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내 연구실이 건물의 가장 안쪽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출입문을 지나 20명 교수님 방 앞을 지나야 내 연구실에 도착하게 된다.

어느날, 내 연구실 청소를 하다 보니, 연구실 앞 복도에 쌓여있는 먼지가 눈에 들어와서 치우게 되고, 그러다 보니 이어진 다른 복도 의 먼지도 눈에 들어오고, 그래서 간단하게 나마 20명 교수님 방 앞의 복도를 어쩌다 한번씩 치우곤 했다.

그런 시절이 어느덧 1년이 넘어가던 때에, 어떤 용감한(?) 교수님이 내 방에 찾아왔다. 그리고는 내가 공용 공간인 복도를 치우시는 것을 보았다며 학교에 추천을 해서 연말에 공로상을 받도록 하겠다는 뜻을 전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너무도 놀래서 그 교수님에게 말씀드렸다.
“교수님! 뜻은 고마운데, 제발 그렇게 하지 말아주세요. 교수님의 의도는 좋지만, 내가 연말에 복도 청소한 것으로 공로상을 받게 되면 무슨일이 벌어질까요?

지금 제가 하는 복도 청소는 자발적인 것입니다. 그래서, 내 기분에 따라 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지요. 그런데 공로상을 받으면 나는 의무감으로 청소를 해야 합니다. 안하면 상 받고 나니 안한다고 이야기 할 것이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할 것을 한 것이 됩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지금의 자유로움입니다. 상도, 다른 사람의 칭찬도 아닙니다. 나는 그냥 먼지가 보여서 청소했을 뿐이므로 앞으로도 내가 원할 때 자유롭게 청소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세상을 살다보면 보답이 필요없는 경우가 있다. 단지, 내가 좋아서 할 뿐…… 그리고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은 힘들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찌운다. 그리고 사회를 살만한 곳으로 만든다. 지금 이순간 우리가 사는 공동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많은 분들에게 진심어린 감사를 드린다.
조민호/중원대학교 교수, 컴퓨터공학박사
24년간 외국기업, 벤처기업, 개인사업, 국내대기업 등에서 사회생활을 했다.
그리고,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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