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공감하지 않으면 변화도 없다!


  오늘 회사에서 한 직원이 저에게 교육에 있어서 주도적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나 그와 관련된 자료가 있는지를 물어왔습니다. 아마도 기업에 있는 HRD담당자라면 항상 고민하는 부분일 것입니다. 정말 자신이 절실해서 받는 교육이라면 그렇게 하지말라고 해도 주도적으로 참여하겠지만, 대부분의 기업교육 프로그램이 그런 절실함을 갖게 하지는 않기 때문이죠. 

  개인의 역량개발을 얘기할 때 우리는 흔히 KSA (Knowledge, Skill, Attitude)라는 3가지 측면을 생각하게 됩니다. 각각의 측면이 개별적으로 존재하기도 하지만, 연결해서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즉, 알게 된 지식(knowledge)을 실제로 행할 수 있는 기술(Skill)과 그렇게 행동할 마음가짐(Attitude)이라고 말입니다. 어쨌든 이 3가지 측면이 균형있게 갖추어져야 조직 내에서 제대로 된 역량이 발휘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역량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게 하기 위해, 교육프로그램에서 중요한 것은, 교육생들이 내용을 공감적으로 수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과정설계자나 교수자가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측면은 성인학습심리입니다. 성인들이 학습과정에서 갖는 심리적 요인들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그 중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가 성인들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려 교육에 오기는 하지만, 사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는 구조적으로 힘들 수 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인지심리학에서는 ‘동화’와 ‘조절’이라는 기제를 얘기합니다. 여기서 동화란 자신의 인지체계의 구조에 맞게, 들어오는 정보를 재해석하여 수용하는 것을 의미하고, 조절이란 반대로 그 정보에 맞게끔 내 인지체계를 다소 조정하여 받아들이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이 ‘조절’이라는 기제가 나이가 들어가고, 경험이 들어갈수록 약해지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그만큼 인지체계가 견고해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인간은 항상 균형을 유지하고자 하는 본능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통해 자신이 변화되는 것을 거부하는 무의식적 심리가 함깨 작용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기존의 굳어진 인지체계와 너무 다른 상황이나 내용을 접하게 하면 아예 거부를 하고 마는 것이죠.

  여기서 HRD와의 패러독스가 생깁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변화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HRD는 변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변화를 수용하게 하는 과정을 심리학에서는 shaping이라는 용어로 설명합니다. 좀 어려울 수 있지만 자발적 행동을 위한 조작적 조건형성을 의미합니다. 이 shaping을 하는 방법에 ‘체계적 둔감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도덕적으로 논란이 된 실험이지만  ‘어린 알버트 실험’이라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알버트라는 어린아이를 유리로 된 낭떠러지 위에 올려놓고 차츰차츰 한단계씩 두려움을 해소하게 만든 실험이었죠. 도덕적인 논란은 있었지만 물론 성공했습니다. 적절한 비유는 아닐 수 있지만 교육장면에서도 이런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먼저 교육생 스스로 해당 주제에 문제의식을 갖게끔 합니다.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관련된 동영상을 보여주거나, 팀별로 토의를 하게 한다든가 하는 것이죠. 처음부터 새로운 관점의 새로운 이론을 들이대면 교육생들은 제대로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적당히 마음의 문이 열리게 하고 나서, 그 주제에 대한 관련이론을 간단히 소개한 후, 많은 부분의 시간은 구체적인 Skiill을 제시해주는데 할애해야 합니다.

  특히 기업교육에서 많이 이루어지는 조직행위론에 근거한 교육(계층별교육, 경영관리역량 교육의 대부분)들은 그 기본적인 내용들을 기업의 임직원이라면 많이 알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현업에 가서 활용할지 제대로 된 스킬을 알려주어야 공감을 일으켜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는 연상학습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성공하는 리더는 조직 내에서 임파워먼트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얘기한다면 학습자들은 질문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러면 방법론을 제시하게 되는데, 이 때 매우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성공적인 강사분들은 이런 식으로 진행을 할 것입니다.  마인드나 태도를 바꿔주는 교육이라는 것은 새로운 지식을 단순하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러이러하게 적용할 수 있겠구나 하는 구체적 적용방법을 스스로가 연상할 수 있을 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인성교육도 넓게 생각하면 그런 맥락에서 이루어져야 효과가 생깁니다.
 
  과거에 비하면 산업교육 강사들은 강의하기가 점점 더 힘들다고 얘기합니다. 왜냐하면 많은 지식과 정보들을 이미 교육생들이 여러 소스를 통해 얻고 있기 때문에 과거처럼 지식전달 식 교육만으로는 교육생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가 없는 것이죠.  특히, 경험이 많은 교육생일수록 설득해서 변화시키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부장급들에게 리더십 교육을 하려면 단순한 이론교육으로는 그들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관리활동을 10년,20년을 해왔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들에 의해 자신만의  관리, 리더십에 대한 나름대로의 철학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나름대로의 철학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그 철학이 옳든 아니든 그 생각을 바꾸게 한다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어쨌든간에 교육의 목적은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교육생들이 주도적으로 교육에 참여하여 공감하게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가장 큰 역할을 해야 하는 사람들은 강사이지만 HRD담당자로서 모든 것을 강사에게만 맡길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자면, 본 교육 시작 전에 이루어지는 과정안내 시간에 HRD담당자는 ‘왜, 이 시점에 이런 교육을 하는가?’ ‘이 교육을 통해 어떤 감동적인 효과를 가질 수 있는가?’, ‘이번에 모신 강사는 얼마나 훌륭하신 분인가?’ 이런 것들을 피상적인 수준에서가 아니라 매우 구체적으로 교육 참가자들에게 사전에 명확히 제시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순히 말로써가 아니라 관련된 멀티미디어 자료들을 만들어 활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공감을 일으키는 교육을 하기 위해 HRD담당자는 강의장 셋팅에서부터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강의실 분위기를 바꾸어놓고, 구호를 담은 플랜카드도 붙여놓고, 이전 차수의 교육참가자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도 벽에 붙여놓는 등, 교육생들이 ‘아 뭔가 흥미로운 상황이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것들은 아이디어 차원이므로 더 좋은 아이디어들이 생각을 하면 더 많이 도출될 수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교육생들이 교육이 끝난 후 이번 교육에서 별 배울게 없었다고 하는 것은, 실제로 강사가 지식이나 스킬을 전수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 교육기간동안 공감하며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성공하는 HRD담당자로서  어떻게 하면 이번 교육이 참가자들에게 공감을 일으킬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을 지속적으로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현재 HRD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며, 대학에서 심리학, 대학원에서 HRD를 전공하였으며, 쌍용그룹 중앙연수원, 쌍용정보통신㈜잠실교육센터장, 삼성SNS㈜ 인력개발파트장 등을 거쳐 현재는 HRD 전문컨설팅기관인 ㈜하나기업컨설팅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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