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왜 소통이 안될까?

입력 2017-06-23 15:37 수정 2017-06-23 15:56
왜 소통이 안될까?

참석자들이 말을 할 수 없도록 조치한 후, 몸동작으로만 릴레이식으로 단어를 전달하도록 한 TV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맨 처음 전달자는 문제를 보고 소리를 내지 못하는 상태로 몸동작으로만 뒤 참석자에게 그 내용을 전달한다. 말없이 몸동작으로 전달이 진행되면서 전혀 다른 내용으로 바뀌게 되는 경우가 많아, 보는 사람을 웃게 하는 이 현상이 우리 기업에서는 일어나지 않을까?

A기업 컨설팅을 할 때의 일이다.

CEO는 자신의 말이 밑에까지 전달이 안 된다고 걱정이라고 한다. 중간 관리자가 전달을 안하거나 심한 경우 자기 생각대로 왜곡하여 전달한다고 한다. 이 회사의 구성원들은 더욱 심각하다. 회사가 추진하는 제안제도뿐만 아니라 어떠한 소통 장려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다. 제안을 해도 피드백이 없고, 조직장에게 여러 차례 개선을 요구하였지만 기다려보라는 말밖에 없었다고 한다. 회사를 위한 자신의 제안이 경영층에까지 전달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컸다. 하긴 30명이 한 층에서 함께 근무하는 중소기업도 소통이 안 된다고 아우성이다.

최근 환경이 어려워지다 보니 전부 축소 내지는 절약을 강조한다. 조직 분위기는 위축되고 구성원들간에 흉흉한 소문이 떠돈다. 불안하다 보니 안정적일 때는 귀에 들어오지도 않던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되고 믿게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결국 회사가 어렵게 추진하는 비상경영 방안이 구성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그 성과를 얻지 못하거나 실패하게 된다. 그래서인가 많은 기업들이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왜 소통이 안될까?

구성원 의식조사의 몇 년 추이를 지켜보면, 대부분 기업들이 소통 수준은 향상되고 있다. 그러나, 경영층은 여전히 “회사의 전략을 수 차례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구성원이 모르고 있다. 전 구성원이 정보를 공유하는 것 같지 않다.”, “필요한 정보가 필요한 사람에게 가야 하는데, 공유가 안되고 있다”라고 이야기한다. 동일한 사안에 대해 구성원들은 “회사의 주요 사업의 진행 현황이 궁금하다.” “회사의 주요 뉴스를 신문을 통해 알게 된다”고 볼멘 소리를 한다. 관리자에게 회사의 소통 내용과 수준을 물으면 어떤 대답을 할까?

대부분의 대기업은 경영현황 설명회 등의 상의하달 소통, 각종 회의를 통한 수평적 소통과 구성원 제안 제도, 동호회, 영보드(청년 중역) 등 하의상달의 소통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소통을 위한 활동이 조직과 구성원을 한 방향으로 이끌고 성과를 창출하는 수준으로 가기에는 개선할 부분이 있다고 전 임직원이 생각한다. 회사 일방적 전달로 진정성이 없다고 한다.

왜 소통의 노력은 많은데 안 된다고 아우성일까?

첫째, 조직 내 계층간 직위 또는 직책의 벽이다. 어떤 회의는 특정 직책이나 직위에 있는 사람만 참석하게 된다. 또한 보고나 회의 시, 직책자 혼자만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보니 최고 경영층의 지시사항이 중간관리자에 의해 끊어지거나 변절되는 경우가 있다.

둘째, 경영방침, 전략, 목표, 핵심가치 등에 대한 이해 부족이다. 같은 말을 들었더라도 회사 전반의 철학과 현황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똑 같이 들었다 하더라도 결과가 다를 수 있다. 자기 입장에 맞게 해석하여 처리했기 때문이다.

