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부자의 사다리는 ‘평판’이 먼저다

▷ 위대한 랍비가 임종할 무렵 그의 아들이 이렇게 말했다.“아버지 친구들 중에서 제가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는지 말씀 좀 해주세요” 알고 보면 그의 아들은 지역에서 꽤 유능한 청년이었다.그 랍비는 이렇게 대답했다.“아들아, 나는 너를 추천할 필요가 없다.왜냐하면 너에 대한 소문이 가장 좋은 소개장이니까 말이다” 이 대화에서 소문이 가장 좋은 소개장이라는 사실임을 확인할 수 있다.이처럼 ‘평판’이란 세상에 수천 장의 소개장을 뿌리는 것과 같다.그런 점에서 한 인간의 업적을 소문만큼 대변해 주는 것도 없다고 하겠다.그 이유는 산 정상에서 울리는 메아리처럼 넓게 퍼진다고 보면 되기 때문이다.

내가 십 여년째 알고 지내는 박사장은 악착같이 돈을 벌기 위해 부동산 중개 일을 시작했다.지역의 한 공업계 고교를 졸업하고 수차례 대학입시에 실패한뒤 전문대에 턱걸이로 입학했지만 중도에 포기했다.군대를 다녀와서 대학가에서 PC방을 비롯해 당구장, 술집등을 운영해 왔지만 결과는 매번 신통치가 않았다.그래서 한때는 용하다는 철학원을 다녀와선 개명을 해볼까도 생각을 해봤다.하루빨리 목돈을 벌어 폼나는 사업체를 운영해 보고 싶은 소싯적 꿈이 있었다.학력에 대한 콤플렉스 때문에 번듯한 대학졸업자 직원을 뽑아서 사장님 소리를 듣고 싶었다.하필이면 쑥쑥 커나가는 자식들 앞에서 고졸이라는 최종학력이 매번 걸림돌이 됐기 때문이다.그래서 오늘이라도 당장 돈을 왕창 벌어 넥타이 매고 출근하고 싶었으며 월말이면 남들처럼 멋진 식당에서 직원들과 어울려 회식 같은 분위기도 누려보고 싶었다.

그런데 당초 기대와는 달리 늘상 엇박자 인생이었다.50대 박사장은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히 잘 모르지만 의심이 부쩍 늘었다.가게 카운터를 점장에게 맡겨 놓고는 정작 본인은 경치좋은 골프장만 골라서 출입하기 일쑤였다.거래처 사장을 만난다고 거짓말 해놓고 마음껏 놀고 와서는 애꿎게 직원들만 달달 볶았다.하루 매상이 생각보다 적었느니 아니면 식재료를 너무 많이 퍼줬다는 등등 불평 투성이었다.하물며 퇴근하는 직원들의 주머니 검사도 하는 막돼먹은 주인이었다.영업장 안에 CCTV를 설치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아깝지만 비용을 지불한뒤 골프장에서 스마트폰으로 수시로 감시했다.별다른 증거를 잡지는 못했지만 그럴수록 직원들에 대한 불신은 날로 커져만 갔다.늘상 하는 직원관리가 대충 이런 식이었다.하는 장사마다 직원들의 올곧은 얘기를 경청하지 않았고 의심부터 한 까닭에 영업이 잘될 리가 없었다.결국 수 억대 손해를 감수하면서 까지 하는 말이 다시는 직원들 두고 장사는 안한다는 결론이었다.그리곤 혼자서 할 수 있는 부동산 중개업소를 차린 것이다.하지만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부동산 중개 일이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는 않았다.

여러 사업을 전전하면서 엄청난 빚을 지게 된 박사장은 본전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도무지 잠을 잘 수가 없었다.그런데 어디 세상 일이라는 게 자신의 뜻대로 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으련만 결코 순조롭지 않았다.거래한 부동산 물건마다 엄청난 수수료를 요구한 탓에 나중에 결국 문제가 터지기 일쑤였다.10억에 매각해 달라는 다가구 건물주에게는 본인이 15억에 팔아 놓고는 그 중간에서 5억을 몰래 챙기는 식이었다.나중에 터무니 없이 비싸게 건물을 산 매입자로서는 미치고 펄쩍 뛸 지경이었다.항상 중간에서 이런 식으로 중개를 한 탓에 착한 고객들과 분쟁의 연속이었다.사실 말이 나와서 그렇치 동네에서 아는 사람은 다 알 만큼 뻔뻔했다.얼마 전엔 모 산업단지와 인접한 토지 물건을 한 고객에게 소개했다.이번에도 역시 인정작업을 한뒤 받은 거액의 수수료가 화근이었다.토지를 매입할 때 신분을 감춘 고위 공무원은 법적조치를 하겠다며 덤비는 바람에 박사장은 그동안 욕 먹어가며 번 돈을 토해내게 될 상황까지 몰렸다.

