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더글러스 러시코프가 쓴 “보이지 않는 주인”이라는 책의 내용을 요약하고 약간 포장해서 준비해 보았다.

크리스마스이브에 난 강도를 당했다. 나는 이 낮설고 무서운 경험에 대해 “파크슬로프의 부모들”사이트에 올렸다. 나는 내가 겪은 일을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고 사람들의 관심과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나는 성난 사람들이 보낸 두통의 메일을 받고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당신은 동네 이름을 공개하면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다는 것을 몰라? 안 그래도 부동산 시장이 어려운데 말이야! 브루클린 부동산 시장에 더 이상의 악재가 필요해? 지금도 붕괴 직전이라고!”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집값이 그 집에서 일어나는 일보다도 더 중요하단 말인가? 이런 일을 묻어 버리는 것이 현명한 일인가?

이런일은 여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처음에는 예술가들이 낮은 월세를 찾아 가난한 지역에 온다. 그들이 그곳에 갤러리를 열면 저녁때 사람들이 그곳을 찾기 시작한다. 그러다 보면 카페도 생겨난다. 그런 식으로 천천히 아름다운 가게들과 최신 유행을 좇는 사람들이 지역을 개척해 나간다. 이제 거리엔 밤늦게까지 활기가 넘친다. 이때, 장사꾼과 투기꾼들이 모이고, 이들의 부탁을 받은 언론은 동네의 발전상을 보도하고 사람의 향기보다 기업과 돈의 논리로 월세가 상승하고 예술가들은 이곳에서 밀려나기 시작한다

오늘 우리는 부동산의 진짜 가치에 무관심했고 가격은 계속 상승했다. 특히, 투자 은행의 임원들은 보너스를 받기 위해 자산 가치를 부풀리고, 우리는 불편한 진실을 외면했다. 그리고 이 부동산 광풍이 벌써 끝났어야 하는 상황이 계속 연장되고 있고, 순전히 빌린 돈으로 지탱되고 있는 일임을 간과하고 있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으로 ….

브루클린의 파크슬로프는 우리가 살고 있는 기울어진 세계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소우주이다. 이 기울어진 세계는 우리로 하여금 공동의 이익을 위한 더 나은 판단을 못 하게 만든다. 모두가 최선의 가능성을 누리기 위해 서로 협력하는 대신, 우리는 타인과 경쟁하며 단기적 이익에만 몰두한다. 우리는 사람처럼 행동하지 않고 기업처럼 행동한다. 우리는 정작 우리에게 중요한 것을 잊은 채, 인간 공동의 이익과 상관없는 비즈니스 논리에만 의존하고 있다.. 우리는 진짜 세상에 대한 관심을 잃고 스스로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방법들을 잊어버렸다. 문제를 개선하여 공동의 부를 창출하는 대신, 우리의 능력을 빼앗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들을 애써 지속하려 한다.

오랫동안 우리는 월 스트리트에만 저축한 돈을 투자했고, 사람과 사물이 실제로 존재하는 진짜 세계에는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모르게 되었다.

쓰레기 소각장이 우리 동네에는 들어올 수 없다는 사람들, 상대에 대한 배려보다 나 자신만을 생각하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을 보며 나도 질 수 없다고 따라 하는 다른 사람들, 학원에서 배웠으므로 나는 가르킬 것이 없다는 선생님과 이것을 묵인하는 학생, 부모, 감독기관 그리고 그것을 보고 그대로 배우고 있는 우리 아이들…..

무언가 삐뚤어져 간다는 느낌을 우리는 갖고 있다. 우리는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있다. 우리의 삶의 모든 영역에 시장 논리가 교묘하게 스며들어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논리를 좋아하지도 않고 원한 적도 없지만 탈출할 수 없는 시스템의 노예로 전락했다.
지금 우리느 시민에서 단순한 소비자로 퇴화하고 있다. 지역 공동체는 무너지고 있으며, 시민의 참여 또는 이웃간의 친화 같은 가치들이 기업과 광고가 외치는 목표, 즉 “사익 추구”라는 가치들로 대체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소비자에서 시민으로, 이익보다는 배려와 사랑을 통한 만족으로 우리의 삶을 바꾸어야 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고, 그들의 움직임에 우리도 동참해야 한다. 큰 돈이나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만나면 인사하고, 모두를 위한 일에 “왜 내가 해야돼?”라고 생각하지 말고 “내가 하자!”라고 생각하는 것. 그래서 우리집 앞이 깨끗해지고, 아파트 소각장이 깨끗해지고, 반복되는 인사 속에서 어느덧 서로가 서로를 인지하고 호감을 가지는 것. 그것이 필요하다.

오늘 나의 작은 실천이 나의 가족과 아이들의 미래에 큰 행복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기억하자. 이미 우리는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 이제 다신 인간을 위한 경제, 문화, 정치를 되찾을 수 있도록 이순간 나부터 노력해보자
조민호/중원대학교 교수, 컴퓨터공학박사
24년간 외국기업, 벤처기업, 개인사업, 국내대기업 등에서 사회생활을 했다.
그리고,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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