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를 끝내고 「폰」을 꺼두며 미녀 회장의 명을 방여사에게 알려주었다. 공부에 보탬이 되라는 뜻이었다.
<참 독특한 인생입니다. 명을 봐서는 돈 많은 것 외는 잘 알 수가 없습니다. 아마도 조상지업 때문에 그렇게 된 것 같은데......>
결혼을 안 하고 혼자 살면 모르지만 결혼하고 자녀 낳는 것을 기정사실로 본다면 좋은 짝을 만나는 것과 자녀 잘 두는 것이야말로 참으로 중요하다. 특히 어떤 자녀를 낳느냐는 행복과 불행을 가름하는 잣대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말했을 때 "인위적으로 그게 가능하겠습니까?"하고 물었었던 오사장은 자녀들의 결혼 적령기가 돼가자 좋은 후손을 얻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라도 다 할 것 같은 태도를 보였다.

 

<애들 결혼은 언제쯤 하게 되겠습니까?> 하고 내가 물었다. 오사장이 한숨부터 내쉬었다. "아들이 데리고 온 여자친구를 회장님이 안 된다고 해서 마찰이 좀 있습니다. 저는 아들이 좋다면 「그래 좋아」하고 생각해 왔는데 막상 닥치니까 쉽지 않습니다. 회장님은 관상, 궁합 등을 보시고는 절대 안 된다며 못을 박아놨습니다. 아들은 울며불며 난립니다."
<결혼할 아들이 고집부린다면 쉽지 않겠군요. 만약 미국에서 살림이라도 차린다면 어떻게 하지요?>
"사실 그게 걱정입니다. 돈은 충분히 있으니까 「아버지, 할아버지, 다 싫다」하고 충동적으로 반발을 할까 봐 겁납니다."
<그렇다고 회장님께서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 아닙니까?>
"절대로 양보하지 않으실 겝니다. 저도 회장님 편입니다. 그래서 아들에게 「죽어도 내가 양보할 수 없다」고 통보한 상태입니다."
 

아들은 집안 어른들의 결정을 이해 못 할 때가 많다. 삶의 경험이 적아서 미래에 잘 될지의 여부를 모르고 감정에 치우치는 탓이다.
<오사장님, 영국 황태자가 미국의 심프슨 부인을 사랑해 황태자 자리도 내팽개쳐 세계적 화제가 된 것 기억하시지요?>
"네, 압니다."
<몇 년 전 LG에서 뛴 미국 야구선수가 친구의 어머니랑 결혼한 것도 아시지요?>
"네, 압니다."
<우리나라에서야 참 웃기다고 할지 모르지만, 결혼관이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는 그게 일상인 겁니다.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 부인이었던 재클린 여사가 그리스 선박왕 오나시스에게 다시 시집갔던 것을 그게 뭐 어때서 하고 받아들이는 곳이 미국입니다. 우리나라도 점점 더 객관적 눈보다 주관적 행복을 추구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어서 언제 그렇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제가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알려주셨으면..."
<고민 좀 한 다음 말씀드리겠습니다>
오사장과 방여사는 기강원 근처에 나를 내려놓은 뒤 삼성타운을 끼고 꺾어져 사라졌다.  기강원으로 돌아와 미녀 회장과 오사장 아들의 명을 꺼내놓고 정밀 분석을 시작했다.

 

한정희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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