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는 MBA 출신이 아니다.

 

난리가 났다. 작든 크든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다는 기업들은 브랜드에 대해 뭔가 해보려고 아우성이다. 브랜드 헌장 (Brand Charter)을 만들고, 브랜드 컨셉 (Brand Concept)을 도출하고, 브랜드 에센스 (Brand Essence)을 뽑고, 브랜드 아이덴터티 (Brand Identity)을 정립하고, 브랜드 퍼스넬러티 (Brand Personality)도 그럴듯하게 만든다. 어지러워 죽겠다. 뭐가 이렇게 복잡한지!

 

브랜드 컨설팅 회사의 컨설턴트 혹은 사내의 Brand Manager가 이런 용어를 담은 보고서를 CEO나 임원들에게 브리핑하면 회의 장은 조용해 진다. 뭔가 물어보자니 무식하다는 소리를 들을까 봐 모두 꿀 먹은 벙어리가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외국에서 마케팅을 공부한 컨설턴트나 Brand Manager는 성공한 것이다. CEO도 모르는 어려운 용어를 쓰면서 자기가 유식하다는 것을 유감없이 보여 주지 않았는가!

 

이제 그만 합시다. 브랜드는 뜬 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리고 복잡하지도 않다. 소비자에게 언제 당신의 브랜드 헌장, 브랜드 컨셉, 브랜드 에센스, 브랜드 아이덴터티, 브랜드 퍼스넬러티 등을 일일이 다 설명할 것인가! 소비자는 그렇게 유식하지도 않다!

 

브랜드 전략을 짠다는 것은 아주 간단한 일이다. 세 가지 일만 하면 된다.

(1) 당신의 제품을 소비자는 왜 사야 하는가?

(2) 경쟁브랜드에 비해 그 이유에서 차별점이 느껴지는가?

(3) 소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 차별적 이유를 서너 마디로 정리했는가?

 

이렇게 서너 마디로 정리한 차별적 이유를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알리는 작업을 브랜드 포지셔닝 (Brand Positioning) 이라고 한다. 몇 가지 사례를 보자.

 

“피자헛도 있는데 Mr. Pizza를 왜 드시죠?” “다른 피자에 비해 느끼하지 않아요.”

(Mr. Pizza – 기름기를 뺀 수타 피자)

 

“다른 검색포탈도 있는데 네이버를 왜 쓰죠?” “지식까지 검색해주잖아요.”

(네이버 – 지식검색)

 

“운동 후 꼭 게토레이를 마시네요?” “흡수력이 빨라 갈증해소에 최고예요.”

(게토레이 – 갈증해소)

 

Mr. Pizza, 네이버, 게토레이 등은 소비자에게 경쟁 브랜드 말고 그 브랜드를 사야 하는 차별적인 이유를 쉽고 명확하게 정리한 브랜드 슬로건 (Brand Slogan)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아주 잘하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 슬로건은 소비자에게 주는 차별적인 혜택을 아주 간결하게 정리한 것이다. 그런데 많은 큰 기업들은 보면 차별점도 없고 의미도 없는 브랜드 슬로건을 쓰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몇 가지 사례를 보자.

 

필립스 - Let’s make things better.

(소비자들은 소니가 더 잘 만든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GE - We bring good things to life.

(어떤 회사든지 삶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만들지 않은가?)
 

한국통신 – The Value Networking Company.

(Value Networking이란 말이 무슨 뜻일까?)

 

필립스, GE, 한국통신 등과 같은 큰 기업은 훌륭한 인재도 많고 외부 브랜드 컨설팅 회사나 광고 대행사들과 함께 일도 한다. 그런데 왜 이렇게 어렵고, 차별점도 없는 브랜드 슬로건을 외쳐대는 것일까? 너무 유식하게 마케팅을 해서 그런가?

 

소비자들은 복잡한 것을 싫어한다. 어려운 것도 싫어한다. 기존에 구매하던 것들과 다르지 않으면 쳐다보지도 않는다. 이 것을 명심하자.

 

<이 종진, 브랜드퍼블릭 대표, brandcareer.com>
컨설팅 외에 Brand Management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전국 대학이나 기업 등에서 브랜드전략 강의에 열정을 쏟고 있다. 또한 브랜드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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