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컬럼을 게시합니다. 최근 컬럼의 성격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다가, 지금부터는 HRD에 대해 좀 더 많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을 생각하며 글을 올려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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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RD의 학문적 위상에 대한 생각에 앞서, HRD 실무 분야에서 오랜 기간 동안 일하고 있는 본인으로서는 HRD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좀 더 확산되고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먼저 갖게 된다. 실제로, 일반인들에게 HRD라는 용어는 낯선 것일 수 있고, 다소 익숙한 사람들에게조차도 교육과 동일시되는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는 것 같다. 이것은 단순히 HRD가 학문적 체계를 갖고자 노력한지가 50년이 채 안되었기 때문인 점도 있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HRD 분야 내에서도 여러 학자 및 연구자들이 HRD에 대해 다양한 학문적, 실체적 정의를 내리고 있다는 점도 크다고 본다. 그 만큼 HRD라는 분야 자체가 영역적으로 확정된 범위를 갖지 못한 느낌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HRD의 발전을 위해서는 HRD의 학문으로서의 존재가치가 필연적 측면도 있어야 하지만, 먼저 당위적인 측면에서 그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성인교육이나 평생교육에 비해 HRD는 학문적 역사가 일천하고, 초기에 기업이라는 한정된 맥락에서 태동하였기 때문에 독립된 학문영역으로 보는 데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 같다. 요즘에는 그래도 많이 나아진 것이지만, 과거에는 미국에서 HRD라는 전공 명칭으로 학위를 수여하는 곳이 많지 않았던 것 같기 때문에 실제로 1990년대, 2000년대 초까지 국내에서 HRD를 연구하는 교수들은 미국에서 성인계속교육, 평생교육, 교육공학 아니면 일반교육학을 전공한 분들이었다. 이는 어떻게 보면 미국에서도 최근까지 성인교육은 하나의 학문영역으로 보아지는데, HRD는 상대적으로 정착이 되지 못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Kerlinger(1979)라는 학자에 의하면 하나의 독립된 학문영역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연구영역(대상)이 존재해야 하며, 연구영역 내에서 발생하는 독특한 현상들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과 , 이를 연구하는 연구자들의 모임인 전문 학술단체가 존재해야 한다고 한다. 여기에 개인적으로 몇 가지 더 추가하자면 다른 영역과 구별되는 학문적 목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그 목적은 이 학문의 존재가치를 대변해야 한다. 또한 그 학문의 정의에 대해 학자들 간에 어느 정도 일관성 있는 모습이 보여야 한다는 것도 포함될 수 있다. 많은 학자들이 너무 다양하게 10인 10색의 정의를 내린다면 이 또한 아직 학문적으로 정립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실제로 현재까지도 국내에서는 HRD의 개념에 관한 논문들이 나오고 있는 것을 볼 때 그런 부분이 아직도 해소된 것 같지는 않다.

  HRD가 확고한 학문영역이라는 것을 앞에서 언급한 Kerlinger의 조건에 대입시켜보자.  먼저 연구영역의 측면에서 HRD의 연구영역은 Gilley가 정의한 것처럼 개인 개발, 조직개발, 경력개발 그리고 이를 통한 성과관리의 영역 등으로 명확한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HRD 분야만의 독특한 이론이 있느냐 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소 논란이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은 HRD의 연구영역에서 필요한 기반적 이론들이 이미 다른 학문분야(경영학, 심리학, 교육학 등)에서 이루어져 있는 것이 많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들이 HRD의 관점에서 재해석되고, 새로운 관점들이 접목될 수 있다면 HRD 이론이라고 명명할 수 있다고 본다. 세 번째, 전문 학술단체들이 존재하는가? HRD의 대표적인 학술단체로는 AHRD와 실천가 중심의 ASTD가 있다. 또한 국내에도 많은 학술단체들이 HRD를 연구하는 교수와 학생들을 중심으로 존재한다. 어쨌든 이런 기준을 놓고 보면 HRD는 독립적인 학문영역으로 존재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HRD의 학문적 위상은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필연성보다는 당위성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즉, 의지의 문제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냥 기대고 있을 것인가, 독자적으로 설 것인가의 차원이다. HRD를 연구하고 실천하고 있는 본인으로서는 HRD가 좀 더 독자적인 학문영역으로 자리매김 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HRD가 명실공히 학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여러 관련 분야(대학, 학회, 기업 등)의 많은 협동적인 노력이 필요하고, 이런 과정에서 학문적 위치를 좀 더 확고히 할 수 있으리라 본다.
현재 HRD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며, 대학에서 심리학, 대학원에서 HRD를 전공하였으며, 쌍용그룹 중앙연수원, 쌍용정보통신㈜잠실교육센터장, 삼성SNS㈜ 인력개발파트장 등을 거쳐 현재는 HRD 전문컨설팅기관인 ㈜하나기업컨설팅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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