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

멈추면 나갈 방향이 보이고 평온을 얻는다. 차를 타고가면서 북극성을 볼 수가 없다. 멈추고 둘러보아야 주변 정경과 나갈 방향이 보인다. 운동하던 물체를 멈추게 하려면 운동 에너지보다 더 큰 힘이 필요하고, 관습과 타성을 멈추려면 지독한 자기각성이 필요하다. 자기모순을 자각하고 멈추는 일은 사마귀가 마차를 멈추게 하는 일보다 어렵다. 멈추고 살피면 소중한 것과 정진할 방향이 보인다. 호흡을 멈추고 정조준을 할 때 표적이 보이고, 남들이 기피하는 방향을 선택하면 비전이 있고, 다수가 선호하는 방향을 선택하면 무한경쟁을 해야 한다. 생존이 걸린 정책방향을 찾을 때는 의리를 존중해야 한다. 핑계대지 말고 솔직해야 한다. 햇빛을 원하면서 달을 가리키면 해와 달을 모두 잃는다. 뻗을 자리를 만들어 놓고 발을 뻗고, 비빌 언덕을 만들어 놓고 비벼야 한다. 수시로 가던 길을 멈추고 서서 지금 우리가 가는 길이 옳은지를 살피자.

평온.

멈추면 평온을 얻는다. 몸은 움직일 때 생기가 돌고 마음은 멈출 때 평온한 생기가 돈다. 몸이 바쁠수록 마음은 멈추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 주기적인 금식(禁食)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주기적인 마음 멈춤으로 평온을 유지하자. 산삼은 주변 기운이 산만하면 잎을 내지 않고 휴식을 취한다. 일이 꼬이고 주변이 흐트러지면 일을 멈추고 명상하자. 몸이 아픈 것은 멈추고 휴식을 취하라는 하늘의 명령이다. 황제가 참으면 나라를 지키고, 리더가 참으면 조직을 지킨다. 화를 멈추면 복이 돌아오고, 낭비를 멈추면 재산이 늘고, 악습을 멈추면 인성(人性)이 산다. 강자가 욕심을 멈추면 약자의 웃음이 살고, 정쟁을 멈추면 나라가 산다.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반복되면 멈추라는 신호다. 마음에 안 든다고 약이 올라서 미워하고 보복하며 나대면 친구마저 잃는다. 아상(我相)을 끊고 멈추는 명상으로 평화를 찾고, 리더는 편견을 버리고 반대편을 통해서 뜻을 펴자.
화합.

멈추면 화합할 일이 보인다. 세상이 평화롭지 못한 것은 멈추어야 할 일은 계속하고, 계속할 일은 멈추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의 대립국면은 마주보며 돌진하는 전차처럼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아닌 줄 알면서도 멈추지 못하는 것은 습관에 길들여졌기 때문이고, 정진해야 하는데 멈추는 것은 불필요한 두려움을 갖기 때문이다. 자기는 변하지 않으면서 통합과 화합을 이야기하는 것은 하루살이 보고 내일 만나자고 하는 것과 같다. 반대편을 이해하고 포용하면 화합을 말로 표현할 필요가 없다. 새롭게 화합하려면 호흡과 양심과 양보와 상생정신은 멈추지 말아야 하고, 탐욕과 독선과 비방과 편가르기는 멈추어야한다. 탐욕을 멈추면 갈등이 사라지고, 독선과 남탓을 멈추면 미움이 사라지며, 비방과 편가르기를 멈추면 충돌이 사라진다. 긍정의 힘으로 생각이 달라서 생기는 갈등과 충돌은 완화시키고, 리더는 조직의 화합을 담는 큰 그릇이 되소서!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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