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한 겨울 속의 봄

경식은 총알같이 날아 들었다.

훤칠한 아들 둘과 나타났는데 잘 생긴 아들들에 비해 경식의 모습은 좀 우스꽝스러웠다.

벗겨진 머리가 「문어 대가리」를 연상케 했다.

곧이어  오사장이 등장했고 공총장의 아들도 뒤를 이었다. 경식을 소개하면서 확실히 사무실이 좁다고 느꼈다.

 

모두들 박수로 환영을 표시했다.

조금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던 경식의 큰 아들은 장미소를 보고는 눈을 떼지 못했다.

얼굴은 상기 됐고 눈은 커져 버린 듯 했다. 첫 눈에 반한 현장이 됐을까?

미소는 방여사와 공총장 사이에서 미소를 띈 채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저녁에는 팥죽을 간단히 먹은 다음 갈비찜 파티를 했다.

갈비찜은 모처럼 내가 솜씨를 발휘했다.

찬 물에 담가 두었던 갈비를 식초에 우려 낸 다음 펄펄 끓는 물로 피를 완전히 제거했다.

마지막으로 황기, 당기, 감초, 녹용, 생각, 대를 많이 넣어 오래 끓인 물에 넣어 푹 삶아 냈다.

후추 넣고 볶은 소금과 겨자를 넣은 소스에 찍어 먹도록 했다.

 

갈비는 맛있엇고 기운은 충만했다.

“아니, 왜 이렇게 맛있습니까?”

“도대체 이게 무슨 갈빕니까?”

“맛으로 이런 황홀경에 빠져 보기는 처음입니다.”

저마다 한마디씩 했다.

<갈비 위에 닭고기, 돼지고기, 오리고기, 생선 등을 한약재와 조화롭게 먹으면 영양도 기운도 그만인 세상이 있습니다. 앞으로 틈나는대로 솜씨를 발휘하겠습니다>

식사 후 파인애플을 원당(정제하지 않은 설탕)에 절여 만든 발효식초를 뜨거운 물과 섞어서 마시도록 했다.

 

식사후 경식이 아들 둘과 맨 먼저 자리를 떴다.

경식도 그랬겠지만 나도 그랬다. 얼떨결에 오라고는 했지만 갑자기 찾아오는 바람에 분위기는 익숙치 않았음에 틀림없었을 터였다.

그 이질감의 본질은 부조화 때문이었고 그것은 옵션계좌 때문이었음을 깨달았다.

 

<아무래도 코스피가 빠질 것 같습니다. 1월은 기축(己丑), 2월은 경인(庚寅), 3월은 신묘(辛卯)이니 마른 하늘에 날 벼락치듯 하기 쉽습니다.

그렇다면 콜보다는 풋 쪽에 비중을 두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당장 연말에는 배당락도 있으니까요>

실제 기관은 풋을 사고 콜을 팔고 있었다.

<풋보다 콜을 아주 넉넉하게 팔아 주십시오>

신신당부를 했다.

 

동지 다음날부터 미소의 옵션계좌로 실전을 같이했다.

끙끙대다 시피했다.

그렇지만 자고 나면 계좌에는 돈이 불어나 있었다.

가치 소멸이 가져다 주는 대박의 현장을 체득하면서 미소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한겨울임에도 미소의 미소로 기강원은 마냥 봄인듯 했다.

 

한정희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