셋째, 업무의 세분화, 전문화로 인한 단절이다. 관심이 있는 것만 보인다고 한다.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만 전달하고 듣다 보니 앞 뒤가 잘린 중간 내용만을 가지고 일을 하거나, 앞 뒤 공정 상의 남의 일은 어떻게 되어가는가 관심이 없어 문제가 발생하는 일이 허다하다.

넷째, 정보를 가진 자의 독점에서 오는 단절이다. 정보를 권력으로 생각하여 자신 이외는 보고 또는 공유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로 조직장과 전문인력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다섯째, 정보전달의 왜곡 또는 우회로 인한 오해와 불신의 벽이다. 기록하여 확인하는 절차를 빠트리거나 하지 않아 본질에서 벗어난 정보가 제공되거나, 당사자에게 전달하지 못하고 제 3자에게 전달됨으로써 정확한 내용이 공유되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결과이다.

여섯째, 실패에 대한 가차없는 조직문화이다. 실패에 대한 처벌이 강하면 자기 방어 분위기가 확산되고, 조직과 자기 부서에 피해가 되는 일과 이야기는 하려 하지 않는다. 또한, 남이 자기 부서 이야기하면 비난으로 받아들여 변명을 하거나 공격을 한다.

일곱째, 조직장과 개인의 무관심이다. 회사는 열심히 사내 인트라넷에 각종 소식을 공개하지만, 정작 조직장이나 개인이 정보를 얻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회사의 소통에 대한 불만만 늘어놓는 경우이다.

 

보다 전략적이고 성과를 창출하는 소통을 위해 먼저 조직과 채널을 정비하라

흔히 ‘소통 장애’ 라고 불리는 위 현상들을 없애고, 효과적인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첫째, 소통 활성화를 위한 전략 수립, 담당조직 구축 및 전문가 육성이 필요하다. 소통 채널의 정비, 일관성 있는 소통 전략과 공유, 소통내용의 수준 및 효과 분석, 사내 소통 전문가 육성, 소통 사례의 전파, 조직장 면담과 협상교육 등과 같은 업무를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둘째, 토론 공간의 마련이다. 자신의 의견을 최고 경영자에게까지 솔직이 보고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어 자발적이고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되어야 한다. CEO에게 보고하기 위해서는 층층이 조직 위계를 지키고, 한 명 한 명 다 설득시켜 가야 한다면, 이미 경쟁력을 잃은 조직이다. 자신이 옳다고 판단되는 아이디어를 자유스럽게 내고, 고민사항을 밤샘 토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소통 채널을 만들고 경영층부터 참여토록 해야 한다.

셋째, 반대의견을 받아들이고,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가 중요하다. 반대의견과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문화에서는 자신의 의견만 주장할 뿐이다. 어느 순간, 밑으로부터의 도전은 사라지게 된다. CEO의 지시가 없으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누군가 시키면 시키는 일만 하는 복종과 패자의 문화만 남게 된다. 실패를 용인하는 제도를 만들고 그 사례들을 알려야 한다. 지시일변의 회의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많은 방안이 있지만, 단 하나라도 진정성있게 전달되어 공감하면 이가 바탕이 되어 조금씩 개선이 일어난다. 내가 머물고 있는 회사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 더 있기 때문이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저는 행운아이며, HR전문가입니다. 삼성/LG/ GS/KT&G에서 31년동안 HR부서에서 근무했습니다. HR 담당자는 CEO를 보완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사업과 연계하여 조직, 사람, 제도, 문화의 경쟁력을 높이며 가치를 창출하여 회사가 지속성장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는 인사의 전략적 측면뿐 아니라 여러 상황 속에서 인사담당자뿐 아니라 경영자가 어떠한 판단과 실행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시사점을 던질 것입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보험설계사·택배기사 등 노동3권 보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 특수형태 근로자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교섭을 통해 권익을 보호받을 것 395명 37%
  • 4대 보험 적용 등 고용주의 부담이 늘어나면 일자리가 되레 줄 수도 우려 678명 63%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