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진정한 소통은 어디서부터 출발하는 것일까?


  사람들 간의 소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당연한 것이겠지만 아마도 그것은 서로의 지식, 경험, 생각들을 함께 공유하는 것이지 않을까 합니다. 이것이 소통의 근본적인 목적이기도 할 것입니다. 이러한 공유의 방식에는 두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상대편 생각에 그대로 쏠리는 것입니다. 영어로는 radical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상대편의 생각을 무조건 인정하고 그대로 따르는 것이죠. 또 한 가지 방법은 egological한 방식입니다. 즉 상대편의 입장이 되어 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해보려고 하는 방식입니다. 어쩌면 후자가 바로 경청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점점 더 경청하는 능력은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참을성이 없어졌다고 해야 맞을까요? 어떤 철학강사가 공자님이 세대별 덕목을 얘기한 것은 그 나이대가 되면 그렇게 된다는 것이 아니라 그 나이대에 그 부분이 가장 시급한데 실제로는 약해지니까 그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라고 말하는 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60대는 ‘이순(耳順)’으로 이는 남의 말을 잘 들으라는 얘기이지만, 실제로는 60대 정도가 되면 가장 경청이 안되기도 할 것 같습니다. 인생에서 경험하고 체득한 지식들로 인하여 자신의 관점이 너무 분명해지기 때문에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고 하는 세대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진정 경청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남의 생각과 나의 생각의 합치에 이르려고 하는 노력의 한 측면으로 보는 것이 맞지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그냥 꿋꿋하게 듣는 척하면서 결국은 자신의 생각만을 얘기하는 것은 경청은 아닐 것입니다. 특히 자신이 여러가지 면에서 앞에 있는 사람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 사람의 얘기는 안듣게 되며, 그냥 자신의 지식을 돋보이려고 하는 말만 하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하지만 소통 과정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의 생각에  대한 공유일 것입니다. 이전의 컬럼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세상에 정답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그래도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보죠. 어떤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가는 방법의 가장 빠른 길이 기존에 A라는 길로 존재하고 있었다고 합시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그보다 더 빠른 길이라며 B라는 길을 제시했는데, 실제로는 A보다 먼 거리였던 것이죠. 하지만 그 길을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고 믿고 따랐고, 세월이 흘러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B의 길은 더 단단하게 닦여지게 되고, A길은 사람들이 더 이상 다니지 않아 숲이 무성해져서 사람들이 다니기 어려운 길이 되어버린 것이죠. 자, 이제 실제로도 B길은 A길보다 빠른 길이 되어버렸고 그것이 정답이 된 것입니다.

  이런 논리에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이처럼 진실이란 사람들이 얼마나 그것을 함께 믿고 있느냐 하는데 있을 수 있습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10년전 경험을 가지고 어떤 일에 대해 특정한 정답이라고 우기고 있다면, 이미 상황은 바뀌었을 수 있고 새로운 답이 사람들 사이에는 공유되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나이가 들어갈수록 예전의 경험, 예전에 얻은 지식들에 사로잡혀 우리는 누군가에게 그것을 강요하고 있지 않나 합니다. 이럴 경우 진정한 소통과 공유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반드시 나이때문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지식을 많이 쌓고 경험을 많이 하는 것이 어쩌면 소통에서는 반드시 긍정적인 효과만을 주는 것은 아닐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소통의 문제는 스킬의 문제만이 아닐 수 있습니다. 오히려 소통의 벽이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에서의 차이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차이는 의도적으로 조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차이를 인정하고 상대방의 지식과 경험을 존중하며 서로 공유하고자 하는 마인드가 먼저 선행되어야 합니다. 즉, 진정한 소통은 스킬이 아니라 마음을 열고 공유에 대한 의식, 관점, 철학 등에서 비롯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감명깊게 읽었던 책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소개하는 것은 아마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갖게 하여 서로 통하는 맥락을 조성하자는 무의식적인 의도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조직에서 하는 많은 교육들은 구체적인 기법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떻게 질문을 하는 것이 좋은가?, 어떻게 칭찬하는 것이 좋은가? 그리고 이것들의 매우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하기도 합니다(예를 들어 칭찬 3번에 꾸중 1번 등). 물론 이 또한 중요한 부분일테지만, 조직에서 진정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고자 한다면 그보다 먼저 서로가 공유의 철학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항상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은 정답이 아닐 수 있다는 것, 그래서 그것을 누군가에게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마음 속 깊이 자신의 소통 철학으로 확립하고 있어야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현재 HRD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며, 대학에서 심리학, 대학원에서 HRD를 전공하였으며, 쌍용그룹 중앙연수원, 쌍용정보통신㈜잠실교육센터장, 삼성SNS㈜ 인력개발파트장 등을 거쳐 현재는 HRD 전문컨설팅기관인 ㈜하나기업컨설팅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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