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대박 날려면 재능을 훔쳐라

입력 2017-02-17 16:21 수정 2017-02-17 16:21
# 2월은 졸업 시즌이다.내가 사는 동네에 있는 고등학교 정문앞 현수막 거치대에는 제법 요란하다.개교 10년째를 맞아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서울대에 수시로 3명씩이나 합격시키는 기염을 토했다.평소 같으면 고작 한 명 정도에 그쳤는데 웬걸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였으니 학교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늦은 밤까지 대형 현수막은 물론 LED 전광판에도 합격자 명단을 올려놓는 바람에 이곳을 지나는 동네 사람들은 물론이고 게임에 빠진 우리 집 큰 녀석 역시 알 정도였다.한편으론 지금 이 시각에도 취업을 못한 채 알바를 전전하는 청년 실업자들이 넘쳐나고 있는 현실에서 이런 통계가 무슨 소용인가 싶었다.언제까지 동네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서울대 타령이나 하고 맞짱구 치는 것이 과연 맞는지 좀처럼 이해가 되질 않는다.물론 나 같은 부모들의 심정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과도기에 놓인 점은 인정하나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가 못한 형편이니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 매번 들곤 한다.

 

고향이 대전 출신인 배우 송중기는 <태양의 후예> 인기로 명실상부한 CF 제왕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광고 몸값은 1년 계약 기준 10억 원에 달한다. 맥주, 항공사 등 10여 편의 광고로만 무려 10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얻은 상황이다. 더 놀라운 점은 아시아 각국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이다.현재는 사드 배치로 어수선하지만 그 전만 해도 송중기의 중국 예능 프로그램 1회 게스트 출연료는 대략 2~3억원이었고, 장쯔이와 함께 발탁된 화장품 모델료는 2년 계약에 40억원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중화권 팬 미팅으로만 35억원 이상의 수입을 예상했다. 심지어 중국의 모 화장품 브랜드에서는 모델료로 100억을 제시했다는 소문도 들린다.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한류 스타가 된 송중기는 최근 스마트폰 광고모델로 활약중이다. 업계에서는 송중기가 이번 광고 수입으로 연간 40억원을 챙길 것으로 예상했다.이는 한류 스타 배우 이민호, 김수현보다 높은 편이다.이런 송중기를 영입할 수만 있다면 무려 200억 원의 계약금 정도는 기꺼이 지불하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는 중국 기획사들도 적지 않아 송중기의 중국행 계약은 좀 더 지켜볼 일이다.

 

한편, CF 스타 설현이 광고 수익과 콤플렉스에 관련해서 남모르게 속앓이를 해온 사연이 전해져 눈길을 끌었다.얼마 전 방송된 KBS 예능 프로그램에서 걸그룹 에이오에이(AOA) 설현과 연예인들이 출연해 자신의 입담을 뽐냈다. 이날 최고의 관심은 단연코 CF 퀸으로 높은 주가를 누리고 있던 설현이었다. 그러나 그는 몇 십억 단위로 알려져 있는 엄청난 광고 수입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극구 부인했다.사실 알고보면 최근 단기간내 단독 CF 10개와 팀 CF 12개로 총 22개 광고를 찍으며 광고 퀸 2위에 올랐다. 28개를 찍은 ‘응답하라 1988’의 주인공 혜리보단 적었지만 12개를 찍은 가수 수지보다는 월등히 많았다.한 매체에 따르면 무려 300억 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 미국에선 대학입학 대신 배관공을 선택한다면 연 6000만원의 학비를 버는 셈이다.재미있는 사실은 배관공이 100대 유망직업 가운데 하나로 뽑혔다는 점이다.전 뉴욕시장이자 억만장자인 마이클 블롬버그는 “학업 성적이 결코 뛰어나지 않다면 배관공이 최고의 직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다시 말해서 ”거액을 들여 유명 사립대 경영대학원에 진학하지 말고 배관공이 되는 것이 더 많은 돈은 버는 길“이라고 강조했다.데이비드 쿨벤스타인 칼라일 그룹 최고경영자 역시 ”대학에서 학위를 취득하면 반드시 사회에서 최고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미국인은 더이상 믿지 않는다“고 덧붙였다.지금 이 시각에도 자녀를 대학에 보낼까 아니면 기술자로 만들까 둘을 놓고 고민한다면 신중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그래서 간단히 계산을 해봤다.

 

미국의 명문대 하버드는 대학 등록금이 연간 5500만원에서 6600만원 가량 드는데 차라리 대학에 가지 말고 일찍이 사회에 진출하면 그 돈을 아낄 수 있다.특히 미국은 한국의 아파트 문화와 달리 단독주택들이 많은데 기술자를 한번 부를 때 마다 최소 100달러가 소요된다.게다가 왠만하면 재건축을 하지 않고 낡고 오래된 집을 수리하는 탓에 하자문제가 늘 끊이질 않는다. 특히 미국 배관공의 일이 많을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수많은 전선들과 파이프들이 배관에 엮어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위 잘나가는 배관공 사장은 여러 직원들을 거느리며 수 억원대 연봉도 가능하다.그래서 미국에선 자녀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직업이 다름아닌 배관공이란다.

