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사람들은 자신의 운명의 길을 모르고 간다.

미소는 어느정도 감지했고 운명을 좋은 쪽으로 개선하려는 지점에서 유혹의 사슬에 얽메이게 될 사건이 생긴 것 이다.

 

<방여사, 미소가 짱구의 청혼을 받고 마음이 흔들린 모양입니다.>

"선배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미소의 생각이 우선이지요, 문제는 결혼하면 잘 살아야 하는데...>

"짱구 정도면 혼처로서는 그만 아닙니까?"

<일반적으로 보면 그럴수도 있겠으나 자세히 분석하면 반드시 그런 것 만은 아닙니다.

의사, 나아가 병원장이 예약돼 있고 돈 잘 벌고 하면 일등 신랑감이랄 수는 있겠습니다마는

가계(家系)의 기운에 따라 행복은 생각과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짱구의 아버지도 서울의대 나와서 부잣집의 예쁜 딸과 결혼 했습니다.

처음엔 잘 어울리는 한쌍이었고 행복한 출발을 했지요.

그렇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각자 생각이 달라 이혼을 했고 결국은 불행한 결혼이 됐습니다.

아버지 기운을 물려받은 짱구도 자만심, 이기심, 여자를 전업주부라는 이름으로 가정부로만 묶어 두려는 인식,

아내를 자신의 종속적 존재로 여기는 사고방식 같은 것이 없을 수 없다고 봅니다.

결론적으로 이혼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결혼하면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최우선일 것입니다.

사랑이란 명목으로 말입니다.

결혼 했으니 「이젠 됐다」는 식으로 나의 편안함과 즐거움을 위해 상대를 활용하려 들어선 안된다는 얘기지요>

"미소가 참아가면서 살면 안될까요?"

<방여사는 결혼 잘했으니까, 또 오사장이라는 훌륭한 남편 만났으니까, 잘모를겝니다.

돼먹지 못한 남자, 남편이란 이름으로 군림하려 드는 인간들 참 많습니다.

돈 있고 똑똑하다고 인간성이 다 좋고 아내에 대한 배려를 잘 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더우기 몰래 바람피우는 남편들 이외로 많습니다.

짱구애비도 환자나 간호사들 꽤 많이 건드렸을 것입니다.

혼자 살게 되면서는 아마도 고삐 풀린 망아지 처럼 놀았을 것입니다>

 
경식의 대머리, 개기름이 흐르는 얼굴, 시도 때도 없이 해대는 하품 등등은 그의 일상들을 잘 드러내고 있었던 것이다.

더우기 입술이 파리했고 발목이 시큰거린다든가 이명(귀울림)이 있다든가 하는 것은

지나친, 그리고 쓸데없는 바람기와 맞물려 있음을 방여사에게 설명했다.

<방여사 같으면 그런 집으로 시집가겠습니까? 어떻습니까?

성은이를 짱구에게 시집보내면요>

"선배님, 말씀듣고 보니까 정신이 번쩍듭니다. 미소에게 잘 얘기하겠습니다"

<그래도 미소가 좋다고 한다면야 할 수 없지요>

 

그런뒤로 미소로부터 짱구얘기를 더는 들을 수 없었다.

연말, 송구영신의 기운과 함께 오사장 회사의 7층으로 기강원을 옮겼다.

 

한정희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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