 찍힌 고통은 두더지 게임처럼 교대로 불쑥거리게 한다. 자기 색만 칠하려는 이기적인 먹물은 쏟아버려야 하고, 불신관계는 깨트려서 새로 주조(鑄造)해야 하며, 남에게 피해를 주는 양심불량과 아닌 줄 알면서 행동하는 노예근성은 각성의 망치로 깨트려야 한다. 힘의 원리와 깊이도 모르고 날뛰는 자들을 경계해야 한다. 한반도는 북의 자연 붕괴와 남의 인위적 붕괴의 속도 싸움이다. 승자가 되려면 버티어야 한다. 비현실적인 자존심과 서로가 손해인 줄 알면서 심술을 부리는 몽니는 이성의 망치로 깨트리고, 적을 두려워하고 용납하는 안이한 타성은 각성의 망치로 후려치고, 허상에 잡힌 자주의 망령은 영성의 망치로 깨트리자.

향기 치유.

아픈 부위는 도려내면 아물지만 영성이 아픈 부위는 도려낼 수도 없다. 꽃향기 십리를 가고, 사람향기는 만리를 간다고 했다. 몸에는 운동이 약이고, 마음에는 인정과 사랑이 만드는 고운 향기가 보약이다. 몸의 고통은 자기 몸을 사랑하라는 경고성 아픔이고, 마음의 고통은 욕심과 기대를 버리라는 신호다. 몸의 고통을 무시하면 필요한 세포가 죽고, 마음 고통을 무시하면 불필요한 세포가 증가한다. 사슴은 상처를 입으면 쑥밭을 찾고, 마음은 상처를 입으면 자기마음을 달래줄 향기를 찾는다. 몸을 운동시켜 건강한 체향을 만들고, 자기위로와 응원으로 자기 마음을 운동시켜 자신감의 향기를 만들자. 진리에 이야기를 입힌 향기로 노래 말을 짓고, 이해와 체험과 수용의 체향으로 작곡하며, 진심과 사랑과 희망으로 노래하자. 충돌이 생기지 않도록 자기주장을 줄이고, 마음 고통이 생기지 않도록 욕심을 줄이며, 그래도 오는 고통이라면 신의 향기로 치유하소서!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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