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산에서 배우는 행복 - 홀로, 교감, 무아.

홀로 행복.

등산을 하면 3가지 행복을 체험한다. 홀로행복과 교감행복과 무아의 행복이다. 몸의 고통을 통해 자아를 찾는 홀로행복, 자연과 하나가 되는 교감행복, 자아와 산이 사라지는 무아(無我)의 행복을 체험하게 한다. 등산(행군)은 직접 움직인 거리만큼의 쾌감과 행복을 허락한다. 등산은 몸을 고되게 만들어 잡념을 분해하고, 물을 흡수하고 땀을 배설하면서 원초적 기쁨과 행복을 느끼게 한다. 산을 오르는 자에게 산은 체력단련장이고, 내려오는 자에게 산은 미끄럼 경사판이다. 산은 신중하고 건강한 생명체를 선택해서 키우고, 움직이고 활동한 만큼의 열매를 허용한다. 산이 장엄한 것은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고, 산골 노인이 행복한 것은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살기 때문이다. 산은 강이 아니고, 강은 산이 아니다. 남의 간섭과 시비에 흔들리지 말고, 건강한 몸과 당당한 맘으로 자기행복을 찾자.

 

교감(交感) 행복.

등산을 하면 우리는 독립개체이면서 서로가 엇물림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다.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히고, 쌓인 낙엽이 충격을 흡수하며, 꽃을 향한 감탄사에 꽃이 화답한다. 새소리와 물소리와 바람소리는 부딪혀도 즐겁다는 긍정의 파동이다. 봄 산은 꽃으로 긍정하고 여름산은 잎으로 긍정하며 가을 산은 열매로 긍정하고 겨울 산은 적막함으로 긍정한다. 행복은 즐거운 긍정(肯定)의 기운이다. 산은 메아리를 통해 교감하고, 자아와 타자는 사랑으로 교감한다. 겨울 산은 나목이 측은하면 눈꽃으로 꾸며주고, 우리는 서로의 부족을 따뜻한 사랑으로 채운다. 산과 산은 산맥으로 이어져 서로의 존재에 감사하며, 우리는 같은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버티는 자체를 감사하자. 행복은 내면의 기쁨이면서 상호 감응과 소통과 좋은 관계의 산물이다. 버리고 고행에 든 겨울나무처럼 현재의 자기를 긍정하고, 사랑으로 교감하여 서로의 행복을 만들자.

 

무아(無我) 행복.

산을 오르면 몸과 마음이 따로 놀면서 괴로움이 증가하다가 정상이 다가오면 표현할 수 없는 희열을 느낀다. 몸과 마음이 순간적으로 하나로 공명한다. 정상에 서면 해냈다는 성취감에 자기를 지키려는 자아의식과 구분의식이 사라지고 기쁨이 생긴다. 힘 든 날 산에서 자아를 온전하게 버릴 때 기쁨과 환희가 쏟아지는 것을 체험한 일이 있다. 무아는 날카로운 자기의식과 편을 가르는 구분의식을 스스로 죽일 때 도달하는 경지다. 무아의 상태에서는 서운함과 예민함과 자존심도 다 녹아버린다. 땅으로 돌아간 열매는 깊고 차가운 어둠속에서 봄을 준비한다. 우주의 시작과 끝은 인간이 알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 겸손해지고, 지금의 산은 고생대에 바다였다는 것을 알면 침묵하게 되며, 세상이 돌아가는 기본 공식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면 미움이 사라진다. 버리고 내려놓아 적막한 겨울 산처럼, 한 자리에 묶이지 않는 바람처럼, 자유로운 존재가 되소서!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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