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로부터 자유.

우리는 자기의지와 무관하게 태어나 자유를 갈구하지만, 자유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불편한 자유인이다. 자유는 자아를 다스릴 때 시작하고, 물리적 구속으로부터 벗어나야 몸이 자유롭고, 착각에서 벗어나야 마음이 자유롭다. 자아는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독립된 자각의 세상이고, 자유는 그 독립의식을 보장하고 뛰어넘을 때 가능한 세상이다. 자아는 기준도 없는 절대 세계고, 자유는 비교와 인접하는 상대성 세계다. 자아는 자유의 우군이면서 자유를 방해하는 천적이다. 자아의 동굴에 빠지면 자기밖에 볼 수 없고, 자아의 창검을 휘두르면 주변이 온통 적(敵)이다. 자아와 자유는 어린 새와 같아서 너무 세게 잡으면 죽고, 느슨하게 놓아버리면 날아간다. 자유로운 자아를 위해 고민을 줄이고 자아를 둔하게 만들자. 누가 자기를 몰라주고 진심을 반대로 해석하더라도 분노하지 말고, 비교와 남 탓으로 자아를 위축시키지 말자. 자아를 툭 던져버려 자유를 누리자.

 

구속으로부터 자유.

자유는 구속과 억압으로부터 벗어난 상태다. 19세기 이전의 인류는 기본권도 누리지 못한 암울한 시대였고, 20세기는 자유에 눈을 떴지만 통제와 간섭이 자유를 제한한 시대였고, 21세기 세상은 자유가 넘쳐서 서로의 자유가 충돌하는 시대다. 지배를 한다는 것은 미움 받을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고, 자기 자유를 위해 남의 자유를 깨는 것은 오만한 자격증을 취득하는 행위다. 자기 자유가 소중하면 상대의 자유도 소중하다. 자기가 싫은 것은 남에게 요구하지 않는 것은 양심의 자유이고, 일이 주어지는 대로 기쁘게 맞이하고 순차적으로 풀어가는 것은 운명적 자유다. 조직에서 부자유는 누가 통제하고 강요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일을 귀찮아하고 겁을 내기 때문이다. 현재의 제한과 통제도 느긋하게 받아들이면 하나씩 분해된다. 우리에게 숨 쉬는 그 찰나의 자유만 있으면 이미 자유로운 존재다. 기계의 자유마저 제한하지 말고, 벅찬 하루의 시공을 자유롭게 하자.

 
착각으로부터 자유.

자유를 막는 최대의 장애물은 착각이다. 없는데도 있다고 착각하는 환상과 실체도 없는 근심과 기분 나쁜 기억은 자유로운 기분을 파괴한다. 현재의 자리는 일시적 소임이다. 평생의 감투처럼 착각하면 떠날 때 외롭고, 자유를 자기 마음대로 행위로 착각하면 진정한 자유는 없다. 자아도 힘을 갖추어야 자유롭고, 기차는 레일 위에서 자유롭다. 추상화는 격식을 깨야 자유롭고, 우리는 헛된 착각으로부터 벗어나야 자유롭다. 삶의 여행이 끝나면 자아가 소멸된다고 착각하지 마라. 인류의 유전자가 대를 이어가는 한 자아는 전체의 일부로 영속한다. 자기만 옳다고 착각하지 마라. 자아를 닮은 70억의 인구가 착하고 옳게 살아가고 있다. 자기상상과 자기자리 때문에 자유를 잃지 말고, 열심히 일을 하되 이익 때문에 자유를 제한하지 말며, 깊고 밝은 마음으로 자기와 주변을 자유롭게 하소서!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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