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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중순임에도 여름 기분이 났다.

비가 한 번씩 올 때마다 점점 더워질 것이었다.

가뭄이라도 든 것처럼 비는 내리지 않았다.

소만을 며칠 앞두고 토요 모임을 가졌다.

모처럼 경식이네 식구들이 참석했고 부산 서 온 세 청년도 함께했다.

 

호흡, 기공 수련을 한 다음 커피 타임을 가졌다. 이열치열로 에티오피아 콩을 내렸다. 무슨 맛이 나느냐고 물었다.

그냥 커피 맛이라고 들 했다. 공 총장은 빙그레 웃었다. 나도 웃었다.

<총장님, 우리 종이에 써서 무슨 맛인지 맞춰 봅시다>

같은 커피콩을 굵게 가느냐, 미세하게 가느냐에 따라서도 맛이 다른 법이다.

가늘게 갈면 떫은맛이 강해졌다.

나는 종이에 『간장 맛』 이라고 썼다.

공 총장은 뭐라고 썼을까? 『짠맛』이라고 썼다.

커피콩에는 저마다의 독특한 기운이 있다.

짠맛, 단맛, 신맛, 떫은맛 등을 다 가지고 있다. 그래서 좋은 커피콩을 잘 볶아서 좋은 물로 잘 내려 마시면 더없이 좋은 명품 보약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다들 박수를 치면서도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

<하루는 24시간입니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행복한, 또는 불행한 시간이 됩니다. 아프면 괴로움 속에 있는 시간이 될 것이고, 건강하면 즐거움 속에 있게 될 것입니다.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잘 살면 행복하다 할 것이고 잘 못 살면 불행하다 할 것입니다. 커피콩 한 개가 주는 맛을 잘 음미하게 되면 그 속에도 행복이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커피마신 후 명리 공부에 들어갔다.

다들 눈이 초롱초롱했다.

특히 방 여사의 눈에서는 불이라도 나는 듯 이글이글 타오름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래도 아들, 딸이 결혼 적령기에 있고 결혼 후 태어날 후손들이 대격이 되려면 기댈 언덕은 수신적덕(修身積德)과 명리밖에 없다고 믿는 때문이리라.

영국에서 공부하는 여성과 그 가족의 운명, 앞으로 예상되는 삶에 대해 설명한 뒤 민성이 동생이 천하대격이 되고 천하대부에 이어 부중취귀(富中取貴)하게 될 것임을 설명했다.

<돈이 있고서야 명예나 권력이 실속이 있을 것이며 그 귀함을 제대로 유지할 것입니다. 요즘은 돈의 위력이 힘쓰는 세상이므로 돈 없는 권력, 정치는 대체로 무의미하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권력을 돈 버는 도구로 활용하면 국민은 신음하게 되고 세상은 혼탁해질 것입니다.

공무원, 의사, 법관은 녹을 받고 국민과 사회에 봉사하는 것이 마땅함에도 돈 많이 벌어 잘 먹고 잘살기 위한 도구 정도로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명①은 대운 갑진(甲辰)의 진()에 공부를 열심히 하여 서울 법대를 졸업했습니다. 그렇지만 갑진 대운 다음이 을사라서 고시에 도전하였으나 불합격하였고 직장도 어렵게 구했는데 영자 신문사에 취직했습니다. 명에 보면 금기(金氣)가 전혀 없습니다. 공부 잘해 서울 법대 나온 것과 영자 신문사에 취직한 것은 금기(金氣)를 활용한 것으로 볼 수 있겠는데 평생 『서울법대 졸업』을 내세워 으시대며 살았습니다. 주위에서 맹꽁이 라거나 또라이라며 손가락질해도 그러거나 말거나 제 잘난 맛에 취해 산 삶입니다.
다행히 무진(戊辰)년에 미국에 특파원으로 파견됐으며 무신(戊申), 기유(己酉), 경술(庚戌) 운으로 가면서 금기(金氣)가 확보돼 신문사에서 고위직까지 올라갔습니다. 인격은 별로여서 후배가 사장이 되자 함부로 야자 하면서 막 대하는 바람에 골칫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는 금, (, ) 기운이 강합니다. 신월생이므로 화기(火氣)는 약하지 않습니다. 목기(木氣)가 약하니 융통성이 부족하며 감정적이기 쉽습니다. 천간에 나와 있는 임(), (), ()은 남편 운이 별로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고 돈은 벌기보다 쓰기를 잘할 것입니다. 결혼은 18, 19세 때가 아니면 50세가 넘어서 오니 혼자 살게 되거나 결혼해도 이혼하기 쉽습니다.

50세 이전에 좋은 세월은 12세 이후의 갑술(甲戌) 대운 중 18, 19세 때라고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대학은 어떻게 제대로 나왔을까요?

 

한정희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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