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에 부동산 시행사를 운영하는 한 선배에게서 문자 메시지가 왔다.새해도 얼마남지 않았는데 묵은 때나 벗길 겸 온천 목욕이나 가자는 거였다.최근 갑자기 추워진 겨울 날씨탓에 방안에서 뒹굴뒹굴하고 있던 참에 잘됐다 싶어 목욕 타올등을 대충 챙겨 가지고 따라 나섰다.맨 중앙 온탕 안에는 언제부터 사람들이 모여 들었는지 좀처럼 자리가 나질 않을 정도로 붐볐다.TV에서 냉탕과 온탕을 여러번 왔다 갔다 하면 건강에 좋다고 들었던 기억 때문에 어지간히도 부산을 떨었다.70대 중반 쯤으로 보이는 어르신이 눈살을 찌푸릴 정도였으니 말 안해도 대충 짐작이 가고도 남았다.희한하게 그 날 만큼은 주변의 시선 따윈 일체 아랑곳 하지 않았다.나름대로 본전(?)을 확실히 뽑았다고 생각하고 나온 우리 일행은 옷을 주섬주섬 갈아입고 인근 수십 년 전통 맛집을 자랑하는 설렁탕 식당으로 발길을 옮겼다.다짜고짜 주문부터 하고난뒤 테이블에 앉자마자 가죽 지갑 한 켤레가 보였다.웬 떡이냐 싶어 대뜸 물어 보니까 얼마 전 중국 국제 쇼핑몰에 시장 조사차 다녀오던 길에 구입한건데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건넨다.다가오는 새해에는 제발 좀생이처럼 굴지말고 통 크게 돈 좀 많이 벌란다.누군 허벌나게 많이 벌고 싶은 마음이 없을까만은 워낙 내 그릇이 작은 걸 어찌할 재간이 없었다.

 

소문난 부동산 신탁회사 출신인 선배의 이야기를 들어본 즉, 지난해에 정식 오픈한 세계 최대 규모의 후난성 창사시에 소재한 모 쇼핑몰은 지상 26층 지하 3층 규모로 총면적이 55만㎡로 현재 세계 최대 면적의 건축물인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보다 넓다며 기겁하며 놀랜다.건축물 내부에 설치된 통로를 따라서 한 바퀴를 돌면 총 길이가 무려 38㎞에 달한다.이 곳에는 무려 2600대의 자동차가 수용 가능하고 동시에 건물 옥상에는 250대의 헬리콥터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헬리포트가 설치돼 있다고 전했다.설계의 핵심은 쇼핑몰 가운데 한 층을 K-POP를 비롯한 공연장, 화장품, 음식료, 게임, 콘텐츠등 한류(韓流, Korean wave) 중심의 전시 및 판매장으로 조성하겠다는 전략이었다.중국 쇼핑몰측 관계자로부터 초청돼 현장 답사를 다녀왔는데 그 방대한 스케일과 열정에 놀란 나머지 지금도 좀처럼 흥분이 가라앉질 않는단다.여태껏 크고 작은 부동산 사업을 한답시고 제법 흉내도 내봤다.하지만 이번 방문으로 엄청난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하는 선배는 설렁탕 진한 국물이 식은 지가 한참 지났는지 여종업원에게 뜨거운 육수를 다시 주문한다.

 

▷ 누구나 사업에서 멋지게 성공하려면 조금 전에 선배가 말한 ‘자극(刺戟, stimulus)’이란 것이 필요하다.결국의 이런 동기부여를 스스로 만들려면 자세를 바꿀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내면의 역량을 키우려면 자세를 360도 변신하지 않으면 안된다.성장을 하려면 우선 당장 자기 계발과 관련된 생각과 행동부터 달라져야 한다.보통 사람들은 잠재력을 겨우 10%만 사용한다고 한다.그러면 어떻게 해야 나머지 90%를 사용할 수 있을까에 대해 무척 궁금해진다.정답은 금방 말한 것처럼 생각과 행동을 당장 바꾸면 된다.그래야 자체 역량을 키울 수 있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게 된다.나는 당장 내 일을 돌아 보았다.주말에 하고 싶은 일도 많고 놀고 싶은 것을 꾹 참고 책상에 앉아서 하루 몇 시간동안 글쓰기도 해봤다.정작 착각했던 건 시간만 무조건 많이 확보한뒤 열심히만 쓰면 되는 줄로 알았다.그러나 굳어진 머리로 애써 노력을 해봤지만 바라던 효과는 별로 탐탁지가 않았다.어느 대목에선 주제의 범위가 느닷없이 넓어지거나 초점이 흐려지는 경우가 부지기수였고 특히 글이 워낙 평이해져 이렇다 할 특별함도 없는 밋밋한 문체 역시 문제 거리였다.매주 써야 할 글들이 기다리고 있지만 공감대 형성과 의미 전달 측면에서도 늘 제자리였다.그래서 나는 다시 시간을 갖고 촘촘히 살펴 보기로 했다.어떻게 하면 지금 나에게 가장 큰 효과적인 글쓰기가 무엇인지 말이다.결론은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했다.

