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

입력 2017-02-17 18:20 수정 2017-06-12 09:41
추석을 앞두고 성은이 귀국했다.

회사를 팔기 위해 오사장은 상해에서 근무하는 날이 많아졌다.

방여사는 성은이도 옵션을 빨리 배우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미소와 성은이를 미국으로 보내 금융공학을 공부시킬 작정을 했다.

 

미소를 처음 봤을 때는 미국의 영화쪽이나 사교계에 데뷰시켰으면 했다.

그러나 미소가 끼가 없었으므로 일단 중국에 보내 진로를 모색코자 했으나 홀로 남겨진 어머니 때문에 귀국했고

자연스레 기강원으로 출근, 옵션을 하게됐다.

의외로 옵션 쪽에 재주가 있는 미소를 발견하면서 미국으로 보낼 계획을 세웠던 것이다.

 

추석날 신(申)시에 커피타임을 가졌다.

경식과 두아들, 공총장 가족, 오사장 가족과 미소, 모두 11명이었다.

새로운 인연의 덩치가 부풀어 나자 사무실 마련이 급선무로 떠올랐다.

오사장이 회사의 빌딩을 한층 내 주겠다고 했다.

한 층의 실평수는 거의 200평 가까이 됐으므로 2억 보증금에 2000만원은 할 것이었으나 절반의 조건으로 사용키로 했다.

<오사장님, 가능하면 7층이나 9층을 주십시오>

"그렇게 하겠습니다."

 

<자, 추석날이지만 우리가 모이면 계수지공(癸水之功)공부는 해야합니다>

호흡에 이어 명리를 공부했다.

<추석인 오늘의 기운은 병신(丙申)년, 정유(丁酉)월, 경자(庚子)일인데 시는 언제가 가장 좋겠습니까?>

 

공총장은 알아도 입을 닫고 있었고 경식의 가족은 문외한이라 벙어리가 됐으며 방여사 가족은 실력이 모자라 멋 적은 웃음만 흘렸다.

<성은이와 미소도 모르겠는가?>하고 묻자 둘은 민망해 했다.

<아니 이렇게 쉬운 것도 몰라? 경자일의 시는 ①병자, ②정축, ③무인, ④기묘, ⑤경진, ⑥신사, ⑦인묘 ⑧계미 ⑨갑신 ⑩을유, ⑪병술 ⑫정해가 있는 것은 알겠지?

년과 월에 병과 정이 있으니, ①,②,⑪,⑫는 일단 제외하고 ⑤,⑥은 일주가 경자이니 쓰기 어렵지?

⑧은 경금봉계수(庚金逢癸水)면 필부(必腐)라 하였으니 못쓰고, ④도 썩었으니 남은 것은 ③,⑦,⑨,⑩ 일세>

이때 방여사가 손을 번쩍 들더니 벼락같이 외쳤다.

"아, 알겠다. 갑신(甲申)시로구나"

그러자 공총장이 "정답"하며 맞장구를 쳤다.

 

<좋은 시는 아무리 안 좋은 날이라도 1개쯤은 나보고 운명적으로 썩은 날에 태어나도 좋은 시를 얻고

어느정도 대운의 흐름이 돌아오면 말년의 삶과 후손은 좋을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아무리 좋은 명으로 태어났어도 대운의 흐름과 조상의 덕이 맞물리지 않고 좋지 못한 후손이 태어나면 비참한 인생이 되고 말 것입니다>

 

경식과 두 아들은 학교 공부는 탁월했지만 계수지공에는 둔재였다.

눈만 꿈벅이다가 가장 먼저 일어났다.

경식의 큰 아들은 미소에게도 끊임없이 눈길을 보냈고 먼저 일어나는 것이 아쉬운 듯 했다.

방여사는 "오늘 명리공부는 참 좋았습니다"하며 「하와이안 코나」를 한봉지 내놨다.

하와이안 코나, 블루마운틴은 커피 중에서는 명품에 속했고 내가 유난히 좋아하는 것이기도 했다.

 

<어머니 혼자 계실테니 먼저 일어서시게>

미소를 쫓다시피해 보냈고 공총장은 눈치를 보다가 오사장과 내가 할 얘기가 있음을 짐작하고 일어섰다.

오사장과 방여사, 성은이가 남았을 때 "상해에 문제가 생겼습니다"하고 오사장이 말했다.

 

한정희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보험설계사·택배기사 등 노동3권 보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 특수형태 근로자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교섭을 통해 권익을 보호받을 것 259명 36%
  • 4대 보험 적용 등 고용주의 부담이 늘어나면 일자리가 되레 줄 수도 우려 455명 64%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