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 울림, 어울림, 침묵.

입력 2017-04-30 09:22 수정 2017-05-04 09:22
울림.

소리는 울림과 어울림과 침묵 현상이다. 울림소리는 물질의 떨림이고, 어울림 소리는 소리와 소리의 조합이며, 침묵은 소리를 참는 현상이다. 큰북은 자기 몸을 때려서 울림소리를 만들고, 풍경은 바람을 만나 어울림소리를 빚고, 깊은 자신감은 침묵으로 소리를 대신한다. 빛은 파동이고 소리는 울림이다. 울림을 못주는 소리는 잡음에 불과하다. 남을 탓하는 원망의 소리는 악취이고, 거짓과 엉뚱한 소리는 야수의 울부짖음이다. 사자후(獅子吼)의 울림소리는 짧지만 강력하고, 자기희생과 진심의 소리는 하늘까지 감동을 준다. 죽은 나무는 자기 소리를 내지 못하고, 의미 없는 소리는 감동과 감흥을 주지 못한다. 최고의 울림소리는 널리 유익함을 주는 공약이고, 최상의 울림은 자기 것을 양보하는 선행이다. 메아리는 산의 울림을 전하고, 메시아는 진리의 울림을 전한다. 말을 하기 전에는 내면의 울림을 점검하고, 글을 교정할 때는 소리를 내어 울림을 확인하자.

어울림.

소리는 소리와 섞여서 어울림 소리를 만든다. 울림소리가 소리의 1차 생산물이라면, 어울림소리는 소리의 조합으로 새로운 소리를 만드는 2차 생산이다. 자연은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의 합동 공연장이다. 색의 어울림은 모자이크, 소리의 어울림은 하모니다. 인간 세상은 여러 소리가 어울릴 때 장엄한 화음(和音) 소리를 만든다. 이구동성의 대동단결 한목소리는 위대한 힘을 조성하고, 다수의 미래를 선택하는 게임에서 힘을 분산하는 개인 정치(행위)는 역주행 짓이다. 다수의 염원이 담긴 소리는 이미 행동이다. 순종보다 잡종이 강하고 잡음을 허용하는 국악이 감흥과 울림이 크다. 큰 소리를 내려면 이것과 저것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장단과 추임새의 관계처럼 그 자리에 어울리는 소리를 찾고, 서로 인정하고 사랑하는 천상의 소리로 격려하고 다독이자. 아름다운 소리보다 진실하고 의미가 담긴 소리를 내고, 리더는 참회의 목소리로 하나가 될 수 있는 구심점을 찾자.

침묵.

귀는 소리를 듣고 심안(心眼)은 침묵을 듣는다. 침묵은 말보다 강한 회초리다.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침묵할 수 있어야 말리지 않는다. 감정의 소리가 실체를 바꾸지는 못한다. 소리는 의미를 전달하는 그림이고, 그림은 형상으로 의미를 보여주는 소리다. 민심은 소리 없는 아우성이고, 양심은 말없는 외침이며, 침묵은 말없는 웅변이다. 아무리 좋은 내용도 예절을 갖추지 못하면 수용되지 못하고, 우레와 같은 큰 소리는 음이 너무 소리가 높아서 듣지 못하며, 하늘소리는 미세한 현상으로 말을 하기에 침묵할 줄 모르면 듣지 못한다. 눈과 귀가 탐욕에 가려지면 천둥과 번개로 내리쳐도 듣지 못하고, 마음의 귀를 열고 하늘 소리를 듣고자 하면 꽃잎에 떨어지는 햇살의 소리도 듣는다. 말은 그림을 그리듯 최대한 형상으로 전달하고, 의지는 침묵으로 성장시키며, 행동은 예리한 칼을 다루듯 해야 한다. 리더는 희생으로 울림을 주고, 솔선으로 어울림 소리를 만들며, 침묵으로 하늘 소리를 들으소서!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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