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코끼리 밥솥을 작살 낸 쿠쿠~~

혹시 일본 코끼리 밥솥에 대해 들어 보신적이 있으신가요? 일본의 조지루시라는 회사가 만든 전기밥솥이었는데 1980년대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다녀 오면서 하나씩 사가지고 왔던 정말 인기도 많고 사회적으로 이슈도 많았던 제품입니다. 이 ‘코끼리 밥솥’ 이란 제품이 얼마나 인기가 좋았는지는 다음 이야기를 보시면 가늠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1980년대에 한일가전이라는 회사가 일본 코끼리 밥솥의 제조회사인 조지루시와 기술 제휴를 맺고 국내에서 전기밥솥을 만들어 삼성전자에 납품하였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흔히 있는 OEM 방식입니다.

국내 주부들 사이에 이 코끼리 밥솥이 너무 인기가 좋아 삼성전자는 아예 이 제품에 ‘코끼리 밥솥’ 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국내 소비자들에게 판매를 하였습니다. 한때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광고하면서 제조회사는 표시하지 않고 “주부님이면 누구나 탐내는 일본 코끼리 밥솥이 한국에 왔습니다” 라고 혼란스러운 광고를 해서 당시 경제기획원 공정거래실로부터 시정 명령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당시에는 이렇게 코끼리 밥솥을 포함하여 일본 전기밥솥이 국내에서 꽤나 인기가 좋았습니다. 사실 1980년대는 소니 (Sony)의 워크맨을 필두로 하여 일본의 전기, 전자제품들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던 시절이었지요!

 

이런 이유로 인해 1980년대 당시에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금성사 (현재 LG전자), 대우전자 등 국내 가전 3사는 전기밥솥의 자체 개발에 힘쓰지 않고 일본 전
기밥솥의 모델과 기술을 도입하여 약 2,000억 정도(1990년대 초반)의 국내 전기밥솥 시장을 공략하였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한일가전은 일본의 조지루시와 손을 잡고 전기밥솥을 생산하여 삼성전자에 납품을 하였고, 대우전자는 당시 일본
의 최고 전기밥솥 업체인 타이거라는 회사와 기술 제휴를 맺어 자체 생산을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쿠쿠인 성광전자는 마쓰시타의 기술을 적용해 생산한 전기밥솥을 금성사 (현재 LG전자)에 납품을 하였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중소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대기업이 납품 받아 보다 힘이 있는 대기업의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는 주문자상표부착(OEM)의 비즈니스 형태입니다. 이런 OEM 비즈니스는 지금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에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화장품 회사인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의 제품을 보면 한국콜마, 코스맥스, 코스메카 등 중소 화장품 회사가 생산한 제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깨알 같은 글씨로 쓰여 있는 제품의 라벨을 자세히 보면 많은 제품들이 제조원와 판매원이 다르게 표기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OEM 제품들입니다.

 

대기업들이 OEM 비즈니스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어떤 제품들을 OEM 방식으로 할까요? 삼성이나 LG같은 대기업은 중장기 사업계획을 세울 때 꼭 하는 일이 있는데 이는 핵심 전략 제품과 비전략 제품을 구분하면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일입니다. 일반적으로 핵심 전략 제품은 향후 성장성이 높고, 기술 집약적인 제품이며 비전략 제품은 성숙기에 들어 성장성이 낮고, 기술 평준화로 인해 기술력보다는 원가경쟁력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대기업은 연구개발, 마케팅 등을 핵심 전략 제품에 집중 할당을 하고, 비전략 제품은 상대적으로 중요도에서 떨어져 싸게 잘 만들 수 있는 중소기업에게 맡기게 됩니다.

삼성전자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삼성전자는 그야말로 안 파는 제품이 없을 정도 입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스마트폰, 3D TV, 냉장고, 세탁기 등을 포함하여 심지어 소형 컴퓨터 스피커까지 팔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는 현재 시장규모나 향후 성장성을 고려하여 스마트폰은 핵심 전략 상품군에 포함을 시키고 대규모의 연구개발비와 마케팅 예산을 투여합니다. 반면에 전기 밥솥은 비핵심 전략 제품으로 분류하면서 상대적으로 관심과 투자를 소홀히 하고 OEM 방식으로 중소기업에게 맡기게 됩니다. 삼성이란 브랜드를 붙이면 충분히 팔 수 있는 시장이 있기 때문에 미련이 있어 버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미련 때문에 대기업의 전선에는 반드시 약한 곳이 있습니다. 거듭 말씀 드리지만, 전 국민이 다 알고 있고 높은 브랜드 신뢰도를 가지고 있는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이라 해도 모든 제품 영역에서 다 강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동일한 브랜드로 여러 제품을 팔고 있다면 한판 붙어 싸워 볼만한 약한 영역이 분명히 있습니다. 예를 들어, 1980년대 당시 삼성전자나 LG전자의 약한 부분이 전기 밥솥이었습니다. 쿠쿠는 삼성이나 LG의 약한 부분인 전기 밥솥은 집중 공략해서 ‘전문성’에 기반한 강력한 Specialist Brand를 성공적으로 만들어 냈습니다.

(다음 주에 쿠쿠의 이야기는 계속 됩니다.)

컨설팅 외에 Brand Management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전국 대학이나 기업 등에서 브랜드전략 강의에 열정을 쏟고 있다. 또한 브랜드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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