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갑목(甲木)은 우선적으로 화기(火氣)가 있어야 한다.

어떤 명이든 겨울엔 화기부터 있는지 살펴야 하는 것이다.

병화(丙火)가 있으면 일단은 안심이 된다. 그런데 손녀의 명에 있는 화기는 미(未)중 정화(丁火)가 있다.

이것으로는 거의 있으나 마나다.

겨울 갑목은 가지치기를 해야하므로 경금(庚金) 또한 필요한데 손녀의 명예는 신금(辛金)이 있다.

욕심많은 친구가 결코 만족할 수 없는 명이었다.

 

친구는 차관까지는 지냈다.

바람도 꽤나 피웠으므로 손녀의 명에 조상지업이 있음을 드러내고 있었고 일주 갑자는 기도 열심히 하며 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었다.

조상의 업을 지우며 살라는 하늘의 명을 알게 될지 모르겠으되 잘못풀리면 고약해질수도 있음은 설명해주지 않았다.

이름은 목(木) , 화(火), 토(土)로 풀면 최선이고 불이 많아야 하니 많을 다(多), 영화 영(栄)을 썼다.

손녀 이름도 못짓는 친구지만 자신은 무척 잘났고 스스로 대통령감 정도로 생각했다.

장관에 목을 매다 시피 했지만 결국은 못했었다.

 

친구가 승승장구한 것은 대운의 흐름이 30년 정도가 좋았기 때문이었음을 본인은 몰랐던 것이다.

고시합격과는 거리가 멀었고 아이디어가 필요하면 날 책사인양 써먹었었다.

목이 잘릴 위기나 대통령의 뜻을 헤아려야 할 대목에선 내가 구세주 역할을 해야만 했다.

친구가 하버드 유학을 남의 돈으로 하게된 것도 나의 도움때문이었음을 알고 있을까?

 

동짓날이 됐다.

동짓날은 기강원의 명절이다.

동지로 부터 낮의 길이가 길어지기 시작하니 일양시생 태음출(一陽始生 太陰出)로 새해의 시작인 것이다.

방여사와 박소선여사가 팥죽을 넉넉하게 가져왔다.

걸맞게 팥죽 파티가 벌어졌다.

반드시 새알심을 넣으라고 했더니 새알심만 몇 그릇을 따로 담아왔다.

옵션에 대한 실전강의에 이어 명리와 호흡공부 까지 했으므로 알찬 새해가 됐다.

 

<만약 오늘 아이를 낳는다면 몇시경이 좋을까요? 또 아들이 좋을지, 딸이 좋을지도 말씀해 보십시오>

하고 명리문제를 내 봤지만 명쾌한 답을 들을 수 없었다.

「강박사가 있었더라면......」

강박사가 그립고 아쉬웠다.

「잘있겠지」

 

동지의 명을 뽑았다.

<을미(乙未)년, 무자(戊子)월, 임신(壬申)일 맞게 뽑으셨습니까?

낮 12시면 병오(丙午)시니 끝내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들 이렇게 찾아내셨지요?>

아들보다는 딸이 명품이 될 수 있고 좋은 결혼과 좋은 후손이면 재벌탄생을 기대할 수 있음을 설명했다.

무자월이후 기축(己丑)월은 을미년과 천극지충이 되고 병신년이 되면 경인(庚寅), 신묘(辛卯) 월이 천극지충과 천합지합이 되니 흉할 것이며  개인적으로 일시가 그렇게 되는 경우는 정신병원이나 큰 교통사고, 지진 등으로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음을 얘기했다.

 
분위기가 좋았으므로 오사장과 공총장의 아들까지 조금 일찍 퇴근하고 기강원으로 오라고 했다.

"아무래도 사무실을 넓혀야겠습니다."

공총장이 말했다.

<때가 되면 그렇게 되겠지요>

이때 폰이 울렸다.

낯선 번호가 떴다.

"숙부님, 경식입니다. 아들들하고 찾아뵈어도 되겠습니까?"

공총장과 의논했다.

<먼 친척 조칸데, 인연이라고 이렇게 연락이 됐는데...... 오라고 해도 괜찮겠습니까?>

그러면서 설명을 덧붙였다.

<얼마전 공개했던 그 의사와 아들들입니다.>

"기운이 뻗치는 모양입니다. 오라고 하십시오"

경식에게 말했다.

<손님이 좀 있어, 낯가릴 처지는 아니니까 괜찮다면 오시게나>

"예, 알겠습니다."

 

한정희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