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관/가치관 중요성). 연봉 20%를 올려주겠다는 회사로 옮기겠습니까?

입력 2012-02-19 00:40 수정 2012-08-19 13:37
[정진호의 그리스신화] 내 안에 프로메테우스를 찾아라

“연봉 20%를 올려주겠다는 회사로 옮기겠습니까?”
연봉 20% 인상은 사람의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하는 수치입니다. 연봉 4천만 원 대를 받는 직장인은 5천만 원이 되고, 연봉 5천만 원이라면 6천만 원으로 단위가 바뀌는 인상률입니다. 10% 인상 정도라면 현재의 익숙함을 포기할 수 있는 수준으로는 부족합니다. 30% 인상이라면 마음이 요동치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만일, 연봉 20%를 올려주겠다는 회사가 앞으로 2~3년 안에 망할 거라면 어떨까요? 아니면 사장이나 임원이 원칙 없이 제 멋대로 회사를 경영하고 직원들 간에 소통이 어려워 조직분위기가 엉망이라면 어떨까요? 또 회사가 불량제품을 생산하고 고객을 속이고 피해를 주는 일을 하는 회사라면 어떨까요? 다시 질문 하겠습니다. 이런 조건이라면 “연봉 20%를 올려주겠다는 회사로 옮기겠습니까?” 대부분 사람은 이런 조건이라면 회사를 옮기지 않을 것입니다. 연봉 50%를 올려준다 할지라도 고민할 것입니다.

왜, 연봉을 20%씩이나 올려준다고 해도 회사를 옮길 마음이 들지 않을까요? 많은 조사기관에서 직장인의 이직이유를 조사해서 발표하곤 합니다. 조사에는 항상 연봉이 이직을 결정하는 핵심요인이라고 말하지만 표면적인 이유입니다. 사람은 단순히 돈을 보고 움직이는 존재가 아닙니다. 사람들이 이직을 결정하는 요인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일에 의미가 없을 때입니다. 자기가 하는 일이 단순한 생산, 판매, 서비스, 지원과 같은 일이라고 생각하면 일에 의미를 느낄 수 없고, 똑 같은 일이라면 연봉을 더 주거나 복지가 좋거나 더 큰 회사로 옮길 마음을 먹습니다.
둘째, 조직에 원칙과 기준이 없어 이랬다 저랬다 하고 조직 내에 사람간의 신뢰가 없을 때 입니다. 자기 일에 의미와 자부심을 느끼더라고 조직 내 소통에 문제가 있으면 사람관계가 힘이 듭니다. 연봉을 덜 받고라도 부르는 곳이 있으면 옮기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셋째, 미래가 불투명할 때입니다. 앞으로 5년 후, 10년 후 조직이 성장하면서 나도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없으면 불안해 집니다. 열심히 일할수록 미래는 더 불안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 사람들은 ‘비전이 없다’라고 표현합니다. 일에 의미를 느끼고, 사람관계가 좋더라도 미래가 불안하기 때문에 보다 안정적이고 가능성이 있는 회사가 있다면 옮기게 되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회사를 옮기는 것이 연봉 때문이지만, 엄밀하게 말해서 연봉은 결과일 뿐, 일의 의미, 사람간의 신뢰, 비전 등이 이직의 핵심원인이 됩니다.

사람들에게 왜 사느냐고 물으면 ‘먹고 살려고 산다’고 합니다. 왜 일하냐고 물으면 ‘돈 벌려고 일한다’고 합니다. 정확히 틀린 얘기입니다. 이직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연봉 때문이 아닌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우리가 일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가족을 위해, 나의 꿈을 위해, 나라와 인류를 위해 등 다양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그리고 꿈을 실현하기 위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를 떠올릴 때, 등장하는 많은 신과 영웅 중 사람들에게 가장 감명을 주는 이는 프로메테우스일 것입니다.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의 명을 받고 질 좋은 진흙을 구해 물을 붓고 이겨서 신의 형상을 닮은 인간을 만들었습니다.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을 만든 신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몸을 가리는 털도 없고, 사자와 같은 강한 발톱과 이빨도 없고, 사슴처럼 빨리 달리지도 못했습니다. 물론 새처럼 날지도 못하고, 물고기처럼 물 속에 오래 있지도 못하는 존재였습니다. 자신이 만든 피조물이 이런 상태로는 세상에서 생존하지 못하겠다고 판단한 프로메테우스는 회향나무 막대기를 품고 하늘로 올라가 제우스의 전용 무기인 벼락에서 불씨를 훔쳐 나옵니다. 그리고 인간에게 불씨를 선물로 주고, 나무를 비벼 불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줍니다. 이후 인간은 프로메테우스가 선물로 준 불을 다뤄서 다른 동물을 지배하는 존재가 됩니다. 음식을 익혀 먹고, 무기를 만들고, 추운 날씨에도 살 수 있는 존재가 됩니다. 그러나 인간에게 불을 선물한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에게 잔혹한 형벌을 당하게 됩니다. 제우스는 자신의 아들이며 대장장이신 헤파이토스를 시켜 만든 청동 쇠사슬로 프로메테우스를 코카서스 산꼭대기 바위에 꼼짝 못하게 묶어 놓습니다. 그리고는 독수리가 프로메테우스의 간을 쪼아 먹게 만듭니다. 독수리가 간을 쪼아 먹으면 간은 다시 돋아나고 하루도 빼지 않고 형벌은 계속됩니다. 프로메테우스는 ‘미래를 내다보는 자’라는 이름의 뜻을 가진 신으로 자신이 인간에게 불을 주면 어떤 형벌을 받게 되는지도 알고 있었습니다. 산꼭대기에 묶여 매일 간을 쪼아 먹히는 형벌을 받을 것을 알고도 이런 일을 한 것은 바로 자기가 만든 ‘인간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 대한 사랑’이라는 사명을 다하기 위해 기꺼이 제우스의 아들 헤라클레스가 쇠사슬을 끊어 줄 때까지 3천년 동안 코카서스 산꼭대기에 묶여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는 형벌을 당합니다. 

이제 우리들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우리는 매일 직장에 나가 일을 합니다. 부하 직원 눈치보고, 직장 상사에게 꾸중과 질책을 듣고, 동료들과 다투고 갈등합니다. 성과를 내기 위해 야근하고 휴일도 없이 일하곤 합니다. 비즈니스를 성사시키기 위해 기름진 고기에 독한 술을 먹기도 합니다. 항상 피로에 시달리고 병을 얻기도 하고 심한 경우 질병을 얻어 죽기도 합니다. 프로메테우스의 ‘인간에 대한 사랑’과 그로 인한 형벌에 견주지는 못하겠지만, 일을 하며 겪는 여러 가지 고통을 감내하고 희생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돈을 벌어야 하는 진정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나의 꿈, 가족, 이웃, 나라와 인류 등 내 안에는 ‘프로메테우스’가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 ‘내 안에 프로메테우스’를 찾지 못하면,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불쌍한 존재가 됩니다. 내 안에 프로메테우스는 무엇입니까?  Ⓒ JUNG JIN HO

정진호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이사, <일개미의 반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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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연구위원(2001~2010년)를 역임, 아시아경제 '충무로에서' 고정 칼럼(2013년), KBS1라디오 생방송 글로벌대한민국 '힐링이필요해' 고정 출연(2013년)
現,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 가치관경영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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