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조로 말하기보다는

권유와 제안의 표현을 써라

 

성직자인 프레데릭 로버트슨Frederick Robertson은 “참된 교사는 자기 의견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마음에 불을 붙여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대인관계 커뮤니케이션에 적용해보면, 자신이 원하는 행동을 상대가 하게끔 유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의도를 일방적・강압적으로 주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진심으로 느껴서 ‘스스로’ 행동을 하게끔 상대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는 의미가 담긴 말이다.

비단 성직자의 명언에서만 볼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심리학적으로도 입증된 이야기다. 브렘Brehm의 심리적 반발이론Psychological Reactance Theory에 따르면, 사람들은 그들의 어떤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거나 박탈당했다고 생각할 때는 동기적으로 흥분하게 된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자유 의지’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데, 상대가 강압적으로 명령을 내리는 것을 들은 뒤 자신의 자유 의지가 강압적으로 꺾일 것 같다는 위기의식을 느끼면, 본능적으로 흥분하고 반발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동기적 흥분은 ‘심리적 반발’이라고 불리며, 이 반발심은 사람들로 하여금 위협받은 자유를 회복시키려고 만든다. 즉 명령을 받으면 괜히 반대로 행동하고자 하는 ‘청개구리 심보’는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이야기인 것이다.

그렇다면 강요하지 않고 설득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내리는 명령이 아니라 똑같은 눈높이에서 하는 말처럼 느끼도록 하는 편이 듣는 사람의 기분도 상하게 하지 않고 의욕도 불러일으키는 법이다. 예를 들면 데드라인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닌 데 “빨리 일을 끝마치라고!””내 말을 안 들을거면 니가 다 알아서 하라고.”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할 일부터 우선 끝내는 편이 낫지 않을까?”라고 우회적으로 표현하도록 한다.

권위의식에서 발로된 상명하복식 말투는 주종관계처럼 묘한 갈등과 대립을 내포한다. 상급자나 조직의 리더가 아니더라도 친구 사이에서 하는 강요조 표현은 인간관계의 불협화음을 조장한다. 우리 속담에 “아 다르고 어 다르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아랫사람의 분발을 촉구하자는 의도에서 자존심을 건드리면 결국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현대사회에서 권위의식을 버리고 평등하고 동등한 인격체로 대해주는 태도는 결국 같은 말이라도 어떤 식으로 전달하는가에 달려 있다. 즉 제안하고 권유하는 표현이 오히려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상하관계에 있는 두 사람이 권위의식을 버리고 정중하게 협조를 구하는 말을 한다면 두 사람은 진지하게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고 어떤 방향으로든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타인에게 상처를 주거나 반발심을 자극하는 말은 지속적인 대화를 가로막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중한 말로 제안하거나 권유를 하면 상대방도 당신을 존중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해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다면 자발적으로 도와주려고 하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즉 상대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입장에서 문제에 접근해보자는 태도를 취하는 것, 방향을 전환해서 제안하는 말투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예부터 유능한 지도자는 힐책의 말보다는 격려의 말을, 충고의 말보다는 부탁의 말을 선행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사람은 명령에 대해서는 마음을 닫고 때로는 반발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같은 내용이라도 그것을 의뢰하거나 부탁의 형태로 권유하면 부드럽게 받아들여 응하게 된다.

강한 어조로 의견을 밀어붙이는 듯한 설득을 하고자 하면 상대는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고 심리적 반발감을 형성한다. 그래서 설득을 할 때는 부드러운 어조와 온화한 말투를 사용해 상대의 마음이 닫히지 않고 본인이 선택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말에게 물을 먹이려고 할 때는 물이 있는 곳까지 말을 데려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무리하게 입을 열게 해서 먹일 필요가 없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의견을 무리하게 강요받으면 오히려 그것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설득은 강요가 아니다. 누군가 하라고 명령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마음에서 우러나와 동의해서 자발적으로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해야 설득의 고수다. 설득은 일방적인 상명하복이 아니라 쌍방향이어야 한다. “이렇게 하세요.”가 아니라 “우리 같이 만들어봐요.”라는 권유형・청유형이라야 더 좋은 설득을 할 수 있다.

상대에게 굴욕감을 주는 말투는 대화에 있어서 독이 된다는 점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둘 사이에 이해와 협력의 심리가 작용하고 자발적으로 무언가를 한다는 느낌으로 대화를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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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내커 칼럼니스트 이서영
-프리랜서 아나운서(SBS Golf , YTN, ETN, MBC,MBC SPORTS, NATV, WOW TV 활동)
-국제 행사 및 정부 행사 영어 MC
-대기업 및 관공서 등에서 스피치, 이미지 메이킹 강의
-국민대, 협성대, 한양대, 서울종합예술학교 겸임 교수 및 대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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