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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을 버린 스타벅스

욕심을 버린 스타벅스

 

소비자에게 “카페” 하면, 무엇을 연상할까? 편안하고 널찍한 소파, 잔잔한 팝송,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 친절하고 상량한 직원 – 이런 것들을 연상하지 않을까? 서울 압구정동에 르네라는 카페가 있는데 입구에 정원까지 있어 들어갈 때부터 기분이 좋다.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이런 모습의 카페는 찾기 힘들다.

 

근데 문제는 장사가 안 된다는 것이다. 왜일까? 미국에서 온 스타벅스 때문이라고 카페 주인들은 말한다. 그런데 일반 카페와 스타벅스 매장을 비교해 보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이다.

 

스타벅스에 가면 줄을 서서 주문을 해야 한다. 귀찮다. 의자도 편안한 소파가 아니고 나무의자다. 오래 앉아 있으면 엉덩이가 아프다. 스타벅스의 바리스타가 커피 뽑는 칙칙 소리는 매장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든다. 조용히 책을 읽을 수 없다. 스타벅스는 담배도 못 피게 한다. 그리고 다 마신 잔을 분리해서 쓰레기통에 넣어주기까지 해야 한다. 집에서 엄마가 시켜도 하지 않는 일이다. 일반 카페와 비교했을 때, 스타벅스를 가야 하는 이유를 도대체 찾을 수가 없지 않은가!

 

그럼 스타벅스의 위력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바로 메뉴판이다. ‘커피’ 한 종목으로 승부를 걸어 ‘커피 전문점’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스타벅스는 가지고 있다. 이것이 스타벅스의 힘이다.

 

일반 까페의 메뉴판을 보자. 커피, 주스, 생과일 주스, 허브차, 소프트 드링크, 심지어 전통 한국차까지 모든 것을 다 담고 있다. 어떤 카페는 라면까지 판다. 도대체 무엇을 잘하는지 모르겠다. 2~3억을 투자해 고급스럽고 세련되게 인테리어를 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많이 팔기 위해 더 많은 제품을 팔아야 한다는 잘못된 욕심을 버려야 한다. 이 말은 하나의 브랜드로 여러 종류의 제품을 만들어 매출증대를 꾀하는 것은 잘못된 브랜드 전략이란 것이다. 강력한 브랜드는 구멍을 좁고 깊게 판다.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공기청정기 등의 생활가전 제품군을 보자. 소비자는 어떤 브랜드가 에어컨을 가장 잘 만든다고 생각할까? 휘센이다. 냉장고는? 지펠. 세탁기는? 트롬. 공기청정기는? 청풍무구. 김치냉장고는? 딤채. 이렇게 각 제품군에서 좁고 깊게 파는 전문 브랜드들은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한다.

 

그런데 삼성전자의 생활가전 브랜드인 하우젠을 보자. 하우젠은 에어컨, 세탁기, 김치냉장고 등을 모두 묶어서 팔고 있다. 이렇다 보니, 하우젠은 에어컨에서 휘센과 싸워야 하고, 김치냉장고에서는 딤채, 세탁기에서는 트롬, 공기청정기에서는 청풍무구와 싸워야 한다. 하우젠이 얼마나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지 않은가!

 

정말 강력한 브랜드는 그 제품 군과 딱 붙어 있어 다른 제품에 그 브랜드를 붙이면 어색할 정도이다. 트롬이 김치냉장고는 만든다면? 전기밥솥 브랜드인 쿠쿠가 선풍기를 만든다면? 딤채가 에어컨을 만든다면? 모두 정말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가!

 

욕심을 버려야 한다. 그 것이 강력한 브랜드를 만드는 지름길이다. 넓고 얇게 구멍을 파는 것은 그 브랜드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당신은 어떤 길을 선택하겠는가?

 

< 이 종진, 브랜드퍼블릭 대표, brandcareer.com>

 

컨설팅 외에 Brand Management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전국 대학이나 기업 등에서 브랜드전략 강의에 열정을 쏟고 있다. 또한 브랜드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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