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축시(祝詩)

입력 2016-12-05 09:05 수정 2016-12-05 09:05
12월의 축시(祝詩)

신이시여!

뒤돌아봄에 아쉬움이 남고 내다봄에 두려움이 생기는 12월입니다. 마지막 남은 12월의 달력 한 장이 힘겹게 벽에 걸려서 가고 오는 해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겨울바람은 형체 없이 매섭게 불고, 생각이 다른 무리들은 맞바람을 일으킵니다. 쟁기는 거친 밭을 갈 때 더 빛났고, 물고기들은 얼음장 밑에서 숨을 쉴 때 더 강해지겠지요. 신이시여! 진리는 진실의 힘으로 이어가고, 힘은 기본과 원칙으로 유지되며, 진심과 정성이 감동을 창조하게 하소서! 당신의 따스한 기운을 부어주시어 부모를 위해 효도하고, 나라를 위해 충성하며, 이웃을 위해 따뜻한 마음을 나누게 하소서! 환경이 매섭고 시리며 추워도 심호흡으로 평정을 유지하게 하시고, 삶이 힘든 이들도 추위를 이기고 더 성장하여 내년도 봄을 더 빛낼 수 있도록 따뜻한 온기로 감싸주소서!

 

신이시여!

소리 없이 마무리하고 시작 없이 시작하는 12월입니다. 있음이 없음으로, 없음이 있음으로 순환되는 12월입니다. 나목(裸木)은 새봄의 순환을 믿기에 마지막 나뭇잎 하나도 미련 없이 겨울바람에 반납하고 있습니다. 겨울은 버리면서 가벼워지는데, 우리들은 더 두꺼운 세속의 옷을 입으며 무거워지고 있습니다. 너무 이른 추위에 못다 핀 꽃들은 마른 벽에 걸려서 존재의 흔적을 남기고, 우리들은 당신의 뜻을 따르고자 소리 없는 맹세를 남깁니다. 신이시여! 모든 생명체들이 저마다의 위치에서 묵묵히 버티게 하시고, 착하고 성실한 사람들을 가까이에서 응감하고 응원하시며, 마지막에 웃는 자가 승리자가 되게 하소서! 매서운 겨울바람이 흔들어도 주어진 큰 사명은 끝까지 놓지 않게 하시고, 겨울을 이긴 생명체만이 봄을 맞이하게 하소서!

 

신이시여!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구상하는 12월입니다. 지난 과거는 과거로 위대했고 현재는 현재로 가슴 벅차며 미래는 미래로 미지의 세계입니다. 하늘이 매서운 추위를 주는 것은 내년도 더위를 미리 이겨내라는 고난의 배려이며, 겨울 북극성이 더 밝게 빛나는 것은 어려울 때도 중심 방향을 잃지 말라는 응원의 뜻이겠지요. 빛이 밝게 빛나는 것은 자기를 태우기 때문이고, 현재 이 순간이 소중한 것은 현재만이 실체로 존재하기 때문이겠지요. 신이시여! 낮추고 용서하여 미움을 멀리하게 하시고, 나라지킴 용사들이 당신의 위대한 생명의 놀이터에서 안전하고 강건하게 복무하게 하시고, 국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당신의 거룩한 음덕을 베풀어 주소서! 한 해 동안 받은 은혜를 돌아보고 감사하며, 새해에도 도전정신과 도도한 기백으로 맞이하게 하소서!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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