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둔 분들은 이름 짓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경험했을 것입니다. 가게나 식당을 운영하는 분들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저의 경험 상 기업도 어떤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때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 중에 하나가 ‘이름 짓기’ 입니다. 잘 지은 이름이 성공의 절반이란 것을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그 만큼 고민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이름이 좋은 이름일까요? 이 질문의 답은 우리 주변에 있는 가게, 식당, 제품명 등을 유심히 보면 생각보다 쉽게 찾을 수가 있습니다. 먼저 쇼핑을 가보겠습니다. 몇 년 전에 서울 자양동의 한 동네를 가보면 아래와 같은 두 개의 슈퍼마켓이 경쟁을 하고 있었습니다.

 

                                        가락공판장 vs. LG마트

 

어떤 이름이 더 좋은 이름이라 생각하십니까? 저는 이 질문을 기업 강의나 학교 수업 시에 상당히 많은 사람들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가락공판장이라고 대답합니다. 그 이유는 가락공판장이 왠지 더 싸게 팔 것 같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랍니다. 맞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저의 생각은 좀 다릅니다. 여기서 한 가지 다른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어디가 더 친절하고 깨끗할 것 같습니까? 대다수의 사람들은 LG마트라고 이야기 합니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한 번도 보지 않은 기업명이나 제품명을 보아도 서로 다른 이미지를 연상합니다. 여기에 바로 좋은 이름을 짓는 열쇠가 있습니다. 새로 이름을 지을 때는 소비자에게 주고 싶은 혜택 부분을 풍부하게 연상시킬 수 있는 이름을 선택해야 합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이름 그 자체로는 좋고 나쁜 이름이 없습니다. 가락공판장도 좋은 이름이고 LG마트도 좋은 이름인 것입니다. 다만 싸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으면 가락공판장을 선택해야 하고 친절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으면 LG마트가 되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꺼꾸로 되면 곤란해지고 좋은 이름도 나쁜 이름이 되는 것입니다.

 

락앤락 (Lock & Lock) 이란 브랜드가 있습니다. 주방 밀폐용기로 연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세계적인 중소기업 브랜드입니다. 제품측면에서 주방 밀폐용기의 핵심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무엇보다도 꽉 잠겨서 음식이 잘 보관되는 것입니다. 이 회사는 이 점을 소비자에게 약속하고 싶었고 그래서 락앤락(Lock & Lock)이란 브랜드명을 선택한 것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락앤락 (Lock & Lock)이란 잠그고 또 잠근다는 뜻입니다. 제품의 특성이나 이 회사가 소비자에게 약속하고 싶은 부분을 고려할 때 얼마나 잘 지은 이름입니까!

 

다른 사례를 한 개 더 보겠습니다. 삼성전자에서 나오는 지펠 (Zipel)이란 프리미엄 냉장고 브랜드가 있습니다. 이 브랜드는 출시된지 꽤 되어 이제 많은 소비자들에 잘 알려져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냉장고 시장을 개척할 때 왜 지펠 (Zipel)이란 이름을 선택했을까요? 어떤 약속을 소비자들에게 하고 싶었을까요?

 

지펠이 출시되기 전에 상당수의 부유층 주부들은 독일에서 만든 냉장고가 최고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그 당시에 잘 사는 집들은 독일에서 들여온 냉장고를 많이 쓰고 있었지요. 삼성전자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전략적으로 활용한 것입니다. 즉 가장 독일스러운 이름인 지펠 (Zipel)을 선택한 것입니다. 지펠이란 이름을 통해 독일 냉장고의 성능과 사양이 보장되는 고품격 냉장고라는 약속을 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위에 설명한 것 이외에도 좋은 이름을 짓기 위해 여러 가지 기준들이 있습니다. 우선, 짧고 기억하기 쉬어야 합니다. 최근에 제가 사는 동네에 아주 그럴싸한 고급 유기농 식당이 하나 생겼습니다. 식당 앞에 걸려있는 간판을 보았더니 이렇게 적혀 있더군요. “daylesfordorganic garden” 한번 읽어 보십시오. ‘데일스포드오가닉 가든’ 입니다. 너무 길지요? 간판에 촘촘한 필기체로 적혀 있어서 읽기도 힘들었습니다.

시장에서 강력한 지위를 가지고 있는 애니콜, 지펠, 트롬, 애플, 햇반 등을 보십시오. 모두 이름이 짧고 간결합니다. 두 번째로 고려할 사항은 발음이 쉬워야 합니다. 오래 전 일이기는 합니다만 대우(Daewoo)가 독일시장에 대우를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지 TVCF까지 진행하면서 고생한 적이 있습니다. 발음이 쉽지 않아 입에 달라 붙지 않으면 소비자들은 그 단어를 잘 언급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말씀 드리면, 이름에 ‘ㅂ, ㅍ, ㅌ, ㅋ’과 같은 파열음이 있으면 강하게 느껴져 좋습니다. 위에 언급한 지펠, 트롬, 애플 등이 모두 이런 파열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 이종진 대표는 현재 브랜드 & 마케팅 전문가들의 커뮤니티인 브랜드커리어닷컴을 (www.brandcareer.com) 운영하며, 브랜드 강국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컨설팅 외에 Brand Management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전국 대학이나 기업 등에서 브랜드전략 강의에 열정을 쏟고 있다. 또한 브랜드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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