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 - 내려놓기, 돌아가기, 올려놓기.

입력 2016-12-22 09:47 수정 2016-12-22 09:47
내려놓기.

멈춤과 휴식이 필요한 사회다. 차렷 자세는 쉬어 자세에서 나온다. 휴식을 하려면 무거우면 내려놓고, 막히면 돌아가며, 힘이 부치면 올려놓아야 한다. 들고 있는 물건이 무거우면 내려놓아야 팔이 빠지지 않고, 마음이 무거울 때 내려놓아야 사악해지지 않는다. 망나니 로봇을 통제하려면 전원(電源)을 내리고, 마음이 복잡하면 계산 스위치를 내려놓아야 한다. 감추려고 복잡하게 대응하면 더 조잡해지고, 무리하게 무너뜨리려고 하면 자기가 무너지며, 모순을 멈추지 못하면 화를 입는다. 복잡하고 답답할 때는 내려놓고 마음의 휴식을 취하자. 집착을 내려놓으면 또 다른 악수(惡手)를 막고, 이미 아닌 일에 미련을 내려놓으면 평온을 찾는다. 갈등이 생기면 (죄송할 일이 없더라도) ‘죄송합니다.’라는 말로 자기를 내려놓고, 고난이 생기면 ‘이것도 감사하다’라고 기대감을 내려놓자. 잘남과 비교의식을 내려놓고 욕심을 모르던 순수 본성자리로 돌아가자.

 

돌아가기.

새는 날이 저물면 둥지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고, 연어는 태어난 자리로 돌아가 대(代)를 이어주며, 우리는 지치면 진심자리로 돌아가 안식을 찾는다. 모든 것은 원점으로 돌아간다. 몸은 땅으로 돌아가고, 거짓은 진실로 돌아가며, 서운한 미움은 사랑으로 돌아간다. 자기 탓으로 돌리면 미움이 생기지 않고, 욕심을 다스리면 미궁에 빠지지 않으며, 항상 부족하다는 겸손함을 가지면 시기나 소외당하지 않는다. 바둑 프로는 복기(復棋)를 통해서 지난 게임을 살피며 내공을 쌓고, 우리는 자기 자리로 돌아가 자아를 살피고 덕을 쌓는다. 지나간 것에 집착하는 것은 도(道)를 갖고서 도(道)를 찾아 헤매는 모순이며, 이익 계산에 붙들리는 것은 씨앗 속에 씨앗을 심는 꼴이다. 피로가 쌓이면 자기자리로 돌아가 산만한 욕심을 멈추자. 판단이 흐려지면 잡것이 없는 순수근본으로 돌아가 양심과 직관을 지키고, 분노가 생기면 순수 마음자리를 찾아서 중심을 지키자.

 

올려놓기.

살다보면 자기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삶은 고행과 걱정과 시름의 연속이다. 걱정할수록 걱정거리는 더 늘어나고, 시름을 잡고 늘어질수록 시답잖아진다. 모르면 모른다고 답하고, 잘못이 있으면 시인하며, 부당하면 부당하다고 건의하자. 작은 시름이 생기면 단순하게 대응하고, 자기 의지와 능력을 벗어나는 일은 믿음으로 처리하며, 어찌할 수 없는 미련과 고통은 놓아주고 버리자. 일상에서 고통의 무게를 느끼면 내려놓고, 피할 수 없으면 받아들이며, 결정적일 때는 믿음의 기둥 앞으로 나가서 고민과 희망을 동시에 올려놓고 갈구(渴求)하자. 그리하면 하늘이 응답할 것이다. 그리고 헤쳐 나갈 힘과 용기를 달라고 기도하자. 벅찬 것은 내려놓고,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올려놓고 기다리자. 시름할 일이 생기면 붙들지 말고 바로 마음의 성전에 올려놓고, ‘어찌하오리까?’ 하면서 자신의 신에게 결재(決裁)를 올리소서!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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