 

▷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되고 나서 처음 드린 신년 예배에서 목사님 역시 올해 인생에서 중대한 변화를 가지려면 자발적인 동기가 필요하단다.지금까지 가던 길을 멈추고 새로운 직업과 다른 길에 도전할 때 반드시 점검할 것이 있다고 했다.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금처럼 살아왔던 생활 태도를 확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마치 시각 장애인이자 거지인 바디메오가 사람들에게 구걸하던 겉옷을 벗고 예수에게 달려갔던 것처럼 어제의 삶과 같은 태도를 버리고 새로운 옷을 입어야 한단다.고고학이 발견한 베데스다에는 두 개의 연못에 축구장만한 크기와 지붕이 달린 다섯 개 행각이 있었다고 한다.‘천사가 물을 움직일 때 먼저 들어가면 낫는다’는 연못 전설에 따르면 자신의 운명을 맡긴 사람들 중에 예수가 38년된 병자(病者)를 찾아간 적이 있었다.

 

그 병자는 어쩌면 현대인의 표상일 뿐만 아니라 평생을 무능하게 살았으며 경쟁사회의 패배자였던 셈이었다.이 대목에서 예수가 병자와 나눈 대화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네가 낫고자 하느냐’라는 질문에 대답을 다르게 할 수도 있다.각자의 소원이 분명하고 강렬하면 그 만큼 믿음과 기적이 일어날 것이고 소원을 먼저 확인하는 자만이 이룰 수 있는 법이다.경쟁에서 뒤쳐진 채 열등감과 패배감에 젖어 있다면 매일 치열하게 싸워봤자 도울 줄 사람도 없고 늘 실패로 끝나고 만다.지난 38년간 누워 있는 동안 의욕 상실은 물론이고 무기력과 자기 체념에 빠져 결국 일어나지 못했다.하지만 이젠 훌훌 털고 일어나서 첫걸음을 내딛어야 승리자가 될 수 있다.결국 내적 동기가 필요한 셈이다.더 나은 인격과 더 멋진 인생을 살려면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다.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신앙의 목적이 아닐까 싶다.

 

▷ 이 부분에서 한 산악인과 미켈란제로에 대한 이야기가 도움이 될 것 같다.북미에서 여성 최초로 에베레스트 산을 등정해 성공한 샤론 우드는 이렇게 말한다.“중요한 것은 흔히들 말하는 체력이 아니라 강한 정신력이다.내가 만들어 놓은 한계와 선입견이라는 장벽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그래서 이 장벽을 넘기 위해서 그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잠재력을 활용할 수 밖에 없었다.더욱 크게 성취할 수 있느냐 없는냐 여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오히려 언제 어떻게 성취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만 항상 고민했더니 어느 새 산 정상에 오른 것 같다”. 한편, 가장 위대한 예술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르네상스의 거장인 미켈란 제로가 모처럼 라파엘로의 작업실에 놀러 갔다고 한다.그는 라파엘로의 초기 그림을 한참동안 물끄러미 지켜 보더니 펜을 잡고 라틴어로 ‘암플리우스(Amplius)’라고 적었단다.그 뜻을 풀어보면 ‘더 크게’ 또는 ‘더 많이’ 라는 의미였다.결국 더 넓고 많이 생각해 보라는 따끔한 조언이었다.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라면 성장하고 성취할 수 있는 잠재력을 누구나 가지고 있다.결국 끝내 할 수 있다는 믿음이 그 길로 인도하는 것이다.무조건 생각을 바꾸면 가능하다.다만, 자신의 잠재력을 믿을 수만 있다면 실패를 발판삼아 역량을 언제든지 향상시킬 수 있다.희망찬 새해가 드디어 밝았다.어떤 상황에서 어떤 계기로 ‘자극’을 받을 지는 몰라도 그것에 무조건 감사할 일이다.내면에 잠자고 숨어 있는 잠재력을 키워서 내적 성장을 불러 오는 것은 각자의 몫인 셈이다.이 대목에서 결코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 절대로 배움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는 점이다.예전 직장에서 함께 일했던 화백이 연초에 건넨 낡은 소월 시집 표지에 적힌 ‘살아있는 자, 쓸쓸하고 눈부시다.그리하여 꿈은 꿈꾸는 자의 것이며, 미래는 미래를 믿는 자의 것’ 이란 글귀가 생각나는 정유년 아침이다.
윤국열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키움에셋플래너 경제교육 본부장
•경실련 상임집행위원 / 대전참여연대 집행위원
•법무보호복지공단 사회성향상 교육위원
•대전시 시민행복위원회 위원
•ING life 부지점장 / Allianz Life 지점장 / TNV advisor 본부장
•대전대학교 경제전문가과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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