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답답한 조직문화 바꾸고 싶다면?

입력 2017-06-30 10:40 수정 2017-06-30 10:39
주니어보드 제도를 통한 조직문화의 개선

모든 회사는 젊은 직원들의 진취적 생각과 의견을 경영에 접목시키고 싶어 한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제안제도에 그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출하지 않는다. 술 자리에서 불만을 할지언정 자신의 생각이나 고민을 건의하지 않는다. 이들과 대화하다 보면 공통점이 있다. 지금과 같은 상명하복의 경직된 분위기 속에서는 자신의 의견이 경영층에 전달되지 않고 중간에서 단절된다고 한다. 더 심각한 것은 어떤 의견을 말하면, “네가 현장을 아냐? 무엇 하나 제대로 못하면서 헛소리 말고 일이나 하라”고 한다. 다 옛날에 해 봤고 실패한 것들이라며 우리 회사는 안 된다고 한다. 실천은 고사하고 아이디어를 낼 수도 없는 상황이다. 입사하여 3년이 되지 않았는데, 학교 다닐 때의 도전과 패기는 간 곳이 없고, 주변의 눈치를 살피고 침묵하는 직장인으로 전락한 자신의 모습을 바라 본다.

 

변화전도사로서의 주니어보드 제도의 운영

과거의 좋은 전통과 제도는 계승하고, 현재 운영되고 있는 사업을 기반으로 조직/ 사람/ 제도/ 문화의 장단점을 냉철하게 분석하며, 미래 더욱 지속 성장하며 후배에게 자랑스런 회사를 물려주기 위한 노력을 많은 회사들은 꿈꾸며 추진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녹녹하지 않다. 최고경영자가 주관하는 회의에서 사업본부장들이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자신의 사업본부에 대한 주제가 아니면 침묵으로 일관한다. 타인의 사업본부 일이라고 생각하고 방치하지만, 자신의 일에 누가 간섭하면 화를 낸다. 전사적 관점을 갖고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경영진도 부서 이기주의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고 경영자의 철학이나 원칙 심지어 세부적인 지시가 현장 저 아래 직원에 까지 전달되지 않는다. 전달이 되더라도 왜곡되어 전달되는 경우가 많다. 더 심각한 것은 직원들이 입을 닫고 의견을 내려고 하지 않는다.

이러한 폐단을 해결하고, 젊은 직원(사원~대리급)의 경영에 대한 제언과 현장의 정서를 가감없이 듣고자 만든 제도가 주니어보드이다. 주니어보드는 회사의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5~10명의 대리 이하의 각 사업부 직원으로 구성한다. 기간은 1년으로 하고 이들이 하는 주요 과제는 경영제언과 하의상달이다. 매달 금요일부터 1박 2일간의 워크숍을 진행하며, 경영회의에 참석하거나 경영자 간담회, 현장 방문 등의 다양한 소통 채널을 통해 현장의 정서를 CEO에게 전한다. 회사는 주니어보드에게 일정 금액을 지원하며, CEO에게 직접 경영제언과 현장 정서를 보고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다.

 

K사의 주니어 보드 활동

종업원이 2,000명 규모인 K사는 10명의 주니어보드를 선정하여 1년 임기로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3가지 운영원칙을 정하고 변화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1) 과거 제도와 문화들을 재진단하여 장점을 계승하고 정착을 추진한다.

2) 현 회사 내 외부 이슈들에 대한 해결책 제시와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한다.

3) 미래 신 수종 사업과 제품, 위기 요인들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이들 주니어보드가 추진한 과제의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경영제언 영역으로 전략적 사회공헌 활동의 전개, 미래 먹거리를 찾을 수 있는 전담부서 설치 및 인재육성, 본부간 우수인재 교류를 통한 맨파워 강화 방안, 팀제의 개편, 과거 실패 사례의 재검토 등이 있다.

둘째, 문화개선 영역으로 우리 회사의 조직병폐 10가지 찾기, 시원차림 선발대회, 가족 초청 여행, 3주 Refresh 운영, 칭찬합시다, 휴가 콘테스트 진행 등을 추진했다.

셋째, 소통 영역으로 소통 징검다리, 현장 부서를 방문하여 실시간 인터넷 방송, 경영진 간담회, 지역별 봉사활동 추진, 사업부간 체육대회, 동호회 활성화, 구성원 지원제도(EAP) 등의 활동을 전개하였다.

1년의 기간 동안 4차례의 CEO보고, 10번 이상의 서면 보고, 경영회의 참석, 매월 활동에 대한 전사 공지 등을 통해 주니어보드의 활동들이 가시화되고 개선이 일어남에 따라 이 제도에 대한 회의적 반응이 사라졌다. 무엇보다 주니어보드 간의 학습은 놀라운 성과를 창출했다. 타 부서에 대한 이해, 사내 간접 네트워크 형성, 과제 선정과 추진 과정에서의 갈등을 해결하면서 쌓아진 팀웍과 조정 능력, 경영진과의 만남을 통해 상호 이해와 중간 전달자로서의 소통 능력, 무엇보다 CEO에게 보고하고 전사 공지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오는 과제선정과 문제해결능력이 크게 향상되었다.

40년 넘게 주니어보드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H사는 주니어보드 OB모임이 운영되고 있다. 임원이 된 주니어보드 선배가 중심이 되어 역대 주니어보드 간의 화합과 회사에 대해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제도 운영의 시사점

주니어보드는 사원~대리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이들이 제안하는 보고서와 소통 이슈에 대해 경영층의 눈높이에 맞는 높은 수준을 요구하거나 기대하면 곤란하다. 주니어보드를 선정해 놓고 너희들이 잘해보라고 방치해서도 안 된다. 회사나 조직에 부정적인 보고를 할 때, 주니어보드는 1년이지만, 회사 생활은 영원하다는 식의 협박이 있어서는 이 제도는 지속될 수 없다. 보드라면 보드답게 믿고 맡기며 지원해 주어야 한다.

CEO가 적극 동참해야 한다. 배석자 없이 함께 식사와 간담회를 추진하고, 서면 보고를 받고 피드백을 해줘야 한다. 주니어보드의 의견을 경영회의에서 논의하고, 주관부서를 정해 추진토록 해야 한다. 주니어보드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비용뿐 아닌 해외 워크숍을 할 수 있을 만큼의 적극적 지원을 해야 한다. 우수한 직원이 자발적으로 지원하고 이들이 선발되어 회사 성과에 기여하는 활동을 하도록 소통의 창을 활짝 열어 놓아야 한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저는 행운아이며, HR전문가입니다. 삼성/LG/ GS/KT&G에서 31년동안 HR부서에서 근무했습니다. HR 담당자는 CEO를 보완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사업과 연계하여 조직, 사람, 제도, 문화의 경쟁력을 높이며 가치를 창출하여 회사가 지속성장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는 인사의 전략적 측면뿐 아니라 여러 상황 속에서 인사담당자뿐 아니라 경영자가 어떠한 판단과 실행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시사점을 던질 것입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보험설계사·택배기사 등 노동3권 보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 특수형태 근로자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교섭을 통해 권익을 보호받을 것 395명 37%
  • 4대 보험 적용 등 고용주의 부담이 늘어나면 일자리가 되레 줄 수도 우려 678명 63%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