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여유.

여유가 실종된 세상이다. 여유는 마음과 시간과 공간의 3부 합작 행위예술이다. 느슨하고 넉넉한 마음 여유는 감성과 사랑을 만들고, 쫓기지 않는 시간 여유는 일의 우선순위를 식별하여 효율을 만들고, 크고 장대한 공간 여유는 포용력과 생각의 부피를 키운다. 여유 있는 사람은 넉넉하고 느긋하여 서두르지 않고, 독립체로 존속하기에 어떤 공간에서도 당당하다. 여유는 학습으로 얻는 품목이 아니다. 여유는 상대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고, 한 박자 쉬면서 주변과 반대편을 살피며, 절제력으로 욕심을 조절할 때 생긴다. 거친돌을 조약돌로 다듬는 것은 부드러운 물결이고, 거친 자기를 다듬어서 미움보다 감성과 사랑을 선택하게 하는 것은 마음 여유(餘裕)다. 말은 그냥 소리가 아니라 운명을 좌우하는 파동이기에 여유를 갖고 천천히 말을 하자. 자연에 순응하는 야생초처럼 있는 그대로의 여유를 부리고, 스스로 빛을 내는 태양처럼 자기 의지로 감성과 사랑의 여유를 부리자.

 

시간 여유.

마음의 여유가 있어도 시간이 없으면 여유가 생기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시간용량은 같지만 시간사용법에 따라 부족하기도 하고 남기도 한다. 꼭 필요한 일을 하고, 매사를 긍정으로 맞이하면 시간은 부족하지 않다. 매사를 긍정하면 비난할 일이 줄고, 개체의 자유의지를 존중하면 지배와 통제로 인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시작을 서두르면 방향을 오판하고, 진행을 서두르면 일들이 부실하며, 마무리를 서두르면 유종의 미를 잃는다. 예민(소심)함과 열등(피해)의식, 체면(형식)과 조급성, 감성결핍과 질투 등 부정 의식은 시간을 잡아먹는 뱀파이어다. 칭찬과 인정(人情), 남에게 피해를 안 주고 배려하려는 고등 정신은 서로의 여유를 보장한다. 어제의 하루를 돌아보자. 불필요한 일을 선택해서 다투고, 안 해도 되는 일로 불편했다면 과감하게 멈추고, 해야 할 일이라면 마음 여유를 갖고 야무지게 하자. 부모님 살아 계실 때 부모님을 위한 시간을 배정하자.

 
공간 여유.

시간 여유가 선택의 여백이라면 공간 여유는 생각의 부피와 포용의 여백이다. 크고 장대한 공간 여유가 없으면 결핍을 느끼고 자기중심으로 흐른다. 몸은 현재 공간의 지배를 받아도 마음만은 막힘없이 자유로워야 한다. 큰 보호를 받고 있다는 선민(選民)의식과 잘 되리라는 신앙적 믿음으로 마음의 여유를 찾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당당히 세상 밖으로 나가자. 천만인 앞에 서더라도 한 번에 볼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뿐이기에 현재 만나는 사람에게 집중하자. 포장된 여론에 속지 말자. 입체적 판단과 차분한 검증이 없으면 스스로 편견과 분노와 우상을 만들고, 나중에 실체를 알면 속은 것을 후회하게 된다. 이왕이면 밝고 개방된 공간을 선택하여 좋은 기운을 받고, 진실과 진리와 용서가 함께 하는 믿음 공간을 넓혀서 심신을 여유롭게 하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마음 여유를 챙기고, 미움과 상대 지배를 포기하여 시간여유를 벌고, 초월적 공간 여유로 불가능도 기적으로 만드소서!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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