매사에 정직하지 않는 박사장에 버금가는 송회장 역시 이 대목에서 빠지면 엄청 아쉬운 인물이다.그는 아예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었다.철저하게 이중적인 사내였다.지역 언론에서는 능력있는 CEO로 번듯하게 포장이 잘돼 있었다.매번 연말 이맘때면 여지없이 사회단체에 기부도 하고 지진같은 대형 참사가 발생했을 땐 영락없이 자신의 회사 직원들을 데리고 봉사도 하는 착한 기업임을 자부해 왔다.사실 알고보면 그 이면에는 떳떳하지 못하고 철저히 계산된 속내가 숨겨져 있었다.목욕 자재를 유통하는 회사 직원들로서는 수시로 변경되는 업무 탓에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다.어디 그뿐인가.50만원 이상은 무조건 본인의 결제를 받도록 사전에 지시를 해논 것은 물론이고 월요일 오전 회의부터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들을 쏟아내는 것이 다반사였다.싫으면 당장 관두라는 식의 제왕적 회사 문화였다.그런 탓에 이직률이 높고 임금이 터무니 없이 낮아서 동종업계에선 이미 소문이 자자한 회사였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그가 돈을 주고 맡은 사회단체 수장으로서 품위를 지키느라 돈을 잘 쓰는 CEO로 알려졌다는 점이다.하지만 실상은 완전 딴판이었다.비지니스 차원에서 거액 투자를 하고 얻은 완장을 이용해 회수를 할 참이었다.착한 직원들마저 CEO에 대한 미움과 멸시로 가득찼고 언제든지 회사를 떠날 각오가 돼 있었다.하지만 직원들의 능력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오로지 자신에게 충성을 다하고 돈만 벌어다 주는 그런 부하직원들이 필요한 셈이었다.한때는 노조를 일으키려다 무산된 일이 있었는데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결국 그의 독선적인 방식대로 처리했고 그래서 유능한 직원들은 거의 떠나고 말았다.가끔씩 외지에서 공장견학을 하겠다며 다른 회사 직원들이 올 때는 그야말로 전 직원이 총비상이다.볼썽 사나운 것은 온화한 표정을 짓고 직원들의 사회복지를 가장 우선으로 여긴다며 말하는 그의 얘기를 함께 듣고 있노라면 그 상황이 답답할 뿐이다.

▷ 리더라고 하면 좋은 성품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어떻게 믿음이 가지 않는 사람과 어울려 함께 일할 수 있단 말인가.그렇다고 해서 동료들에게 아니면 리더에게 무조건 의지해서도 안된다.중요한 것은 자신이 더욱 분발해야 한다는 점이다.환경이 나쁘다고 해서 또는 리더가 나쁜 성품을 지녔다라고 하더라도 본인 스스로가 좋은 성품을 가지도록 한다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인생의 주인공은 결국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내 주변을 돌아보면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사람을 종종 본다.고객은 물론이고 동종업계에서도 칭찬이 자자하다.그러나 절대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는데 그들도 가끔은 실수를 저지른다는 것이다.공개 석상에서 아니면 개인적인 자리에서 본인의 의사와 틀리다며 돌발행동을 하는 경우를 본다.

물론 일이 잘 안 풀리다고 해서 아니면 자신과 견해가 다르다고 해서 정상적인 행동을 벗어날 때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는 법이다.그런 상황이 발생이 되면 얼마 못가서 인간관계가 끊어질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평판’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결국 직업에 대한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성품을 쌓는데 등한시 한다면 결국 심하게 흔들리는 법이다.이 글을 쓰는 지금도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그건 실력보다는 인성(人性)이라는 점이다.그러니까 사람 됨됨이가 대단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결코 부인할 수 없다.겉으로 아무리 좋은 행동을 보여줘도 내면의 동기가 불순하면 성장은 결코 오래가지 않는 셈이다.

평소에 돈과 부자에 대해 연구를 하는 나로서는 돈을 많이 벌었다는 것이 곧 인생에서 성공했다고 해석하지는 않는다.그래서 세상은 공평하지 않을까 싶다.가진 돈 숫자를 가지고 성공의 순위만를 매긴다면 과연 이들이 진정 행복할 수 있을까 의문마저 든다.주변에 돈을 제아무리 많이 벌었지만,말년에 행복한 가정을 지키지 못한 채 건강을 잃고 친구와 지인들에게 배신당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연들을 많이 지켜보곤 한다.

결국 성공하려면 내면부터 잘 갖춰야 한다.내면의 승리야말로 진정한 승리인 셈이다.게다가 인생이라고 하는 장거리 경주에서 완주하려면 무조건 성실해야 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단지 많은 돈을 소유했다고 해서 인생을 잘 살았다고 자부할 일도 더더욱 아니다.반듯한 마음을 채우는 것이 지름길로 가는 첩경이다.겉과 속이 다른 채 인생의 외적인 부분에 치중한 나머지 마음속에 미움과 멸시로 가득차면 평화는 그렇게 오래가지 않는 법이다.먼저 내면을 갈고 닦아서 좋은 성품을 길러놔야 한다.그래야 언젠가 내게도 부와 명예가 굴러 들어왔을 때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미리 방지할 수 있다.결국 그런 운명을 가질려면 지금 당장 내 좁쌀같은 마음부터 잘 다듬을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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