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외국에서 진행했던 심리학 실험 중에 이런 것이 있었습니다. 별자리로 나타나는 성격과 실제 성격은 일치하는가? 점성술을 신봉하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호기심을 자극하는 실험이었죠. 그 결과는 어떠했을까요? 놀랍게도 첫 번째 실험에서 별자리와 성격 간에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당연히 점성술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실험결과에 상당히 고무되었겠죠?. 하지만 실험을 주관했던 심리학자는 자신에 세운 원 가설과 다르게 나온 실험결과에 의구심을 품고 다시 실험을 재설계했습니다. 즉, 첫 번째 실험에서는 별자리에 대해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만으로 실험을 한 것과 달리 두 번째 실험에서는 별자리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였던 것입니다. 그러자 별자리와 성격은 전혀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판명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점성술을 믿는 사람은 2차 실험결과는 무시하고 1차 실험의 결과만을 아직도 믿고 있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자신이 믿고 있는 사실이나 지식이 100%로 진실이라고 확신하시나요? 어떤 실험결과나 데이터를 통해 입증되었다고 해도 그것이 정말로 진실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실험이 잘못 설계되었다거나 또는 원 데이터 수집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데이터에 대한 해석에 오류가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런 잘못된 결과가 권위자의 입을 통해 제시되면 그냥 진실로 인정되어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진실 왜곡이 자신에게만 해당된다면 큰 문제는 없지만 조직에서 영향력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그렇다면 문제가 커질 수 있습니다. 즉, 어설픈 지식이나 편견이 잘못된 의사결정을 만들어내고 이것은 기업을 위기로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죠. 기업 경영자가 가져야 할 최고의 덕목인 올바른 통찰력은 정확한 판단에서 이루어지고, 정확한 판단은 왜곡되지 않은 지식과 정보를 기초로 만들어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산업교육 강사들은 어떨까요? 항상 진실만을 얘기하고 있을까요? 반드시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떤 한 분야에 대해 그 기원부터 철저하게 알아야 하는데, 어디서 들은 얘기를 가지고 진리처럼 얘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솔개 이야기가 대표적인 것이죠.. 그 내용은 솔개는 40년이 지나면 자신의 길어진 부리를 연마하고, 무뎌진 발톱 등을 모두 뽑고 다시 생성할 때까지 기다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시 날카로워진 부리와 새롭게 돋아난 발톱으로 사냥을 하며 30년을 더 제왕처럼 살아간다는 이야기죠. 이 내용을 몇 년 전부터 웬만한 강사들은 혁신이나 변화 얘기를 할 때 약방의 감초처럼 해댔습니다. 혁신을 위한 강의에 이것만큼 딱 들어맞는 사례도 없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이야기는 동물 전문가들의 얘기에 따르면 변화와 혁신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현대 우화이고, 실제로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더 우세한 주장입니다. 물론 솔개가 그렇게 하느냐 안하느냐가 중요하기 보다는 그만큼 혁신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하려는 소구로 사용한 것이니 그리 큰 문제는 되지 않을 수도 있으나, 그만큼 그것을 사실로 믿고 전달하는 강사의 공신력은 떨어지게 되는 것이죠.




  물론 이것이 강사의 잘못이라고만 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기는 합니다. 강사라고 해서 모든 것에 대한 진실만을 알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앞에서 언급한 솔개 이야기 같은 경우에는 워낙 많은 책과 칼럼에서 인용된 것이라 어쩔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자신이 말하는 주장과 논리에 대한 이론적 근거는 한번 살펴보는 성의와 노력은 있어야 할 것입니다. 너무 많은 강의를 하다보면 차분히 책을 읽거나 자신이 얘기하고 있는 것이 진정 맞는 얘기인지, 아니면 어느 정도 공신력이 있는 출처에서 나온 얘기인지를 검증해보고자 하는 노력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교육생의 흥미를 끌만한 그럴듯한 얘기를 발견하면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인용하게 되는 것이죠..



  요즘의 산업교육 강사들은 전문적인 지식을 전달하기 보다는 학습자들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을 하는 부분이 크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교육과정 중에 어느 정도의 지식 전달은 있게 되는데 이 때 정확한 지식이나 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포장은 그럴 듯하게 되어 있는데 내용물은 형편없는 선물을 받는다면 여러분은 기분이 어떨까요? 그런 것과 마찬가지로 어설픈 지식을 포장만 그럴듯하게 하여 전달하는 것은 진정한 산업교육 강사로서의 자세는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역량있는 HRD담당자라면 포장만 그럴듯하게 하는 강사인가, 정말 진실되고 소중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강사인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현재 HRD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며, 대학에서 심리학, 대학원에서 HRD를 전공하였으며, 쌍용그룹 중앙연수원, 쌍용정보통신㈜잠실교육센터장, 삼성SNS㈜ 인력개발파트장 등을 거쳐 현재는 HRD 전문컨설팅기관인 ㈜하나기업컨설팅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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