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지역연구와 새로운 방향성

입력 2009-12-18 09:31 수정 2009-12-18 13:31


<중앙아시아  지역연구와 새로운 방향성>

  1991년 소연방이 붕괴된 이후 중앙아시아는 세계 지도에 새로운 민족국가로 출현했다. 이 역사적인 사건 앞에서 국제사회는 충격에 휩싸였다. 과거 거대한 제국주의 국가인 러시아와  소비에트 체제가 해체되고 소위 ‘포스트 소비에트’ 지역에 15개의 새로운 공화국이 탄생하였던 것이다. 중앙아시아는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와 미국, 중국, 서방 등 강대국 등의 국가전략의 핵심 지역으로 부상하였다.

 이곳의 지정학적, 지리학적 중요성은 매킨더(Halford Mackinder)에 의해 이미 1904년에 소개되었는데, 그는 해양을 지배하면서 세계의 중심 국가의 지위를 누린 나라(예: 영국)의 시대는 철도 등 육상교통의 발달로 인해 지나갔으며, 이제는 대륙, 특히 유라시아 대륙을 지배한 나라가 역내 방대한 부존자원을 이용함으로써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였다.

  중앙아시아는 고대부터 현재까지 동양과 서양, 유럽과 아시아, 북반부와 남반부, 기독교와 이슬람이 교차하는 지정학적인 핵심 지대이다. 이 지역에서 강력한 세력권을 구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국제관계의 변수가 되고 있다. 만약에 미국 또는 러시아, 아니면 유라시아의 특정국가가 중앙아시아를 장악할 정도의 지배력을 갖게 된다면 그것은 강대국의 세력재편을 의미할 것이다. 
 
  현재 중앙아시아 각국은 소련 연방의 해체 이후에는 친서방의 국가전략을 추구한 경향이 있었지만, 현재로는 일반적으로 친 러시아 국가전략을 채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과거 이 지역에서의 지배적 영향력을 회복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중앙아시아 지역을 놓고 벌이는 정치적 , 국제관계적 헤게모니 경쟁을 두고 ‘신 거대게임’이라고 부른다.

  국내에도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산업계와 학계, 그리고 공공기관에서는 다양한 중앙아시아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한-중앙아시아 포럼, 한-중앙아시아 투자 포럼 등은 국내에서 여전히 중앙아시아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례로 지적된다. 학계에서도 다양한 학술대회 및 세미나가 관련 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개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에 필자가 속한 연구소와 다른 학회가 공동으로 중앙아시아 국내 학술대회를 개최한 점을 들 수 있다.

  2009년 10월 17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한국슬라브학회, 현대중국학회, 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중앙아시아 국내학술대회’ (주제: 중앙아시아 연구의 학적 체계화)가 열렸다. 이 학술대회는 중앙아시아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단체와 학회가 공동으로 추진하였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가 있고, 중앙아시아 연구의 다양한 측면을 논의하는 담론의 장으로서 중앙아시아 지역 연구의 지평을 확대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대회에는 총 9개의 세션으로 구성되었고, 매 세션마다 3개의 주제로 이루어져, 총 26개의 발표 제목을 가지고 활발한 토론이 진행되었다. KIEP 세션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앙아시아 경제 전망, 중앙아시아의 자원 개발과 한국의 접근 전략 등 경제 분야를 중점적으로 학술 논의가 진행되었다. 현대중국학회는 중국의 대중앙아시아전략과 동투르키스탄 문제를 다루었고, 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 HK 사업팀에서는 중앙아시아 체제, 일상사, 이슬람 문제에 대한 논의를 세션 주제로 정하였다. 한국슬라브학회 에서는 2개의 세션을 마련하였는데, ‘한국의 중앙아시아 연구: 현황, 지정학적 접근, 이슬람의 이해’와 ‘투르크메니스탄의 이해 : 역사, 외교정책, 에너지. 환경’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되었다.

  이러한 학술대회의 개최로 국내 중앙아시아 연구자들과 중앙아시아 지역에 관심이 있거나 중앙아시아 지역을 전공하는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이 중앙아시아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비전을 발견할 수 있는 활발한 토론의 장이 되었다. 학문 후속세대에게 중앙아시아 연구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 중앙아시아 연구의 토대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2009년 봄 중앙아시아 방문으로 한국과 중앙아시아 국가 간에 외교, 경제 분야의 협력이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관련된 주제로 세션을 구성하였고, 역사, 문화, 정치 경제, 그리고 특정한 국가에 대한 전반적인 주제를 가지고 토론함으로써, 매우 건설적이고 발전적인 논의가 진행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중앙아시아 지역 접근에는 여러 가지 한계가 있다. 특히 에너지 분야 등 경제 분야에서 한국과 카자흐스탄, 한국과 투르크메니스탄의 에너지, 가스 협력이 지지부진한 실정에 있다. 어떤 하나의 특정 국가와 경제 분야의 협력을 잘 이루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문화 교류는 필수적이다.  
   
  학문과 문화교류를 통해서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한 점진적으로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은 장기적인 대외관계의 협력을 위해서 매우 중요한 일이 된다. 앞으로 중앙아시아 진출은 공공기관이나 산업계 뿐 만이 아니라 학계에서 활발히 이 지역에 대한 연구가 선행이 될 때에 더욱 더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는 한양대학교 아태지역연구센터 HK 교수로 복직중.
현재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유라시아 관련 연구에 전념하고 20편의 논문을 학술지에 발표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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