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발달하고 남들과 나를 비교하게 되면서, 어느덧 자연스러운 얼굴보다 화장한 얼굴이 더 익숙해진 시절이 오고 말았다.

그래서 여학생들은 화장하지 않으면 밖으로 나가지 않는 시절이 되었고, 우리를 둘러싼 온갖 미디어는 검증되지 않은 많은 정보를 쏟아내며 외모 경쟁을 부추키고 있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원칙이다. 원칙은 그래야 하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고, 인위적으로 설정된 것이 아니다. 그래서 기본 원칙에 충실하게 사는 것이 사회 생활의 기본이며, 가장 중요한 것이다.

이런 문제가 가장 극명하게 표출되는 것이 영어공부이다. 서점에 가면 수백권의 책이 다 나름의 명분을 가지고 출판되어 고객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학원가를 가면 수많은 강사들이 자기의 스타일 대로 영어를 가르키고 있다. 한마디로 영어의 홍수이다.

나 조차도 지난 40년간 구매한 영어책이 교과서나 교재 외에 200권은 넘는다. 그래도 아직까지 영어에 대한 고민은 멈추지 않는다. 그런데, 언젠가 특정한 계기로 A4 용지 3 페이지 분량의 영어 문장을 외워야 하는 일이 생겼다. 정말 힘들었는데, 2달간 동일한 문장을 1000번 이상 읽고, 반복해서 말하는 과정을 되풀이 하다 보니, 과제가 끝나고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 어느 덧 편해진 그리고 자연스럽게 나오는 영어를 경험할 수 있었다.
지금에 와서 돌아보면, 내가 구매한 200권이 넘는 책의 저자는 잘못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그들의 입장에서 자신의 책을 홍보한 것일 뿐이었다. 문제는 내가 나의 상황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이리 저리 휘둘렸다는 것이 문제이다. 내가 어학의 기본 원칙인 암기에 좀더 충실했다면 영어에 대한 고민을 조금이나마 빨리 덜수 있지 않았을까? 괜히, 미국식 영어, 동사활용, 구문암기, 회화 패턴, Vocabulary와 같은 화장에 치중하고 기본 원칙을 무시해서 그 오랜 세월을 고생한 것 같다.

동일한 상황은 학교나 회사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성과와 실적에 연연하면서 주변의 동료나 가족을 등한시 하는 직장인은 결코 성공(=행복한 직장생활, 승진이 아님)할 수 없다. 사회인의 기본 원칙인 남을 배려하는 마음, 나보다 전체를 생각하는 관점 그리고 솔선 수범하는 자세가 되어있지 않다면 좋은 영업 실적도, 멋진 발표 능력도 시간과 함께 빛을 잃게 될 것이다.

오늘을 사는 후배들에게 이 말을 기억하라고 말하고 싶다
“사회 생활은 30년 이상 해야 하는 것이다. 서두르지 말고, 원칙에 입각해서 천천히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기를 바란다(=약속을 잘 지키고, 약간 손해보는 듯 살며, 귀찮은 일은 내가 먼저하자). 당장은 빛나지 않는데, 10년 정도 지나면 진정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좋은 친구, 인정받는 사회인). 메뚜기 처럼 이직장 저직장을 단기간의 성과에 의존해서 뛰어다니는 사람은 10년 후에 갈 곳이 없다”
조민호/중원대학교 교수, 컴퓨터공학박사
24년간 외국기업, 벤처기업, 개인사업, 국내대기업 등에서 사회생활을 했다.
그리고,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한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