 

# 중국 최고 부자인 마윈의 성공비결은 한마디로 ‘3무(無)’였다. 그가 펴낸 <마윈처럼 생각하라> 책에도 자세히 기록돼 있다.어쩌면 이런 세 가지 결핍이야말로 오히려 성공의 원천이 됐다는 것이다. 무슨 얘기냐면, 돈이 워낙 없었기에 한 푼의 돈이라도 귀하게 여겼다는 점이다.또한 IT 기술에 무지했기 때문에 이 분야 최고 인재를 등용했을 뿐만 아니라 초보자들이 이해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게다가 평소엔 특별한 계획마저 세우지도 않았다.마윈에겐 당시 상황에 맞는 유연한 대응만이 가장 확실한 계획이었다. 그래야 급속도로 변하는 세상의 물결에 적극 대처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그렇다고 변변한 관시(關係)마저 없었다.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삼수 끝에 정원 미달의 이름없는 항주 사범대에 입학했다. 졸업 후 번번이 취직시험에 떨어졌고 생계를 위해서 관광 가이드와 영어 과외교사를 전전했다. 그러나 마윈은 통찰력과 결단력이 있었다. 36살에 세운 전자상 거래기업인 알리바바(阿里巴巴)는 당시 부동의 세계 1위였던 미국 아마존을 밀어냈다.결국 중국 온라인 쇼핑시장 90%를 이미 장악했다. 이어 뉴욕 증시에 상장해 대박까지 터트렸다. 이 과정에서 중국 최고 부자가 된 건 뭐라고 해도 재일교포 3세 출신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도움이 컸다. 마윈은 처음 만난 자리에서 단 6분 만에 손 회장에게서 578억 달러 투자를 이끌어내는 수완을 발휘하는 기염을 토했다.

 

# 지난 1950~1960년대에는 먹고 사는 것 조차 힘들었던 시대였다.하루 두 끼를 멀건 스프로 때우며 무대에 올랐던 ‘딴따라’ 이순재는 이젠 연극계의 전설이 됐다.당시엔 배우를 ‘딴따라’로 생각하고 평가 절하했고 주변에선 손가락질 해대며 비아냥거리기 일쑤였다.하지만 자신이 한번 보고 홀딱 반한 <햄릿>에 무일푼으로 연기를 도전한지 어느 새 데뷔 60년이 되고 말았다.우연한 기회에 호기심으로 시작한 연극 인생이었다.결국 ‘연기’라는 대학에서 모진 인생철학을 배웠고 소소한 행복까지 누려 많은 후배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다.결국 대학에 목매는 현행 교육제도를 바꾸지 않으면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지금처럼 대학의 서열이 존재하는 한 어떤 노력도 물거품이 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이치다.어떤 수단과 방법을 써서라도 명문대 입학을 위해 몸부림치는 상황에서 공교육 정상화를 제아무리 외쳐본들 모두 소용없는 일이다.이런 대학 서열화는 ‘스카이(SKY)’ 대학을 시작으로 ‘서성한중경외시’ 순서로 왠만한 자녀들과 학부모들도 다 외우고 있을 정도다.오히려 이런 순위를 매기고 조장함으로써 대학의 우열화를 부추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고 있는 상황에서 어린 자녀들이 모두 공부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공부말고 다른 재능과 끼도 있을 수 있고 아니면 기술에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등 실로 다양하다.아직도 진로교육을 상담할때 진학 및 취업 방향으로 틀어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획일적으로 대학 입학만을 고집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은 일이다.공교육 시스템 개혁도 중요한 일이지만 무엇보다 나 같은 부모들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무슨 얘기냐면 엄청난 변화의 물결 속에서 살면서 어쩔 수 없이 사교육에 내던지는 잘못된 관행부터 집어 던져야 한다.유행처럼 남들이 하는 사교육부터 당장 끊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경기 침체속에서 한 달 생활비의 30% 이상을 지출하는 사교육비 지출이야말로 득(得)보다 실(失)이 많아 노후준비는 아예 꿈도 꾸지 못하는 서글픈 상황이다.이젠 주변의 시선과 부모의 지나친 욕심과 기대에서 벗어나 자녀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 및 진로지도가 매우 절실한 상황이다.

 

한마디로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소비하고 취업도 안되는 대학에 보내지 않을 용기가 필요하다.거듭 말하지만 부모가 주위의 시선을 싹뚝 자르고 소신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점이다.지금 당장 우리 부모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긴 호흡을 갖고 냉철해지지 않으면 안된다.자녀들은 부모의 욕심에 이끌린 채 돈 먹는 학원을 전전하는 공부하는 기계가 절대로 아니다.다가오는 미래에 통찰력과 창의력으로 새로운 공부에 나서야 한다.아무튼 현재의 시스템으론 죽도 밥도 안되니 비정상적인 사교육을 하루빨리 뿌리 뽑아야 한다.이 대목에서 그의 정신이 빛난다.‘딴따라’ 팔순의 이순재는 언론 통폐합 시절 일거리가 없어 스트레스를 엄청 받은 것도 사실이지만 절대로 연극을 그만 두겠다는 생각은 안했다고 한다.오히려 배가 고플수록 끝장을 보겠다는 한결같은 다짐으로 연극무대에 기꺼이 올랐단다.이젠 세상이 점점 변해가고 있다.우리 귀한 자녀들 각자가 가진 다양한 재능과 끼로 무한정 꿈을 펼쳐 나가길 아버지의 심정으로 뜨겁게 응원해 본다.도대체 그 놈의 대학이 뭐길래.

 
윤국열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키움에셋플래너 경제교육 본부장
•경실련 상임집행위원 / 대전참여연대 집행위원
•법무보호복지공단 사회성향상 교육위원
•대전시 시민행복위원회 위원
•ING life 부지점장 / Allianz Life 지점장 / TNV advisor 본부장
•대전대학교 경제전문가과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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