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火) - 차단, 지연, 발산.

입력 2017-06-27 09:48 수정 2017-06-27 09:49
차단.

화를 다스리는 방법은 차단과 지연과 발산법이 있다. 차단은 화를 만들지 않는 것이고, 지연은 화를 피하는 것이며, 발산은 화로 화를 제압하는 기술이다. SNS의 발달로 화가 빠르게 오염되고 파급된다. 화(火)는 외부자극(과거 상처, 나쁜 기억, 마음에 안 드는 일)이 내면을 급격하게 흔들고 폭발시키는 행위다. 화는 자기에게 불리한 경험이 반복되려고 할 때 더 당하지 않으려고 공격하는 행위다. 화는 약해진 기반으로 뚫고 나오는 화산 불출이다. 작은 불씨가 큰 불로 자라듯 화 또한 발화 원점에서 수습할 수 없는 화로 발전한다. 일상의 불편함과 실망과 손해를 보았다는 피해의식은 화의 원점이고, 자기존재감 침해와 자아 상실감과 생존불안감은 분노 단계로 발전한다. 불씨를 차단하여 화재를 막듯이, 화의 원점을 차단하려면 화가 자아에 맺히지 않도록 자기를 내려놓고 현재 관찰자가 되어야 한다. 목숨을 걸 사안이 아니라면 숨 한번 크게 마시고 화를 차단하자.

지연.

화는 한 박자 지연시키면 화는 약화된다. 화는 자기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유전자가 심어 놓은 자기방어 수단이다. 두뇌는 불리하고 다급한 징후를 읽으면 자기를 지키려고 화라는 무기를 동원하여 극렬하게 싸우게 만든다. 그러나 무의식적으로 습관처럼 반복되는 화는 친구마저 잃게 한다. 화를 참는 것은 막 터지는 재채기를 참는 것보다 어렵다. 유전자 속에는 선대 조상이 체험한 불안과 분노가 집단 무의식 상태로 녹아 있어 자기도 모르게 화를 내기도 한다. 화는 남까지 상처와 고통을 주기에 혀를 깨물어서라도 화를 참아야 한다. 화가 생기면 화가 난 자아를 지켜보자. 화와 맞서지 말고 화를 피하자. 싸움소가 자기 자리로 가서 힘을 보충하듯, 화가 나면 화를 식히는 마음자리로 가라. 화가 난 얼굴은 바람으로 세수를 하고, 화가 치미는 가슴은 절박함과 절제력으로 쪼아서라도 화를 끊자. 자식과 다수를 위한 거룩한 화가 아니라면 일단 참고 명상으로 화를 지연시키자.

발산.

작은 화를 발산하여 큰 화를 잡아야 한다. 산불진화 매뉴얼에는 큰 산불 속에 고립되면 큰 불길이 자기에게 다기오기 전에 자기 주변에 불을 지펴서 자기가 피신할 자리를 먼저 만들라는 행동규칙이 있다. 화가 자라나 자기 통제를 벗어나기 전에 화를 먼저 발산해야 한다. 화가 치밀면 가슴부터 얼굴까지 분노의 꽃이 피고, 가슴에 깊게 꽂혀서 터지는 분노는 참으면 더 크게 폭발한다. 화가 화산처럼 폭발을 하기 전에 작게 터뜨려 작은 화로 큰 화를 잡아야 한다. 폭발 이후에 새로운 질서가 생기는 것처럼 적절한 화로 마음의 질서를 잡아야 한다. 감 밭의 잡초는 감나무를 해치는 게 아니라 감나무로 집중되는 양분을 잡초와 나누어 먹어서 웃자람을 방지하여 실한 열매를 맺게 한다. 화도 다스릴 수 있으면 약이 된다. 화가 폭발하기 전에 화를 쪼개고 분산발산을 시켜서 뒤끝을 남기지 말고, 내면의 에너지로 큰 화를 뭉그러뜨려서 평온함을 유지하소서!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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