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오늘은 네 번째 절기인 춘분이다. 낮과 밤의 길이가 균형을 이루는 날이다. 선악이 혼재된 사회일수록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치우침이 없는 균형감각은 순수와 순응과 희생을 필요로 한다. 순수는 시비 당하지 않는 균형이고, 순응은 안정을 보장받는 균형이며, 희생은 갈등 없는 평온한 균형을 유지하게 한다. 생명체는 저마다 생존을 위한 순수한 노력을 한다. 삶 자체가 고결한 순수다. 조건 없는 사랑과 한마음 믿음과 그리움은 그 자체가 순수한 아름다움이다. 순수 사랑은 조건을 따지지 않고, 한마음 믿음은 불리한 조건에 물러서지 않으며, 기다림과 그리움은 손해를 계산하지 않는다. 때 묻지 않은 순수 사랑으로 마법에 걸린 고통을 풀어주고, 순수의지와 노력으로 아름다운 삶을 찾자. 그러나 자기중심에 빠진 순수함은 불순한 의도를 이기지 못하고, 현장을 모르는 순순함은 속기 쉽다. 선악을 분별하는 힘으로 사람을 얻고, 밖으로 나가(직장에서) 부딪히면서 균형감 있는 자아를 찾자.

순응.

균형관계는 서로의 순응으로 유지된다. 갈등과 대립과 분란이 많은 조직은 퇴보하고, 내부 평정에 에너지를 뺏기면 외세를 감당하지 못해서 무너진다. 우리는 진리와 질서에 순응할 때 순조롭다. 우주는 하나의 원리로 창조되었기에 모든 것은 하나의 진리 시스템을 따른다. 하늘은 하나로 연결되어 깨지지 않고, 공기는 한 덩어리로 움직이기에 소멸되지 않으며, 땅은 분리되기에 생명의 뿌리를 허락한다. 인간존중과 나라사랑과 자유체제는 다르게 해석할 수 없는 공통 진리다. 작은 행동도 순리에 순응하고 자유를 보장할 때 행복하며, 상대는 진심과 정성과 이익을 줄 때 순응한다. 진리는 하나인데 그 해석이 이중적이면 혼란을 겪는다. 생각은 달라도 서로의 상생과 자유와 발전을 인정하면 미워하고 다투지 말자. 그러나 상대를 증오하는 무리와 기존의 자유체제를 깨려는 사악한 괴물들은 분리하자. 마음공부를 지속하여 달관의 달인이 되고, 자유와 순리와 진리를 따르자.
희생.

조직은 누군가의 희생으로 균형을 유지된다. 자연계는 자연에 적응하는 적자(適者)가 살아남아 생태계 균형을 이루고, 시장은 좋은 제품이 살아남아 성장을 주도하며, 조직은 힘의 질서에 의해 가시적인 균형과 평온을 유지한다. 불평등 세상이 굴러가는 것은 희생과 선행을 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세상이 분화되면서 다수는 힘에 의한 질서와 균형을 거부한다. 현재의 불리함과 불평등을 자기 업보로 생각하는 사람은 지극히 적다. 복잡하고 예민한 세상일수록 서로의 양보와 희생은 필수 생존 덕목이다. 강자의 양보가 부족하면 불만세력이 성장하고, 유리한 자의 희생이 적으면 구조적인 모순이 증가한다. 희생이 없는 사랑은 오래 가지 못한다. 순수 사랑은 3년이면 식고, 희생하는 사랑은 300년도 버틴다. 착하고 순수한 노력으로 행운을 만들고, 양보와 희생으로 서로의 행복을 만들자. 리더는 헌신적인 사랑과 승리보장으로 행복한 조직을 만들고, 현장감각과 분별력으로 이기는 조직을 만드소서!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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