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가과 다른 큰 차이는 남자냐 여자냐인 것 같고 일, 시는 계미(癸未)와 무오(戊午)로 똑같습니다. 그렇다면 이 여자도 결혼 운은 좋지 않았겠군요…”

<그렇습니다>

“조상의 덕이 없으면 학력도 좋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는 스님, 어머니는 절에서 일하는 보살이었습니다. 부모가 도를 닦았으니 좋아야 할 텐데 그렇지 못했던 것은 부모가 업이 있어서 절에서 생활했던 것입니다. 그랬으면, 아무렇게나 애를 만들면 안 될 노릇이었습니다. 스님이 부정한 애 가졌다며 임신시킨 여자를 내쳐 버렸습니다. 짐승이나 다를 바 없었던 스님을 아버지로 둔 딸의 운명이 좋을 리 있겠습니까? 중학교 졸업도 못 하고 봉제 공장 다니다 아내가 있는 작업반장의 아이를 갖게 됐답니다. 어머니와 닮은 운명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아이를 잘 낳게 도와 달라고 절 찾아 왔었지요. 도움을 주긴 했는데 애를 낳을 때 좋은 날이 별로 없었습니다. 좋은 시라도 택하라고 일러주며 돈까지 줘서 보냈습니다. 불쌍함이 지나쳐 처참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이가 일찍 나와 인큐베이터에 있다며 전화가 오기도 했었는데 그런 뒤론 잘 모릅니다. 명으로 보면 역시 목() 이 필요하니까 봉제 공장에서 일을 했고 아이를 덜컥 갖게 됐든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⑤는 같은 계미(癸未)일 이지만 월이나 시에 무토(戊土)가 발견되지 않으니 결혼 운은 좀 좋았을까요?”

<글쎄요>

“어떠했습니까?”

<천간에 비견(比肩), 겁재(劫財)가 많을 경우의 여자는 겉으로 보기에는 별 탈 없어 보이거나 잘사는 것처럼 보일 수가 있지만, 실상은 첩이 되거나 첩을 보거나 이혼하고 남자를 섭렵하며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는 것이 참 어렵군요. 고민 없이 이만하면 행복한 삶이다 하고 내세울 만한 삶이 드문 것 같습니다.”

<방 여사는 어떻습니까?>

“저야, ……”

<방 여사가 고민이 있고 마음이 아프다고 여긴다면 그건 욕심일 것입니다. 우리 공 총장님도 마찬가지고요>

“선배님은요?”
<저는 일찍부터 행복했습니다>

<사람은 주어진 여건에서 상황을 잘 파악하고 도리를 다하며 만족하면서 살면 행복 속에 있는 것이 될 듯합니다>

 

도리를 다하기란 쉽지 않다.

저마다 자신을 잘 알아야 함이 우선임은 물론이다.

자녀나 부모나 모두 저 할 도리가 있는 법이다.

학생은 학교생활에 충실함을 기본 도리로 볼 것이다.

 

공부가 끝나고 일식집에서 초밥을 시켜 먹었다.

방 여사의 단골 일식집에 시켰는데 별도로 회가 첨가됐다.

제주도에서 직송된 다금바리가 아주 싱싱했다.

모두들 공부시간 후의 즐거운 자리를 공유했다.

다들 물러간 뒤 조금의 시간이 흘렀다. 나는 폰으로 공 총장과 방 여사를 기강원으로 초청했다.

몇 가지 따로 논의할 일이 있었던 것이다.

 

한정희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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